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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초등생 성폭행 9년째 수감생활

독방에서 성경 베껴쓰는 조두순, 출소반대 청원 보도에도 무덤덤

by동아일보

독방에서 성경 베껴쓰는 조두순, 출소

조두순이 수감돼 있는 경북북부제1교도소(위 사진·옛 청송교도소). 조두순은 독방에서 주로 성경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3월 당시 이귀남 법무부 장관이 교도소를 찾았을 때 폐쇄회로(CC)TV에 찍힌 조두순의 모습이다. 동아일보DB

3년 뒤 출소할 예정인 조두순(65)을 출소시키지 말라는 청와대 청원 동참 인원이 13일 48만 명을 넘어섰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청와대 청원 가운데 최다다. 조두순은 2008년 8세 초등생 여아를 무자비하게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2년 형을 선고받았다.

 

경북북부제1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조두순은 평소 독방에서 주로 기독교 성경을 읽으며 내용을 필사하고 있는 것으로 이날 알려졌다.

 

조두순과 함께 복역하다 출소한 전 수용자에 따르면 그는 3.3m⊃2;(약 1평) 조금 넘는 독방에서 틈날 때마다 성경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조두순은 올 초 교도관에게 부탁해 성경을 구입했다고 한다. 교정시설은 수용자가 요청하면 종교단체를 통해 성경 등을 구입해 전달한다.

 

누리꾼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출소 반대 청원을 올렸다는 소식을 조두순은 동료 수용자에게 전해 들었다고 한다. 수용자 중에는 영치금으로 구독료를 내고 신문을 보는 사람도 있어 조두순은 자신에 대해 언론이 어떤 내용을 보도했는지 직·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또 그는 법무부 교화방송 ‘보라미방송’ 채널에서 오후 8시에 틀어 주는 뉴스 프로그램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두순은 출소 반대 청원 움직임에 별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그는 올 초 동료 수용자에게 “언론에 크게 주목을 받은 사건이어서 다른 수용자들이 나를 따가운 시선으로 쳐다본다”고 고충을 털어 놓은 적은 있다고 한다.

 

성격이 사교적이지 않은 조두순은 평소 동료 수용자들과 대화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 면회를 오는 사람도 거의 없다고 한다. 가끔 찾아 오던 그의 부인도 4, 5년 전부터는 발길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매일 운동시간마다 교도관과 함께 감방 밖에서 30분간 걷기운동을 하는 등 건강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상태다.

 

‘조두순 출소반대’ 청원은 9월 6일 청와대 사이트에 처음 올랐다. 청원에 동참하는 사람은 서서히 늘다가 이달 초 폭증했다. 라디오 방송을 통해 피해자 아버지가 “조두순은 우리를 금방 찾아낼 것”이라며 불안해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성범죄자 형량이 가해자에게 너무 관대하다는 청원게시물은 3000개가 넘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일사부재리(판결이 확정된 사건에 대해 똑같은 내용의 공소 제기는 불가) 원칙 때문에 조두순의 형량을 늘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아동청소년 성범죄를 다뤄온 천정아 변호사는 “조두순의 형량이 다른 범죄와 비교할 때 결코 낮다고는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금순 여성가족부 아동청소년성보호과장은 “아동성범죄자들의 신상 공개와 조만간 도입할 취업 제한은 다른 중범죄에도 적용하지 않는 강한 처벌”이라고 말했다.

 

여가부에는 신상 공개 대상 성범죄자들의 민원도 끊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동 대상 성범죄자는 2012년 868명에서 2016년 1211명으로 늘었는데 구속 비율은 30.4%에서 16.2%로 떨어졌다. 2020년 조두순이 출소하면 그의 나이는 68세가 된다.

 

전주영 aimhigh@donga.com·이미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