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엔드게임과 갤럭시 폴드의 엇갈린 운명

[테크]by 이코노믹리뷰

본국보다 외국서 먼저 출시 전략...테스트베드 역할


어벤져스 엔드게임(이하 엔드게임)의 돌풍이 심상치 않습니다. 4월 24일 개봉한 이 영화는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개봉 전 예매자 수가 200만명을 돌파했고, 개봉 첫날부터 1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엔드게임은 개봉 4일차인 27일 기준으로 관객수 47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누적매출액도 26일 기준으로 400억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엔드게임 한국서 세계 최초 개봉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갤럭시 폴드의 엇

어벤저스 엔드게임. 출처=마블

한마디로 현재 한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엔드게임은 영화를 제작한 미국보다 2일 앞서서 개봉했습니다. 영화업계에 따르면 한국에서 북미보다 영화를 먼저 개봉하는 것은 한국시장의 특수성이 있기 때문인데 한류열풍이 거세지면서 한국 시장을 보는 해외 콘텐츠업계의 달라진 시선이 한 몫 했다고 분석됩니다. 즉 한국이 영화 콘텐츠에서 훌륭한 ‘테스트베드(실험무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영화를 본토보다 더 빨리 개봉했다는 것입니다.


고정민 홍익대 문화예술경영대학원 교수는 “한국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반응이 세계 어느 시장보다 빠르고, 전문적인 리뷰 등이 나오고 있다고 콘텐츠 업계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 관객의 반응을 보면 전 세계 흥행을 일정 부분 예측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업계서 나오고 있는 만큼 관객 성향 등에 대해 먼저 테스트를 해 보는 중요한 시장으로 한국 시장이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한국이 콘텐츠 강국으로 이미지가 많이 올라갔다”면서 “한국 시장서 성공한 콘텐츠를 마케팅의 중요한 부분으로 삼아 다른 국가 시장개척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엔드게임이 본토보다 먼저 개봉한 이유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잘 구축돼 있다는 점도 한국에서 다른 국가보다 영화를 먼저 개봉하는 이유의 하나로 꼽혔습니다. 고정민 교수는 “외국의 경우 영화관람객수와 매출액, 지역별 통계 등을 국가가 아닌 민간업체서 담당을 해 통계가 정확하게 잡히지 않는다”면서 “반면 한국은 영진위의 전산망이 거의 하루 단위로 정확하게 통계를 제공할 수 있어 마케팅 측면에서도 활용 가치가 높은 데이터가 나온다는 점도 외국 영화사들이 한국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을 테스트베드로 삼았던 갤럭시 폴드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갤럭시 폴드의 엇

갤럭시 폴드 3앱 동시 구동 모습. 출처=갈무리

삼성전자의 최초 폴더블 디스플레이 스마트폰인 갤럭시 폴드도 외국을 첫 출시국가로 삼았습니다. 원래 예정대로라면 4월 26일 미국에서 세계 최초 상용 폴더블 스마트폰이 시장에 나오는 것이었는데 힌지 부분의 틈새에 들어간 이물질로 인한 디스플레이 화면결함 문제, 화면 보호막 손상으로 인한 화면결함 문제로 출시가 연기됐습니다. 뒤이어 계획됐던 유럽 출시, 한국 출시도 줄줄이 연기됐습니다.


스마트폰의 주요 시장이자 애플의 심장인 미국 시장에서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을 출시해 테스트베드로 삼으려 했던 삼성전자의 초반 계획이 흔들린 것입니다. 이런 이유에서 일각에서는 갤럭시 폴드를 한국에서 먼저 출시해 깐깐한 한국 소비자의 반응을 먼저 살펴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제기됩니다.


한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원래 스마트폰은 한국서 먼저 출시하거나,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서 동시 출시하는게 최근 출시 트렌드였는데 이번 갤럭시 폴드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이라서 삼성전자가 테스트베드를 스마트폰의 주요 시장인 미국 시장으로 선정하고 먼저 출시하려다 낭패를 본거 같다”면서 “이런 점에서 오히려 한국 소비자나 기자, 리뷰어 등에게 먼저 갤럭시 폴드를 사용해 보게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의 세계 최초 출시를 미국서 하기로 했던 것에 대해 “특별한 전략이 있어서 미국 시장 선출시를 결정한 것은 아니고, 미국은 4G LTE제품이 한국은 5G용 제품을 준비하다보니 조금의 시차가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갤럭시 폴드의 추후 출시 일정에 대해서는 5월 6일 이전에 알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삼성전자가 미국서 갤럭시 폴드 사전예약을 한 소비자들에게 4월 22일 출시 연기를 알리면서 2주 내에 출시 관련 공지를 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미국을 포함해 유럽, 국내 등 출시 일정에 대해 정해진게 없다”면서 “갤럭시 폴드 화면결함에 대해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그리 멀지 않은 기간 내에 관련 공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본국이 아닌 한국서 먼저 출시를 결정한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현재 중국, 미국에서도 개봉 첫주 최다 관객수, 최다 매출액 등을 기록할 것이 유력해 보입니다. 갤럭시 폴드도 미국을 첫 출시국으로 잡았는데 출시 전 화면결함이라는 암초를 만났습니다. 영화와 스마트폰은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 테스트베드 선정에서 아쉬움이 있는 것을 어쩔 수 없습니다. 갤럭시 폴드 출시 연기 결정을 통해 업계서 ‘잘한 대응’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만큼 추후 대응에서도 소비자들이 납득할만한 결과가 나왔으면 합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갤럭시 폴드의 엇

줄가고 깜박이는 갤럭시 폴드. 출처=스티브 코바치 트위터

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2019.05.0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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