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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세월호 생존자 “‘넌 살았잖아’ 가장 큰 상처, 사람들 버리고 왔다는 생각에…”

by동아일보

세월호 생존자 “‘넌 살았잖아’ 가장

2017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3주년을 맞아 전남 목포신항에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추모객들은 철제 펜스 밖에서 옆으로 누운 세월호를 바라보거나 희생자 사진 등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목포=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16일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은 가운데, 세월호 생존자 김성묵 씨가 “아무 것도 못한 국민들과 저나 다 방조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더 크게 든다”고 밝혔다.

 

김 씨는 이날 c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와 인터뷰에서 “탈출을 도운 건 맞지만 그 탈출을 돕기 전에, 또 도운 후라도 아직 못 나온 아이들이 있다는 말을 듣고도 더 구조하러 들어가지 못했고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아이가 (구명조끼가)모자라서 친구를 줬다는데도 내 구명조끼를 벗어주지 못했다. 그런 분들을 두고 나왔으니까”라며 이같이 말했다.

 

참사 당시 업무상 제주에 시설물을 설치하러 가기 위해 세월호에 탑승했다는 김 씨는 “(세월호 생존자라 불리는 게)힘들다. 생존자라는 말을 풀어놓으면 ‘죽지 않고 살아온 자’가 된다. (생존자라는)얘기를 들을 때마다 ‘너는 버리고 왔잖아. 너는 그래도 살아왔잖아’ 이런 생각이, 이런 말들이 너무 미안하게 느껴진다”고 고백했다.

 

‘그래도 넌 살았잖아’라는 말이 가장 큰 상처가 된다는 김 씨는 “많은 사람들, 희생되신 분들을 버리고 왔다는 생각이 들어서…”라며 자책했다.

 

그는 “(제가)탈출을 도운 건 맞는데, 누구를 구조했다고는 말하고 싶지 않다”며 “구조를 받을 만큼 아이들이 움직이지 못했던 것도 아니고 방송으로 가만히 있으라 하니까 누군가한테 피해가 될까봐 가만히 있었던 것이다. 탈출을 할 수 있었는데 그 방송이 사람을 가두게 했고 그렇게 죽게 만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씨는 “‘정부도 바뀌었고 뭔가를 잘 해나가고 있는데 이제 그만해야 되는 것 아니냐. 알아서 잘 해주시기 않겠냐’ 그런 말씀들을 많이 하신다. 그런데 솔직히 어떤 것도 나아진 게 없다”며 “정부가 바뀌고 특별법을 다시 개정했는데도 불구하고 반쪽 특별법이 됐고, 특별조사위원으로 활동하는 사람들 중에는 여전히 방해세력들이 있다. 황전원(특조위원)같은 사람들. 뿐만 아니라 해수부나 해경도 조사위원으로 들어올 거라고 알고 있는데 그런 부분들이 1차 특조위나 별 다른 게 없어서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렇다고 대통령께서 다른 결과를 도출할 수 있게끔 발언이라든가 이런 것을 해주시는 것도 아니고 발언이 된다고 해서 징계 받지 않은 그들이, 빠져나간 그들이 도와주겠다고 할 리도 없다”며 “막연하고 어려운 게 많은 데 국민들은 잘 될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아 아쉽다”며 정부의 더욱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과 관련. ‘정윤회 밀회설’을 보도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 신문 서울지국장을 지난 2016년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 찾아가기도 했던 김 씨는 “당시 가토의 말로는 법적인 문제가 있어서 지금은 말하기 불편하다는 말로 얼버무렸다. (그의 무죄 선고 후)다시 한 번 연락을 했었는데 아직 답변은 못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토 전 지국장이)일본으로 넘어갔을 때도 총리를 바로 만났었고, 그런 부분도 대화가 있지 않았을까(생각한다)”며 “그런 대화가 중요한 게 아니라면 얘기해도 되는데 그런 부분도 얘기를 전혀 안하고 밝히지 못한다는 것도 다른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라는 의심은 한다. 그런데 말하지 않으니까 알 수가 없다” 고 덧붙였다. 또한 최근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보고 시각 등을 조작했다는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온데 대해서는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그럴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여러 정황이나 증거들도 그러지 않을까라는 합리적 의심이 들게 했다”며 “그 일 말고도 다른 내용들도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의혹들이 좀 밝혀져서 확인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