"스펙 없어도 대기업 가"…황교안 강연 주인공, 알고보니 아들

[이슈]by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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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0일 오후 숙명여대를 방문, 학생들에게 특강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실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스펙 관리를 못했지만 대기업 취업에 성공한 자기 아들 일화를 소개했다.


황 대표는 지난 20일 숙명여대를 찾아 정치외교학 전공을 지망하는 1학년 학생 30여명을 대상으로 특강을 했다. 황 대표는 강연에서 "내 아들은 스펙이 하나도 없었다. 학점도 엉터리, 3점도 안 됐고 토익 점수도 800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졸업 후 15개 회사에 서류를 내서 10개 회사 서류 심사에서 떨어졌으나, 서류 심사를 통과한 다섯 군데의 회사는 최종 합격을 했다. 아주 큰 기업이었다"라고 했다.


황 대표는 "(아들이)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외국도 안 갔다 왔는데 영자신문반 편집장을 했다. 또 인터넷으로 장애 학생들과 비장애인 학생들을 연결해주는 일을 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고, 보건복지부 장관상도 받았다"고 했다. 또 "그 청년은 축구를 좋아해서 조기축구회도 운영했다"면서 "지금 예를 든 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이러한 경험들로) 최종 합격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글자로 남는 스펙도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결정력이 없다. 나만의 특징을 만들어가는 게 취업할 때 많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황 대표는 "청년들은 한국당이라고 하면 뭔가 '꼰대 정당'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꼰대처럼 생겼느냐"고 학생들에게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그는 "우리(한국당)를 '꼰대'라고 하는 분들에게 찾아가 진면목을 보여드리는 것이 필요하다"며 "생각이 달라도, 그 분들의 말과 생각을 찾아 내가 반추할 것은 없는지 (살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한국당은 홍보를 잘 못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은 홍보를 잘한다"며 "당에 들어오기 전에 참 안타깝더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 도서관에서 밤까지 민주당의 홍보 자료를 뒤져보니 (배울 만한 점이) 서른 몇가지가 나오더라"며 "반대 입장에 있는 분들이라 해도 장점이 있고 그 장점을 내 것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황 대표 아들은 연세대 법대를 졸업하고 현재 KT에 다니고 있다. 여당 일부와 KT새노조에선 얼마 전 KT 채용 비리 의혹이 불거졌을 때 황 대표 아들 연루 여부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황 대표는 "아들의 KT 입사시점은 2012년 1월로, 2011년 8월 공직에서 물러난 내가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당당히 실력으로 입사했다"고 했다.


[김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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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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