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엔 낯선 곳으로 베트남의 새 휴양지 퀴논 Quy Nho’n

[여행]by 시티라이프

연한 황금색의 모래와 하늘이 편편히 조화를 이루는 평화로운 장소를 발견했다. 퀴논(Quy Nho’n), 현지인들의 발음은 ‘꾸이년’에 가깝다. 42km에 달하는 길고 부드러운 해안선, 풍부한 해산물, 아름다운 산, 소금 습지, 평야, 석호, 호수, 강, 반도 및 섬 등 다양한 지형을 보유한 이 도시는 많은 이들이 차세대 ‘나트랑’으로 꼽으며 주목하고 있는 새로운 휴양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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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파왕국의 옛 수도 퀴논으로 가는 직항이 생길 예정. 새로운 베트남의 휴양지로 떠오르고 있다.

다음 주인공은 나! 퀴논과 친해지기

베트남은 한국인들의 최애 여행지 중 하나다. 주변에 베트남 한 번도 안 가본 사람 찾기 힘들 정도로 다낭, 호이안, 나트랑, 호치민시티, 하노이, 그리고 최근 직항으로 새롭게 알려진 푸꾸옥 등 익숙해진 도시 이름만 해도 한 꾸러미다. 이 중 아직 가보지 못한 곳들도 꽤 있는데 새로운 목적지가 하나 더 늘었다. 바로 모든 이가 제2의 나트랑이 될 거라 점치고 있는 ‘퀴논’이다. ‘퀴논’은 베트남 중남부에 위치한 빈딘성의 성도다. 인구는 30여 만 명, 면적은 285km². 서울의 반에 조금 못 미칠 정도의 작은 도시다. 우리에겐 인지도가 다소 떨어지지만 알고 보니 그건 우리만의 사정이었다. 해안의 절경, 깨끗한 바다환경으로 현지인들은 물론 유럽인들에게는 이미 인기 여행지였다 하니 아뿔싸! 이번에도 우리가 한발 늦은 것인가? 그러나 크게 걱정하지 말라. 아직도 ‘퀴논’은 조용하고 한적하다. 나트랑처럼 복잡하고 하노이처럼 유명해지려면 아직 시간이 걸리겠지만 조용하게 점진적으로 그러나 아주 계획적으로 퀴논의 개방은 착착 진행 중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모든 것이 사뭇 ‘계획적’이라는 부분이다. 개발 단계부터 큰 그림을 그리고 아주 치밀하게, 기본 인프라를 먼저 구축하면서 들어오고 있어 그동안 보았던 동남아시아의 복잡한 도시들과는 자태가 다르게 발전하는 중이다. 푸캇 국제공항에서 숙소까지 이동하는 동안, 시원하게 쭉 뻗은 넓은 도로와 차창 밖으로 보이는 광활하고 넓은 바다와 하늘에 입이 딱 벌어진다. 깨끗하고 정리가 잘 된 신도시 같은 느낌과 함께 청정한 자연이 느껴지는 곳, ‘퀴논’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하는 순간이었다. 이곳의 첫인상은 뼈대 있는 부잣집에 태어난 양가집 규수 같은 느낌! 매너 있고 품위 있게 잘 자라고 있는 도시! 여유롭고 평화로운 자연과 함께 곧 인기 휴양지로 성장할 될성부른 도시의 뜨거운 맥박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퀴논과 친해지는 다섯 가지 방법 1

멸망한 왕국, 참파와 맹호부대의 자취가 남은 빈딘 박물관 방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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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파유적지(©퀴논시티투어)

