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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1년 365일 할인…호텔 '객실 정상가' 있으나 마나

by이데일리

호텔 객실 요금, 정상가에 할인율 적용해 책정

인터컨, 올 설 명절에 정상가 대비 67% 할인

요금제 있으나마나…마케팅 수단으로 활용

정상가엔 브랜드 가치·서비스 수준 등도 반영

1년 365일 할인…호텔 '객실 정상

‘객실 요금 정상가 기준 최대 65% 할인’, ‘객실 정가 대비 최대 50% 할인’ 

특급호텔이 설 명절을 앞두고 출시한 패키지 상품 내용의 일부다. 눈에 띄는 것은 객실 정상가격이다. 일반 고객이 호텔 객실의 정상가를 접하기란 쉽지 않다. 객실은 상시 프로모션 대상으로 할인이 적용된 객실 요금만 내기 때문이다. 

평상시 50% 안팎 할인…올 설 명절 67% 할인한 호텔도 있어 

성수기를 제외하고 일반적으로 국내 특급호텔의 하루 숙박 예약가격은 20만~30만원대(딜럭스룸 기준, 세금제외)다. 비슷한 가격대에서 경쟁하고 있지만 정상가격으로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가 난다. 특급호텔별 딜럭스룸 기준 정상가격을 살펴보면 시그니엘 65만원, 서울신라호텔 60만원, JW메리어트 동대문 55만원 등으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 50만원, 신세계조선호텔 44만원, 롯데호텔서울 40만원, 더플라자 40만원 순이다. 평상시 특급호텔은 정상가격의 50% 안팎에서 할인율을 적용해 객실가격을 책정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설 명절 기간(2월15일~2월18일)에 정상가격 대비 할인율이 더 높아진다. 인터컨티넨탈 코엑스는 딜럭스룸에 해당하는 수피리어룸 1박당 판매가로 16만원을 책정했다. 정상가(48만원) 대비 무려 67%나 저렴하다. 업계 관계자는 “명절 기간엔 비즈니스 고객이 호텔을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 호텔의 경우 평상시보다 할인을 많이 한다”고 했다. 상업지구인 강남지역의 특색에 맞춰 객실 할인율을 대폭 올렸다는 얘기다.

 

호텔객실 정상가격의 공식 명칭은 ‘공표요금(Rack Rate)’이다. 각 호텔이 객실요금을 책정해 담당행정기관에 공식적인 신고절차를 마친 요금이란 의미다. 공적인 의미가 강한 요금체제로 일반적으로 쓰이는 경우는 드물다. 다만 예약을 하지 않고 급하게 호텔을 방문해 객실을 이용하고자 할 때 공표요금을 더러 적용한다. 이때는 객실요금으로 받을 수 있는 최대치를 책정한 것이다. 즉, 공표요금 이상 호텔 객실료를 지급할 일은 없다는 것이다.

 

현재의 공표요금 제도는 1983년 정립됐다. 당시 정부에서 관광호텔의 공표요금을 상한제에서 자율화로 전환했다.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앞두고 국내 관광호텔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조치였다. 당시 정부의 정책 변화로 호텔들은 자유롭게 공표요금을 책정해 각 지자체에 신고하고 있다.

1년 365일 할인…호텔 '객실 정상

요금제로서 의미 없는 정상가격…마케팅 효용성 커 

공표요금은 할인율 적용의 기준이 될 뿐만 아니라 각 호텔의 브랜드 가치를 나타내는 역할도 하고 있다. 4성급보다는 5성급이, 글로벌 경쟁력이 높을수록 공표요금이 비싸다. 롯데호텔의 최고급 브랜드 시그니엘의 공표요금이 롯데호텔 보다 높은 이유다.

 

아울러 공표요금에는 고객 한 명에게 제공하는 해당 호텔의 서비스도 반영된다. 예컨대 A호텔이 고객 1명을 위해 직원 2명을 붙이고 B호텔이 직원 4명을 붙인다면 B호텔의 공표요금이 더 비싸게 책정되는 식이다.

 

공표요금은 리모델링 등으로 호텔시설이 바뀌었을 때 인상되기도 한다. 호텔신라는 지난 2013년 6개월간의 리모델링을 거쳐 그해 8월 재개장했다. 호텔신라는 리모델링을 통해 야외수영장과 전 객실, 레스토랑, 피트니스센터 등의 시설을 개선했다. 당시 호텔신라는 재개장 이후 피트니스센터 회원권 가격과 함께 공표요금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 객실의 정상가를 뜻하는 공표요금은 사실상 소비자 입장에선 있으나마나 한 무의미한 요금제라고 할 수 있다”며 “최대 할인율 등의 표현을 쓰기 위한 마케팅 기준이다. 이를 통해 고객을 유치해 예약률 80% 안팎을 유지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