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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팩트체크

보수정권 때 경제 파탄났다?

by이데일리

제19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주요 후보들이 내놓은 정책과 발언에 대한 검증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후보들 간 설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들은 언론을 통해 여과없이 전달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데일리는 3일 주요 후보들이 그간 토론 등을 통해 한 발언 가운데 사실과 거짓을 가릴 필요가 있는 내용들을 중심으로 ‘팩트체크’를 했다.

“보수정권에서 경제가 파탄 났다” (일부분 팩트)

보수정권 때 경제 파탄났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단골 멘트다. 문 후보는 그동안 TV 토론회 등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경제 실패를 문제삼았다. 이는 정권 교체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근거로 사용됐다. 그러나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국가 경제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로 따지면 문 후보의 주장은 ‘팩트’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의 성장률은 노무현정부 마지막 해인 2007년 5.5%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명박정부 첫 해인 2008년 2.8%로 떨어졌고, 2009년엔 0.7%로 주저앉았다. 2010년엔 6.5%로 깜짝 반등했지만, 마지막 해에는 2.3%로 내려왔다. 박근혜정부에선 집권 2년차인 2014년 3.3%를 기록한 것 외에는 줄곧 2%대 성장률을 보였다.

 

다만 성장률만으로 정부를 평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국가 경제 규모가 커질수록 성장률이 하락하는 것은 일반적이다. 또 성장률은 세계 경기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예컨대 2009년 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1%에도 못미쳤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4위 성적이었다.

 

OECD 회원국 성장률 순위는 박근혜정부에서 2015년과 2016년 연속 두자릿를 기록했다. 하지만 노무현정부 때인 2006년에도 10위를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보수정권에서 경제가 파탄났다는 평가는 가혹할 수도 있다.

 

특히 최근 경제지표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1분기 성장률은 예상보다 높은 0.9%를 기록했고, 국내외 기관들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앞다퉈 상향조정하고 있다. 반도체발(發) 훈풍에 3월 국내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12.9% 늘었다. 4월 수출은 510억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2위 실적을 달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파탄났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것은 상당 부분 취업난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1분기 취업자 수는 전년동기보다 36만명(1.4%) 늘어났다. 그러나 늘어난 취업자는 50대 이상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반면 한창 일할 나이인 30대는 3만명, 40대는 4만명 각각 감소했다. 이들에겐 ‘경제 파탄’이란 단어가 크게 와닿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노무현정부 때 지니계수 최고” (일부분 페이크)

지난달 28일 TV 토론에서 나온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발언은 곧바로 진위 논란으로 이어졌다. 지니계수란 소득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수치가 높을수록 소득 분배가 불평등하다는 의미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니계수는 이명박정부 때인 2009년 0.320(도시 2인 이상 가구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따라서 “지니계수가 노무현정부에서 가장 높았다”는 홍 후보 발언은 사실이 아니다.

보수정권 때 경제 파탄났다?
하지만 이명박정부 지니계수는 2010년 0.315, 2011년 0.313, 2012년 0.310으로 내려 소득 분배가 소폭이지만 개선됐다. 박근혜정부에선 2013년 0.307, 2014년 0.308, 2015년 0.305 등으로 더 낮아졌다.

 

이에 비해 노무현정부 첫해인 2003년 지니계수는 0.283이었지만, 2004년 0.293, 2005년 0.298, 2006년 0.305, 2007년 0.316으로 올랐다. 노무현정부 때는 임기 내내 소득 분배가 악화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홍 후보는 토론 다음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니계수가 노무현 정부때 가장 높았다라는 말은 DJ정부 때부터 가파르게 상승하다가 노무현 정부때 급상승했고 노정부의 정책실패로 2010년 이명박 정부때 최고치를 기록하다가 그이후 다시 급속도로 떨어져 박근혜 정부 말기에 이르러 2001년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취지의 말”이라고 해명했다.

“공공부문 고용 OECD 3분의 1이다” (일부분 팩트)

지난달 25일 열린 TV 토론에선 공공부문 고용 통계를 놓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논쟁을 벌였다. 심 후보가 “(공공부문 고용이) OECD 평균 21% 정도 된다. 우리는 7.6%로 OECD 평균의 3분의 1밖에 안 된다”고 말하자 안 후보는 “(그 통계에는) 공기업이나 위탁받은 민간기업이 다 빠져 있는 숫자”라고 맞섰다.

 

심 후보가 인용한 OECD 통계는 ‘한눈에 보는 정부(Government at a Glance)’ 자료다. 이 자료엔 심 후보가 언급한대로의 숫자가 나온다. 

 

문제는 회원국의 통계 작성 기준이 다르다는 데 있다. 행정자치부가 OECD에 제출하는 자료에는 공무원·군인·서울대 직원·비영리 공공기관·사회보장기금 단체 등의 고용 통계만 들어있다. 이에 비해 OECD는 국가재정에 의한 일반적인 정부(중앙·지방정부, 사회보장기금)의 고용과 공기업 고용, 정부가 통제하는 비영리기업·기구들에 의한 고용을 모두 공공부문 고용이라고 정의한다. 통계청은 오는 6월 이와 관련한 공식 데이터를 만들어 OECD에도 보낼 예정이다.

 

피용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