‘퀴논’은 참파왕국의 마지막 수도였다. 참파왕국은 서기 192년부터 1832년까지 무려 1600여 년 동안 지금의 베트남 중남부 지역에 존재했던 참족의 나라다. 참족은 인도네시아 쪽에서 이동한 말레이 계통의 민족으로 오랫동안 베트남, 크메르, 중국 등의 숙적이었다. 다낭에서 천도해 11세기엔 지금의 퀴논, 당시 비자야라 불린 이 지역에 수도를 두었는데 당시 베트남과 크메르에 번갈아 가며 지배를 당하다가 결국 1471년 완전히 멸망하게 된다. 당시 기록을 보면 베트남 군대는 참족의 수도인 비자야(Vijaya)를 함락시키며 6만여 명을 죽였고, 참파왕국의 대부분을 불살랐으며, 3만 명의 참족을 노예로 삼았다고 한다. 이후 참족 후예들은 캄보디아, 말레이지아, 태국 등으로 이주했고, 베트남 곳곳으로 흩어져 소수민족으로 남아있다. 퀴논의 참파 유적지는 다낭, 후에의 것처럼 규모가 크진 않지만 분위기가 한적해 하루 정도 다녀볼 만하다. 많은 유적들이 손실되고 유물이 약탈 당한 가운데 남아있는 대표적인 것이 바닛 참파타워(Banh It Champa Tower)라 불리는 사원, 탑들이다. 22m 높이의 메인 타워를 중심으로 3개의 서브 타워가 흩어져 있는데 12세기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탑들은 도시의 수호를 기원하며 쌓은 것이다. 특히 메인 타워에선 퀴논 시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촘촘히 쌓은 붉은 벽돌과 상단부에 새겨진 문양, 시바신 동상 등은 힌두 건축 특유의 이국적인 정취를 풍긴다. 이는 베트남에 남아있는 참파 유적 중 가장 보존상태가 좋으며,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1001개의 건축물 안에도 포함되어 있을 정도로 의미가 있다. 참파왕국의 유물, 전통 공예품, 전쟁에 대한 기록물과 군사 용품을 상설 전시하고 있는 빈딘 박물관도 시티투어에서 빠질 수 없다. 이곳에선 베트남 전쟁 시 이곳에 주둔했던 한국군인 맹호부대의 자취도 찾을 수 있다. 박물관 내의 표지판엔 이렇게 적혀있다. “본 문화센터는 평화와 자유를 희구하는 월남국민들에게 문화활동의 전당을 제공하기 위하여 맹호부대 전 장병의 정성과 한진상사 주식회사 사장 조중훈 씨의 도움으로 건립한 것이다.” 원래 지역문화센터로 쓰였던 건물을 전쟁 때 피해 입은 퀴논 시 시민에게 사과의 의미로 맹호부대와 한진그룹이 건립해 기증한 것이다. 한국과의 교차점은 이태원의 ‘퀴논 거리’에서도 찾을 수 있다. 퀴논 시와 우호교류 20주년을 맞아 조성한 한국 내의 베트남 테마거리다. 이곳을 지나면서 항상 퀴논이 어디 즈음일까? 궁금했었는데 비로소 의문이 풀린 것이다. 박물관은 상당히 작은 규모라, 방문하기 전 휴무일이나 공사 일정 등을 알아보고 가는 것이 좋다.


퀴논과 친해지는 다섯 가지 방법 2

자연 그대로의 파라다이스, 키코 비치 산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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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코 비치는 ‘베트남의 몰디브’라 불린다.

키코 비치가 있는 년리섬(Nho’n Ly)은 육지로부터 25km가량 떨어져 있어 방문이 쉽진 않다. 키코비치는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지 않는 깨끗한 해변과 에메랄드 빛 물빛을 가지고 있어 혹자는 ‘베트남의 몰디브’라고도 부른다. 퀴논 시내에서 자동차로 40분, 보트로 15분. 이렇게 시간을 들여 키코 비치에 가야 할 이유는 너무도 많다. 발 아래 부서지는 하얀 모래, 눈이 시원해지는 푸른 바다, 이국적인 열대의 꽃들이 만발한 해변가의 소박한 레스토랑…. 이 모든 것을 안고, 초승달처럼 휘어진 아늑한 해변에 도착하자마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이곳에서 10분 정도 보트를 타고 6km 정도 더 가면 산호초가 만발한 천혜의 다이빙 포인트, 두 개의 높은 바위산이 인상적인 에오지오를 만날 수 있다. 에오지오(Eo Gio)와 키코비치(Ky Co)는 퀴논의 숨겨진 보석이라 불린다. 숙박지나 호텔에서 운영하는 투어 프로그램으로 방문하면 좀 더 편하다. 키코 해변의 깨끗한 하늘과 바다 내음을 기억하고 싶어 기꺼이 맨발로 뜨거운 모래 위를 걸었다.

