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부터 택시운전자까지, 한국 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영화 10

[컬처]by 데일리

격변의 시기 속으로

1987부터 택시운전자까지, 한국 현

그 어떤 역사가 중요하지 않겠냐만, 오늘날 우리 사회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현대사는 반드시 알아야 할 역사 중 하나이다. 현대사의 시작은 역사적 사실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1945년 8·15 광복을 기점으로 보고 있다. 해방과 통일, 민족의 분단, 독재 정권과 산업 근대화, 민주 항쟁부터 대통령직선제까지. 한국 현대사는 그 어떤 시기보다 다사다난한 때로, 수많은 예술작품들의 배경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가장 대표적인 예로, 한국 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어떤 것이 있을까?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1987

1987부터 택시운전자까지, 한국 현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습니다” 1980년대의 독재정권을 대표하는 문장으로, 한국 민주화 운동의 불씨를 점화시킨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의 치안감이 실제로 내뱉었던 말이다. 영화 <1987>은 경찰 조사를 받던 스물두 살의 대학생 박종철 군의 사망을 둘러싼 정부, 검사, 기자, 학생들 간의 뜨거운 사투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박종철 군을 시작으로 이한열 열사까지, 1987년을 뜨겁게 달군 시민들의 목소리는 영화를 가득 채우고도 남는다.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 여진구, 강동원 등의 유명 배우들이 역할의 크기에 없이 열연하며 “모두가 주인공인 영화”라는 평을 듣고 있다.

택시운전사

1987부터 택시운전자까지, 한국 현

그 이름만 들어도 코끝이 찡해지는 1980년의 광주. 그 씁쓸한 역사를 한 편의 영화에 담아낸 것이 바로 <택시운전사>이다. 독일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거금 10만원을 준다는 말에 영문도 모른 채 광주로 떠난 택시운전사(송강호)의 이야기를 그렸다. 그 시대의 광주를 겪어보지 못한 이들에게, 생생한 비극의 역사를 전한다. 철저한 방관자의 입장에서 시작해 마음으로 행동하는 시민의 한 사람이 되기까지. 슬픔과 분노, 감동의 사이를 오가는 영화 <택시운전사>이다.

변호인

1987부터 택시운전자까지, 한국 현

승승장구하며 제일 잘 나가고 돈 잘 버는 변호사로 이름을 날리던 송우석(송강호). 전국구 변호사로의 데뷔를 코앞에 두던 어느 날, 정을 쌓던 국밥집 아들 진우(임시완)가 뜻하지 않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며 그의 삶 역시 변화하게 된다. 영화는 故 노무현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변론을 맡아, 본격적인 인권 변호사의 길로 들어서게 된 ‘부림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2013년 개봉 당시, 외압 의혹에도 불구하고 누적관객수 1,100만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실미도

1987부터 택시운전자까지, 한국 현

1968년, 대한민국 서부 외딴섬 ‘실미도’에 강제 차출된 31명의 훈련병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영화는 김신조 사건을 계기로 1968년도 4월에 창설된 ‘실미도 684부대’를 바탕으로 한다. 실제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을 만큼 혹독한 훈련이 이어졌다고 알려져 있으며, 갑작스러운 작전 취소 명령 이후 혼란의 시기를 겪던 훈련병들은 모두 좋지 못한 최후를 맞이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금까지도 당시 684부대 사건에 대한 진상은 밝혀지지 않고 있으며, 수많은 자료들과 증언을 바탕으로 영화로 제작돼 주목을 받았다.

효자동 이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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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효자동 이발사가 우연히 대통령의 이발사가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영화이다. 사사오입 개헌부터 4·19, 5·16, 10·26 사태 등, 1960~1970년대에 일어난 한국 현대사의 격변기를 배경으로 한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주인공 성한모(송강호)의 이야기는 실제 있었던 일은 아니지만, 그 시대를 살아갔던 소시민들이 불합리한 상황들을 어떻게 극복해나갔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눈만 감았다 뜨면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국가 권력 보다 앞서야 할 개인의 인권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이다.

