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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박근혜 임기중 12억 재산증식 비법은?…'국고의 사유화'

by이데일리

朴 신고재산 재임기간 중 연봉 수령액 넘는 12억원 증가

국정원 특별활동비, 개인 쌈짓돈처럼 사용해

문고리3인방·비서실장 등에 떡값도 특활비로 지급

검찰 "특활비 중 일부는 朴 개인예금으로 유입 추정"

박근혜 임기중 12억 재산증식 비법은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6년 말 기준 재임기간 동안 재산이 11억7900만원이나 증가했습다. 대통령의 연봉이 지난해 기준 2억 1200만원대인 점과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연봉을 한 푼도 안 쓰고 다 모았다고 해도 불가능한 금액입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박 전 대통령이 평소 의상 구입 등에 상당한 돈을 쓴 점을 고려하면 재산이 11억원 넘게 늘어난 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문을 제시해 왔습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통령 측은 저서 판매로 인한 인세 수입 때문이라고 해명해 왔습니다.

 

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 재임기간 중 의혹이 끊이지 않았던 이 같은 재산 증가 배경이 결국 국고의 사유화였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국정원의 비밀 공작활동을 위해 지급된 특활비를 국가 최고권력자인 대통령이 쌈짓돈처럼 썼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취임 석 달 후인 2013년 5월 국정원장에게 특활비 상납을 요구했습니다. 남재준 전 원장 재임 중엔 매달 5000만원 수준이던 상납금은 2014년 7월 이병기 원장 취임 후 1억원으로 늘었습니다. 후임인 이병호 원장 재임 기간에도 1억원 상납이 평균이었지만 간혹 상납액을 2억원으로 올려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렇게 본인 호주머니로 챙긴 국정원 특활비만 총 35억원이나 됩니다. 박 전 대통령은 이 돈을 대부분 개인 용도로 사용했습니다. 이 중 15억원을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을 통해 사용했고 나머지 20억원은 본인이 직접 현금으로 챙겼습니다.

 

검찰은 이 전 비서관이 관리한 15억원의 경우 비선 실세 최순실씨 등 측근들과 통화하는 데 사용된 차명폰 요금, 삼성동 사저관리비용, 기치료·운동치료, 문고리 3인방 관리비용 등으로 사용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재만 전 비서관은 매달 1000만원을 정 전 비서관이나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을 통해 이영선 전 행정관에게 지급했습니다. 이 전 행정관은 청와대 안에서 박 전 대통령의 개인 비서 역할을 수행한 인물입니다. 그는 이 돈을 받아 계좌이체를 통한 차명폰 요금 납부, 박 전 대통령 관저에서 이뤄진 기치료 비용 지급 등에 사용했습니다.

 

박근혜 임기중 12억 재산증식 비법은

박 전 대통령은 국정원 특활비를 이용해 측근들에게 선심을 쓰기도 했습니다. 핵심 중의 핵심 측근이었던 문고리 3인방에게 매달 활동비 명목으로 금품을 건넨 것입니다. 지급액은 초반엔 1인당 매달 300만원이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국정원 상납금액이 오르자 500만원으로 올려줬습니다. 임기 1년을 남기고는 액수를 더욱 늘려 800만원씩 지급했습니다.

 

매달 지급되는 돈 외에도 명절이나 휴가를 앞두고는 추가로 각각 1000만~2000만원씩 건네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박 전 대통령이 문고리 3인방에게 건넨 돈만 9억7600만원에 달합니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압수한 최순실씨 메모엔 2013~2015년 사이 박 전 대통령이 문고리 3인방에게 건넨 명절비·휴가비가 최씨 자필로 기재돼 있었습니다. 문고리 3인방은 메모에 적힌 금액과 자신들이 받은 액수가 일치한다고 진술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중 화려한 의상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외부에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바뀌는 옷 덕에 박 전 대통령은, ‘단벌숙녀’로 불린 독일 메르켈 총리와 비교 되기도 했습니다. 이미 알려진 대로 옷을 구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박 대통령을 위한 맞춤 의상을 제작하는 의상실이 운영됐습니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며 언론을 통해 최씨가 의상실 직원에게 돈을 건네는 모습은 이미 공개된 바 있지만 돈의 출처에 대한 논란은 계속돼 왔습니다. 결국 이 비용도 몰래 빼내진 나랏돈이었습니다. 무려 6억9100만원이나 됩니다.

 

최씨가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돈을 전달받아 의상실 운영자금으로 직원들에게 지급한 돈입니다. 2013년 5월부터 매달 1000만~2000만원의 나랏돈이 의상실 운영비로 쓰였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의혹을 최씨가 2016년 9월 독일로 출국하자 개인비서 역할을 하던 윤전추 전 행정관을 통해 의상실 운영비용을 지불했습니다.

 

2016년 10월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져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출범하고, 같은 해 12월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에 통과됐지만 의상실은 지난해 1월까지 운영됐습니다. 의상실 운영자금은 박 전 대통령이 직접 관리하던 20억원 중에서 사용됐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이재만 전 비서관이 국정원에서 돈을 받아오면, 매달 금액을 지정해 자신에게 건네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건네진 돈이 매달 2000만~1억2000만원이고, 총액이 18억원입니다. 국정농단 의혹 초반에 상납 중단지시를 내렸다가 이후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을 통해 국정원으로부터 한꺼번에 2억원을 받아 챙기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나머지 돈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것입니다. 이 전 비서관이 직접 관리한 자금(15억원)이 비교적 용처가 확실한 데 비해, 박 전 대통령이 직접 관리한 20억원의 용처는 의상실 운영비를 빼고는 정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검찰은 이 돈 중 일부가 박 전 대통령 개인예금으로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나머지 돈의 흐름은 파악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더욱이 이 돈과 직접 관계된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조사를 거부해 용처 파악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다만 최씨에게 돈이 건네진 정황은 포착한 상태입니다. 이재만 전 비서관이 청와대 관저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쇼핑백에 봉인된 돈을 전달할 때 최씨가 함께 있는 것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습니다. 이영선 전 행정관도 박 전 대통령 지시로 최씨 운전사에게 봉인된 쇼핑백을 수차례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최씨에게 건네진 돈이 더블루K 등 최씨가 세운 법인들의 설립자금으로 쓰였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실제 이들 법인들의 설립자금은 대부분 현금이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나랏돈으로 문고리 3인방 외에도 대통령비서실장에게도 선심을 썼습니다. 본인이 상납받은 돈 외에 별도로 매달 5000만원을 주도록 국정원장에게 요구한 것입니다. 나랏돈 빼돌리기의 끝판왕을 보는 것 같습니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