퀴논과 친해지는 다섯 가지 방법 3

베트남 커피와 본격적인 로컬 미식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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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쎄오는 지역에 따라 모양도 맛도 다르다, 시원한 베트남 커피

퀴논에도 감성 터지는 SNS용 카페는 있다. 연유 달달한 베트남 커피뿐만 아니라 솜씨 좋은 바리스타들이 뽑아내는 스페셜티 커피도 노프라블럼! 가장 먼저 ‘덴 커피(Den Coffee)’는 운영 취지도 커피맛도 좋은 곳이다. 장애인들이 만든 상품을 판매하고 있어 볼거리도 충분하고 라이브 음악도 들을 수 있다. 뉴트로 감성이 묻어나는 1990카페에서는 사진을 찍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딱 좋다. 옛날 물건들로 둘러싸인 공간은 어르신들도 흥미로워한다. 친구끼리 간 여행이라면 라탄가구, 대리석 테이블, 싱그러운 대형 화분 등 다소 ‘퀴논스럽지’ 않은 모던하고 화려한 느낌의 마리나 카페도 좋을 것 같다. 가로수길이나 성수동에 있음직한 ‘힙’한 분위기의 디스트릭트원(District1)의 모토는 ‘커피의 모든 것(All about Coffee)’이다. 차가운 느낌의 대리석 테이블과 깔끔한 외관은 휴양지 분위기와는 전혀 거리가 멀지만 오가는 사람들의 여유로움에선 휴식이 묻어난다. 한편, 퀴논에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이 있다면 쌀국수보다는 반쎄오를 꼽는다. 시장 안이나 거리의 작은 식당, 규모 있는 베트남 레스토랑 등 어디에서나 이 얇고 맛 좋은 쌀가루 크레이프를 추천음식으로 낸다. 동그란 모양의 쌀 크레이프는 냄비에서 지글지글 튀겨 나오는데, 크레이프의 모양도 같이 먹는 재료도 지역마다 다르다. 퀴논에서 경험한 반쎄오는 새우, 오징어, 불고기 중 골라야 했다. 갖은 재료들을 쌈 싸 먹듯 올려서 즐기면 된다. 이 맛있는 팬케이크가 언제 어떻게 생겨났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많은 사람이 중부 지방에서 시작되었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반쎄오의 시작은 어쩌면 퀴논이 아니었을까?

퀴논과 친해지는 다섯 가지 방법 4

골프하면 퀴논! 베트남에서 가장 멋진 코스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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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C 럭셔리 호텔 퀴논의 메인 수영장, 프라이빗 비치와 거대한 수영장으로 가족여행객들에게 인기인 FLC 빌라

퀴논의 FLC 리조트에 머무는 동안 “골프 치셨어요?” 하는 인사를 많이 들었다. 그만큼 퀴논의 FLC 골프 코스는 퀴논행의 단 한가지 이유가 되기도 한다. 잭 니클라우스가 디자인한 36홀의 골프 코스는 사구에 만들어진 전형적인 링크스 코스다. 오션 18홀, 마운틴 18홀! 전문가들이 동남 아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코스라 추켜 세우니, 골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 당연한 듯, 마운틴 코스 13~14홀에 올라 탁 트인 바다와 산등성이를 품은 드넓은 코스를 내려다 보니 진작 골프를 배우지 않았음을 탄식할 수 밖에 없었다. 퀴논 FLC 제너럴 매니저, 톰 피터 반 투이즐은 “퀴논 FLC의 오션 코스와 마운틴 코스는 특별한 테마와 쉽지 않은 난이도로 소문나 골퍼들이 많이 찾는다. 유수의 대회들도 많이 유치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방문한 한국인 골퍼들의 반응도 매우 좋다. 곧 직항이 생긴다고 하니 더 많은 한국인들이 방문하길 바란다”라며 코스에 대단한 자신감을 보였다. 아울러 FLC 그룹의 지속적인 도시 개발 계획도 펼쳐 보였다. 앞으로 몇 년 후가 더욱 기대되는 곳이다.

