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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월마트와 아마존의 인도 최대 경쟁자는?

by이코노믹리뷰

인도 시장에 수십억 쏟아 부었지만 동네 곳곳에 산재한 구멍가게와 경쟁해야

월마트와 아마존의 인도 최대 경쟁자는

대개 가족이 운영하는 키라나는 즉시 배송, 이자 없는 외상 등 개인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출처= Business Standard

미국의 전자상거래 거대기업 아마존과 소매업체 월마트가 인도에 수십 억달러의 돈을 투자하고 있지만, 인도에서 이들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바로 동네 곳곳에 산재해 있는 구멍 가게들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키라나(kirana)라고 하는 구멍 가게는 인도의 모든 거리, 마을, 빈민가에 자리 잡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족이 운영하는 구멍 가게는 야채를 파는 노점상에서부터 자동차 한 대 차고 크기의 가게에 이르기까지 규모도 다양하다. 그들은 낮은 임금을 지불하고 임대료도 아주 적거나 없어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다. 이런 가게들은 이웃 주민들에게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글로벌 대기업들이 제공하지 못하는(또는 제공할 엄두도 못내는) 즉시 배송, 이자 없는 외상 등 개인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소매업을 가르치는 라지브 랄 교수는 “키라나는 일반 슈퍼마켓보다 훨씬 경제적이어서 그들을 이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인도 토종 업체든 글로벌 대기업이든 대형 체인 업체들이, 소득이 증가하는 13억 인구의 거대 시장 인도의 틈새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수 년간 노력해 왔지만 대부분 실패에 그쳤다. 프랑스의 까르푸(Carrefour)가 들어왔다가 철수했고, 독일의 메트로(Metro)도 겨우 25개의 매장만 유지하고 있다. 월마트도, 최근 인도 최대 전자 상거래 회사 플립카트 그룹(Flipkart Group)의 지분을 160억달러에 인수하기 까지, 인도 시장 진출 계획을 보류하고 있었다.

 

이들 글로벌 기업들뿐 아니라 인도의 최대 재벌그룹인 타타(Tata), 비를라(Birla), 리라이언스 그룹(Reliance Group)들도 자체 소매 체인을 새로 시작했지만, 여전히 구멍 가게들의 위세를 뚫지 못했다. 인도 소매 컨설턴트 업체 테크노팩(Technopak)에 따르면, 이런 구멍 가게들이 7000억달러(750조원)가 넘는 인도 소매 시장의 거의 90%를 장악하고 있다.

 

월마트 인디아의 사장을 지낸 라지 자인은 "전자 상거래업체든, 대형 오프라인 마트든, 그들의 진짜 문제는 이런 구멍 가게에 비해 비용 구조를 어떻게 맞출 수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형 할인점이 규모를 이용해 (제조업체로부터) 가격을 할인 받아 소비자들에게 싼 가격을 제공하며 소형 업체들을 압도하는 미국과는 달리, 인도에서는 작은 가게가 비용 우위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Boston Consulting Group)의 인도 소매점 조사에 따르면, 이들 구멍 가게들은 자신들이 (도매상으로부터) 사 오는 가격이 (기업형 대규모 매장)에 비해 높지만, 비용 구조가 현대적 소매 체인보다 훨씬 낮기 때문에 더 높은 이익을 챙길 수 있다. 보스톤 컨설팅의 2016년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구멍 가게들의 매장 임대료, 인건비와 기타 운영비는 판매액의 7%에 불과했지만, 현대 수퍼마켓은 이 비용이 15% 이상이었다.

월마트와 아마존의 인도 최대 경쟁자는

키라나는 물품 매입 비용 외에 다른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아, 적정 마진을 붙이고도 물건 값을 싸게 책정할 수 있어,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대형 마트들이 경쟁하기 어렵다. 출처= dqindia.com

뉴 델리 교외 노이다(Noida)에 있는 아미트 진달이 운영하는 마 브하그와키(Maa Bhagwati) 구멍가게를 보면 대형 매장들이 왜 어려움을 겪는지 잘 알 수 있다. 진달의 가게는 240 제곱피트(약 7평)에 불과하지만 1000가지 이상의 다양한 제품을 취급하며 물건이 천장에 닿을 만큼 쌓여 있다. 구석에는 쌀과 밀가루 포대가 포개져 있고, 음료수 냉장고가 매장 밖까지 튀어나와 있다. 유리 진열장에는 초콜릿으로 가득 채워져 있고, 벽에는 비닐 스낵 포장 제품들이 매달려 있는 데, 그 물건을 잡으려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임대료는 750달러, 두 명의 직원에게 월 160 달러의 비용이 들어간다. 그 외 도매점에서 물건을 가져오는 비용 이외에는 들어가는 비용이 거의 없다. 그는 재고도 갖고 있지 않다. 전화 목소리만으로도 그 고객이 누구인지 알며, 배달 소년은 그들이 어디 살고 있는지를 다 알고 있기 때문에 30분이면 물건이 도착한다.

 

몇 년 전, 월마트가 49%의 지분을 보유한 전국 규모의 식품 체인점 이지데이(Easy Day)가 약 1 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 상점을 들어섰다. 얼마 후에는 아마존의 식료품 배달 서비스까지 그 동네에 들어왔다. 그러나 진달은 그들의 존재를 거의 신경 쓰지 않는다. 진달의 가게는 그 이후에도 매출이 계속 올랐다. 오늘날, 그런 대형 상점들은 더 이상 이웃 고객에 의존하지 않는다.

 

진달의 단골 고객인 사라브짓 싱은 가끔 현대적 대형 매장에서 쇼핑하지만, 대개는 가까운 이웃 골목 상점의 편의성을 선호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키라나 주인인 진달과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으며, 진달도 내 이름을 잘 알고 있죠. 성냥 한 갑이나 달걀 네 개를 주문해도 그들은 즉각 달려옵니다.”

 

월마트 같은 글로벌 대형 소매점들은 성장하는 인도 시장에서 이든 대형 체인 업체들이 글로벌 대형 규모 국제 및 지역 소매 업체들도 성장하는 시장에서 충분히 사업이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월마트는 인도에서 이런 구멍 가게들에게 물건을 공급하는 도매 사업을 운영한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 경영자(CEO)는 지난 5월 초, 인도에 거액의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키라나에 무배달ㆍ현금 조건으로 물품을 공급함으로써 이들을 지원한다는 사실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키라나를 경쟁 업체로 간주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직접 응답하지 않았다. 이 회사는 인도에 있는 수 천 개의 구멍 가게들과 제휴해 그들에게 돈을 지불하고 아마존 주문을 집이나 그들 매장까지 배송하도록 하는 계약을 맺고 있다.

 

그러나 인도의 소규모 구멍 가게들도 자신들이 뒤쳐지지 않기 위해 변화하고 있다. 수백 만 개의 구멍 가게들이 전자 지갑을 통한 현금 없는 거래 방식을 채택하고 있고, 전화가 아닌 메신저 앱을 통해 고객과 교신하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웹 사이트를 개설하는 업체들도 있다.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