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교민, 격리 수용 안돼”…진천·아산 주민들 도로 막고 강력 반발

[이슈]by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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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 지역 주민들이 농기계로 경찰인재개발원 앞을 막아섰다. 정부가 30일·31일 전세기로 송환되는 중국 우한 교민을 경찰인재개발원에 격리 수용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아산 주민들은 29일 경찰인재개발원 진입로에 트랙터 등 농기계를 세우고 집회를 시작했다. 격리 시설 후보지로 경찰인재개발원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 정부는 확정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주민들은 집회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마찰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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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뉴스1) 9일 오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정문 앞에서 아산 주민이 농기계로 집회장소로 이동하려 하자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정부는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시설에 우한 교민을 격리수용 하는 것으로 알렸다. 2020.1.2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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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뉴스1) 29일 오후 중국 우한시에 있는 교민들의 격리 시설로 알려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입구에서 주민들이 트랙터로 길을 막고 차량 진입을 통제하고 있다. 2020.1.29/뉴스1

자유한국당 이명수 의원(충남 아산시갑)은 성명서를 통해 “격리시설 관련 입지 선정과 관련해 정부의 고충을 이해한다”면서도 “정부의 일방적인 아산 소재 경찰인재개발원의 보호시설 선정을 결단코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경찰인재개발원 인근에는 아파트단지를 비롯해서 수많은 아산시민이 거주하고 있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과 제약 요인이 있어 격리시설로 적합하지 않다”며 “인근 천안시민과의 정서적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산과 더불어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충북 진천 지역인들도 사전 협의 없이 격리 시설을 선정할 순 없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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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뉴스1) 경대수(증평·진천·음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29일 오후 충북 진천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북 혁신도시내 우한폐렴 관련 수용시설 설치 반대를 촉구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중국 우한 지역 교민 등을 전세기로 국내 송환한 뒤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 경찰 인재개발원에 나눠 격리 수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1.29/뉴스1

한국당 경대수 의원(충북 증평·진천·음성)은 29일 페이스북에 “우한 폐렴 관련 중국 우한 지역 교민, 유학생 694명을 충북 혁신도시 내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격리 수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계속 검토가 되어 걱정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수용시설이 검토되는 충북 혁신도시는 직선거리 2km 이내에 어린이집 28개소, 유치원 3개소, 초등학교 3개소, 중학교 2개소, 고등학교 1개소에 6500여 명의 학생들이 있고 12개의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약 1만1000세대 2만6000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며 “혁신도시 인근은 농촌지역으로 고령의 어르신들이 많아 질병정보에 취약하고 소독 등 감염방지 대책도 미흡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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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진천군의회도 기자회견을 열고 반대의 뜻을 밝혔다. 군의회는 “전염병 확산을 비롯한 국가적인 재난 시에는 피해의 추가확산 방지와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합리적인 결정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아울러 “진천군은 질병관리본부나 정부로부터 인재개발원 수용계획에 대한 어떤 협의나 합의를 한 적이 없다”며 별다른 의견 교환 없이 인재개발원이 격리 장소로 결정되어선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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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뉴스1) 29일 오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정문 앞에서 아산 주민이 농기계로 집회장소로 이동하려 하자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정부는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시설에 우한 교민을 격리수용하는 것으로 알렸다. 2020.1.29/뉴스1

정부는 이날 오후 3시 이후 격리 장소를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행정안전부는 “(전세기를 통해 들어오는 우한 교민들을) 어디로 수용할지 최종 논의하고 결정하기 때문에 ‘천안과 아산으로 확정했다’ 표현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격리 장소는 공무원 교육시설이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위치를) 특정해서 말할 단계가 아니다”면서도 “기본적으로는 공무원 교육시설이 가장 적합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2020.01.29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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