퀴논과 친해지는 다섯 가지 방법 5

초창기 프리미엄을 누려라, 한적하고 아름다운 특급 리조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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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타라 퀴논 빌라

골퍼라면 퀴논 FLC 골프 코스와 함께 위치한 ‘FLC 럭셔리 호텔 퀴논’이 가장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숙소일 것이다. 최근 퀴논-인천 직항 계획을 선포한 뱀부항공을 자회사로 소유한 그룹사, FLC가 운영하는 특급 리조트인데 직접 방문해 보니 그 크기가 어마어마했다. 2014년 오픈한 리조트는 356개의 전 객실이 바다를 조망한다. 위에서 보면 커다란 유람선이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형상으로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올림픽 수영 경기장의 크기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길고 거대한 수영장이었다. 1000명 수용 가능한 컨퍼런스룸, 키즈클럽, 스파, 레스토랑, 게다가 36홀 골프장까지 있으니 골퍼들과 그 가족들에겐 이보다 완벽한 숙소가 없다. 단지 내에는 이와는 별도로 90개의 풀빌라도 존재한다. 모든 객실이 하나하나 독립적이며 가로 15m, 세로 5m 크기의 대형 수영장이 갖추어져 있다. 빌라는 방 2개부터 5개까지 다양한 타입이 있다. 부겐빌리아가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아름다운 길을 따라 버기를 타고 버틀러의 안내를 받아 도착한 빌라는 그야말로 4박5일간의 완벽한 홈 어웨이 홈이었다! ‘웰빙’과 ‘힐링’이라는 키워드에 딱 들어맞는 휴식처인 아바니 퀴논 리조트 앤 스파는 63개 객실 전체가 바다를 마주한다. 바이다이 비치를 프라이빗하게 이용할 수 있고, 베트남 문화와 참파 왕국의 문화를 재현한 인테리어가 감각적이다. 2018년 12월에는 럭셔리 풀빌라 리조트인 아난타라 퀴논 빌라도 추가 오픈했다. 퀴논은 오랫동안 숨겨진 파라다이스였다. 오래 전에 퀴논을 방문했던 이들은 이런 변화를 탐탁지 않아 할 수도 있지만 이런 천혜의 자연이 있는 곳은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발견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다만 어떻게 변모할 것인가, 친환경적으로, 편리하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살려서. 탄탄한 개발 계획과 자본, 그리고 거시적인 안목을 가진 설계자들이 퀴논의 미래를 희망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 같아 안심이 되었다. 퀴논의 가치를 알아본 인터내셔널 리조트들과 개발사들의 상륙이 속속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막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또 하나의 휴양지, 현재 가장 눈에 띄는 세 곳의 호텔에서 쉬거나 골프 여행을 즐기려면 초창기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올해, 내년이 좋은 시기인 것 같다.


퀴논 가는 법-인천에서 하노이 또는 호치민 국제공항으로 가 국내선으로 갈아탄 후 퀴논 푸캇공항(San bay Phu Cat)에 도착한다. 한국에서 하노이 또는 호치민까지의 비행시간은 약 4시간30분이며, 하노이 또는 호치민에서 퀴논까지는 90분, 곧 뱀부항공의 직항계획도 있다.


날씨-연중 최고 기온이 거의 30도를 웃도는 전형적인 휴양지 날씨로 여름엔 35도 이상 올라간다. 골프는 오히려 날씨가 선선해지는 11월부터가 적기다. 11월부터 2월 말까지 평균 27도 이하의 쾌적한 날이 계속되며 이 중 가장 추운 달은 1월이다.


여행 팁-2019년 방문하는 한국인 골퍼를 위한 퀴논 특별 골프 상품 중 추석을 끼고 출발하는 9월11일의 경우 4박6일 항공, 식사, 숙박 모든 것이 포함된 올인클루시브에 72홀 골프 라운딩, 캐디피, 그린피까지 포함하여 169만 원이다(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문의 에이투어스)

[글과 사진 조은영(무브매거진 편집장/여행작가) 협조 에이투어스]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87호 (19.07.16) 기사입니다]

2019.07.2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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