그 때 그 사람들

1987부터 택시운전자까지, 한국 현

2005년 개봉 당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블랙코미디 영화, <그 때 그 사람들>이다. 박정희 대통령 피살 사건이었던 10·26 사건을 소재로 만들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영화 시작과 동시에 “세부사항과 심리묘사는 모두 픽션입니다”라고 밝혔으나, 실제상황을 담은 몇몇 자료화면들을 사용해, 박정희 아들 박지만이 명예훼손을 이유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후 실제 다큐멘터리 장면들이 무지 화면으로 처리 돼 개봉했으며, 실명의 배역명이 모두 수정되기도 했다. 창작 및 표현의 자유와 명예훼손에 대한 수많은 논쟁을 낳은 영화로, 개봉 10년 뒤인 2015년 9월 무삭제판 블루레이가 발매되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다.

화려한 휴가

1987부터 택시운전자까지, 한국 현

1980년에 일어났던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제작된 영화이다. 광주에 사는 택시기사 민우(김상경)와 그의 동생 진우(이준기), 진우와 같은 성당에 다니는 간호사 신애(이요원)까지. 소소한 일상을 즐기며 평화로운 날들을 보내고 있던 그들에게 닥친 칼과 총소리. 억울하게 가족과 친구, 애인을 잃은 시민들이 시민군을 결성해, 진압군에게 대항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현대사의 비극임에도 불구하고, 2007년 개봉 당시 수많은 이슈들을 몰고 다니기도 했다.

남영동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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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근태 의원이 1985년 민청련 사건으로 구속된 후,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당했던 22일간의 기록을 담은 영화이다. 일종의 사회고발 영화로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제작 자체에 의의를 둔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 러닝타임의 대부분이 고문 장면일 뿐만 아니라, 그 장면의 수위조차 상당히 적나라해 보는 내내 가슴을 쓸어내릴 수밖에 없다. 영화의 모티브가 되었던 故 김근태 의원이 평생을 고문 후유증으로 고생한 후 운명을 달리했던 만큼, “가슴 아프지만 봐야 할 영화”로 평가 받고 있다.

보통사람

1987부터 택시운전자까지, 한국 현

평범하고 싶었지만 평범하지 않은 시대를 살아갔던 소시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영화는 전국을 뜨겁게 달궜던 민주화 운동과 그 열기를 짓누르려는 독재정권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1980년대 말을 배경으로 한다. 가족을 최우선으로 하는 강력계 형사이자 한 가정의 가장인 성진(손현주)이, 우연치 않게 안기부 실장 규남(장혁)이 주도하는 공작에 가담하게 되며 벌어진 이야기를 담았다. 한국에서는 흥행에 실패했지만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손현주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고 최우수 아시아영화상을 수상하는 등, 매우 높은 평가를 얻는 영화이기도 하다.

국제시장

1987부터 택시운전자까지, 한국 현

1950년대 6·25 전쟁부터 현재까지, 격변의 현대사를 몸소 체험한 우리네 아버지의 인생 이야기를 담은 휴먼 드라마 영화이다. 흥남철수 때 가장에 되어 돈 벌이에 힘쓰다 서독에 광부로 파견되고, 이후 베트남 전쟁 참전, 이산가복 상봉에 이르기까지. 주인공 윤덕수(황정민)의 삶엔 한국 현대사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나는 그래 생각한다. 힘든 세월에 태어나가, 이 힘든 세상 풍파를 우리 자식이 아니라 우리가 겪은 게 참 다행이라꼬” 진심 어린 덕수의 대사는, 지금의 대한민국을 일궈온 아버지 세대의 눈물겨운 아픔을 전해준다.

 

글 : 권예랑 press@daily.co.kr

2018.02.22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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