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현 약력보니 ‘범죄예방위원’…“폭력에 정당성 없다” 비판도

[이슈]by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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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15일 체포된 유승현 전 김포시의회 의장(55)은 법무부 범죄예방위원 김포지구 부대표 등을 지낸 인물이다. 하지만 그의 실생활은 '겉포장'과 많이 달랐던 것 같다.


유 전 의장은 2002년 제3대 김포시의회 의원을 시작으로 정치 활동을 했으며, 2008년 법무부 범죄예방위원 김포지구 부대표, 2010~2014 제5대 김포시의회 의원(민주당), 2012년 김포시의회 후반기 의장, 민주평화통일 자문위원, 김포시 종합사회복지관 운영위원장, 김포시 1388청소년 지원단장 등을 지냈다.


특히 '사회복지사'와 '청소년보호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그는 과거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폭력 행위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유 전 의장은 2015년 1월 자신의 블로그에 당시 일어난 인천 송도 어린이집 보육교사 폭행 등 어린이집 학대 사건을 언급하면서 "어처구니가 없다. 아직 어리디어린 아이를 나가떨어지도록 폭행한 보육교사의 행동을 보며 마음 한켠에 애리다는 표현을 실감케 하는 느낌이 한없이 밀려든다"고 비판했다.


그는 "폭력에는 정당성은 없다. 어떠한 이유라도 우리는 개개인이 존귀한 인격체로 평등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정치와 비교해 “비록 형태가 다른 보이지 않는 권력의 폭력도 함께...힘센 자가 자기 몸도 가누지 못하는 어린이를 아니 살아가기도 벅찬 서민을 마치...”라고 비판했다.


블로그에 가족이나 아내의 이야기는 별로 없다. 다만 지난달 7일 올린 게시물에 아내의 말을 옮긴 듯한 내용이 나온다.


그는 일요일 아침에 혼자 밥을 차려 먹는 처지를 블로그에 알리며 "봄날 일요일 아침의 서정. '나 결혼식장 다녀올 테니 반찬 식탁에 꺼내놨으니 어쩌고 저쩌고 쑹~~식탁을 보니..."라고 글을 썼다.


그리고는 식탁에 반찬 몇개가 뚜껑이 덮인채 놓여 있는 사진을 찍어올렸다. 그는 식탁에 올려놓은 반찬으로 비빔밥을 만들어 먹은 과정을 여러 장의 사진으로 생중계처럼 공개했다.


아내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여겨진다. 평소 결혼생활이 썩 순탄치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


유 전 의장은 아내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폭행치사)로 15일 경찰에 체포됐다. 경기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유 전 의장은 이날 오후 4시 57분께 김포시 양촌읍 자신의 집에서 아내 A 씨(53)를 술병 등으로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 전 의장은 “아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고, 신고를 받은 소방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A 씨는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체포 당시 유 전 의장은 술에 취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얼굴 등 온몸에 멍이 든 상태였으며, 얼굴과 발등에서 자상이 발견됐다.


유 전 의장은 경찰조사에서 자신이 아내를 때려 죽였다고 시인했다. 유 전 의장은 "말다툼을 하던 중 우발적으로 아내를 때렸다"면서 "평소 성격 차이를 비롯해 쌓여 있던 것들이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 전 의장을 상대로 자세한 경위를 조사중이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2019.05.1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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