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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삼성페이와 기어VR로 본 미래

삼성전자의 신사업 승부수, 한계와 비전이 뚜렷하다

by이코노믹리뷰

지금 세상은 플랫폼 사업자 전성시대다. 통신사는 자신들이 구축한 ‘망’을 통해 수익을 거두는 일에 점점 한계를 느끼는 반면 이를 적절히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페이스북 등은 세상의 주인이 되어가고 있으며, 전기자동차 특허를 대거 방출하며 시장의 사이즈를 키워가는 테슬라 모터스도 슈퍼차지로 대표되는 인프라 사업을 플랫폼적 측면에서 재구성해 ‘어떤 전기자동차가 출시되어도 돈은 테슬라가 버는’ 구조를 진지하게 노리고 있다.

 

이제 고속도로로 돈을 버는 시대가 아니다. 고속도로에 몰리는 사람들에게 물건을 파는 휴게소가 돈이 되는 시대다.

삼성전자의 신사업 승부수, 한계와 비

이러한 담론은 생태계 전략과 긴밀하게 연결된다. 플랫폼 사업자 전성시대를 맞아 다수의 객체가 변화무쌍한 스펙트럼을 통해 예측할 수 없는 ‘변화’를 끌어내는 일이 필수라는 뜻이다. 물론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여기에는 플랫폼 자체에 생태계를 구성하는 구글과 같은 모델이 있고 디바이스를 중심으로 생태계를 창조한 애플과 같은 모델도 있다. 오픈소스로 모든 것을 공개해 나름의 생태계를 창조하는 방법도 있으며, 강력한 유인효과로 객체를 끌어 모으는 방식의 생태계도 있다. 구글과 애플의 생태계 모델은 후자의 두 모델과도 적절하게 연결된다. 혹은 다른 기업의 경우, 디바이스 중심 생태계 모델을 추구하며 오픈소스를 택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반대도 있고, 교차모델도 있다.

 

여기에서 삼성전자를 살펴보자. 스마트폰 및 가전, 반도체 기술력을 제외하고 최근 글로벌 ICT 업계의 분위기를 충실히 반영해 새로운 승부수를 던진 대목에 집중해 보자. 모바일 헬스 등 다양한 담론이 가능하지만 가장 눈에 들어오는 대목은 삼성페이와 기어VR이다. 지금까지 삼성전자가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다수의 경쟁자들이 공격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대목을 교집합으로 잡았을 경우 삼성페이와 기어VR을 꼭 논해야 한다. 아주 재미있는 대목이 포착되기 때문이다.

 

먼저 삼성페이다. 디바이스를 중심으로 하는 결제 솔루션이라는 점은 애플의 애플페이와 같다. NFC 기반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대목과, 그 외 알고리즘도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굳이 다른 점이라면 수수료가 없다는 점과 더불어, 삼성페이가 루프페이를 품은 관계로 마그네틱 호환성을 보장해 범용성 측면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페이는 그 기술적 진보성을 열외로 해도, 실로 다양한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다. 먼저 확장성 측면이다. 삼성페이는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 이상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만 구현된다. 사라져 가는 마그네틱 범용성을 품었다고 하지만, 기회비용을 고려하면 갤럭시S6 이상의 스마트폰에서만 구현된다는 점이 더욱 뼈 아픈 지점이다.

 

오는 8월 갤럭시노트5가 조기출시 된다면 삼성페이 라인업에 갤럭시노트5도 포함되겠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여름으로 예정됐던 삼성페이 출시가 왜 8월로 미뤄졌는지에 대한 대답이 될 수 있다.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신사업 승부수, 한계와 비

삼성페이. 출처=뉴시스

물론 이러한 약점은 최근 영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애플페이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삼성페이는 갤럭시S6 이상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만 작동된다는 약점으로 애플페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경쟁력을 보유하게 되며(물론 시간이 해결하겠지만, 그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것이 문제) 이 지점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페이에 일격을 당할 여지도 있다.

 

이는 디바이스 중심의 생태계 구축이 얼마나 어려운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또 독자적인 OS를 플랫폼으로 풀어내지 못한 삼성전자의 ‘비애’를 느끼게 만드는 순간이기도 하다. 자연스럽게 ‘타이젠’이라는 세글자가 애틋하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결론적으로 삼성페이는 기술적으로 탁월한 강점을 가졌지만, 애플페이와 안드로이드페이의 ‘장점들’에 일격을 당한 소지가 다분하다. 특히 애플페이보다는 안드로이드페이가 문제다. 삼성전자가 풀어야 할 숙제로 보인다.

 

여기서 기어VR을 보자. 최근 기어VR 전용영화를 제작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데,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가상현실 분야를 새로운 사업으로 인식하기보다 말 그대로 단말기를 더욱 판매하려는 ‘수단’으로만 활용했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제조업 마인드다. 그 이상의 가치를 보지 못하고 가상현실 분야의 가능성을 스스로 닫아버린 꼴이다.

삼성전자의 신사업 승부수, 한계와 비

기어VR. 출처=삼성전자

여기까지 이야기하면 무언가 잡히는 구석이 생긴다. 삼성페이와 기어VR의 공통점이다. 이들은 디바이스 중심의 생태계를 구축하면서도 대의명분으로는 객체들을 유혹하는 폐쇄적 생태계 구조를 잡아가고 있다. 일차적으로 삼성페이는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만 적용되며, 기어VR도 갤럭시노트4 이상의 스마트폰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무엇을 말하는가? 결국 제조업 중심의 마인드로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부가적인 이벤트’로만 생각한다는 분석이 가능하며, 그 다음으로 디바이스를 중심에 둔 폐쇄적 생태계를 열어 객체를 끌어오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러한 전력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려스러운 부분은, 이러한 삼성전자의 새로운 전략 접근법이 ‘무언가를 만들어 팔아 수익을 올리는’ 획일화된 제조업 마인드의 연장선상에서 기계적으로 산출된 분위기가 역력하다는 점이다. 결국 삼성전자는 ‘이런 선택’만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일까?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방법이 구사되어야 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삼성전자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진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