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되고 싶었던 커피, 완벽한 한 잔이 되기까지

[컬처]by 계란비누
서필훈 대표는 올해로 11년 째 커피를 하고 있다. 정말 좋아해서 시작한 일이었고 지난 10년 동안 커피에만 빠져 지냈다. 아무리 좋아서 시작한 일이라도 10년의 시간 정도면 질릴 때가 되지 않았나 싶었다. 커피가 싫증난 적이 없냐고 묻자 그는 1초도 안되어 자신 있게 답했다.

“아니요. 한 번도 없어요.”

커피와 10년

나도 매일 커피를 마신다. 커피를 좋아하지만 한 잔의 여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에게는 커피의 어떤 점이 그렇게 특별했던 걸까.

필 : 제가 콤플렉스 같은 게 진짜 없는 인간이에요. 근데 한 가지 콤플렉스가 있다면 제가 예술가가 되지 못한 거에 대한 콤플렉스에요. 돈 많고 권력 있고 유명하고 그런 거는 지금까지 그 누구도 부러워한 적이 없어요. 근데 예술 멋지게 하는 사람들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어요.
그러다가 커피에서 기예로서의 가능성을 봤어요. 커피를 그냥 단순한 음료 상품으로 판매하는 게 아니라 내가 커피라는 질료를 가지고 대리석을 조각하듯이 나만의 색깔을 갖고 있는 커피를 만들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본 거에요. 사회에서 얘기하는 예술가는 될 수 없을지라도 나도 이걸 통해서 비슷하게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같은 거를 봤던 거 같아요.

Q: 그럼 10년 동안 커피와의 관계가 계속 상승곡선이었나요? 슬럼프 같은 건 없었나요?

필 : 저 스스로의 문제는 있었어요. ‘나 좀 잘하는 거 같아’, ‘빨리 성장하고 있는 거 같아 천잰가.’ 한편으로 이런 게 있고 또 한편으로는 ‘아 왜 이렇게 못하지. 이걸로 밥 먹고 살 수 있을까.’, ‘아 정말 내놓기 창피하다. 정말 죽고싶다.’ 이런 양극을 계속 왔다 갔다 하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 왜냐면 난 더 잘 할 수 있으니까. 왜냐면 난 너무 못하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더 잘 할 수 있는 게 있으니까.’ 뭐 이렇게 핀볼게임 하듯이 여태까지 해왔던 거에요. 그게 저를 계속 추동하는 에너지원이었던 거 같아요.
예술이 되고 싶었던 커피, 완벽한 한

보헤미안 커피 시절

서필훈 이전의 서필훈

그의 대답을 들으면서 슬쩍 그의 시계를 보니 색이 바랜 낡은 가죽끈이 눈에 띄었다. 커피와 함께한 시간만큼 오래되어 보였다. 커피와 함께 하기 이전의 서필훈은 어땠을지 궁금해졌다.

Q: 자유로운 영혼에게 '직업'이라는 사회적 역할은 애초에 어울리지 않았을 거 같아요. 어쩌다가 커피가 업이 되셨나요. 대학원까지 가셨다는 건 뭔가 다른 꿈이 있었을 거 같아요.

필 : 저는 사실 대학교 입학 할 때부터 제 꿈이 교수였어요. 저희 부모님이 교수였는데 어렸을 때부터 공부를 그냥 당연하게 생각했던 거 같아요. 저는 역사를 너무 좋아했어요. 법대, 경영대를 원하셨던 부모님 몰래 서양사학과에 원서 내서 장학생으로 입학했어요. 부모님께서는 재수를 하라고 그랬는데 제가 역사를 전공한 학자가 되겠다는데 뭐 어쩌겠어요. 그게 대학원까지 간거죠.
근데 군대 갔다와서 어떻게 보면 사춘기에나 해야할 법한 고민들을 시작했어요. 공부를 하는 게 재밌고 잘한다는 칭찬도 많이 들었지만 제가 즐겁지 않은 거에요. 뭐랄까.. 나하고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직업이면 하루에 8시간을 해야하는 거잖아요. 책상 앞에서 매일 8시간씩 하는 그 과정 자체가 나한테 너무 행복하지 않으면 교수가 된다라는 목적을 떠나서 그 과정이 나한테 행복하지 않다면 난 정말 할 수가 없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대학원 수료를 한 상태에서 일식도 배우고 그랬어요. 그러다가 그 때 맨날 가던 커피숍이 있었는데 ‘왜 커피할 생각을 못했지?’ 했어요. 카페 사장님께 ‘저 여기 일 좀 해보면 안되요?’ 했더니 제가 단골이고 맨날 죽돌이니까 사장님이 '어 그래라’ 하셨어요. 나중에 사장님한테 들었는데 ‘대학원 다니는 애인데 네가 며칠이나 하겠냐 재미로나 해봐라’ 이런 거였다고 해요. 그렇게 시작했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정말로.  그래서 그 때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이 후로 굳어져서 몇 년 더 일하다가 간신히 논문 쓰고 더 일하다가 커피 리브레는 2009년 말에 만들었어요.

오, 나의 쿠바!

예술이 되고 싶었던 커피, 완벽한 한

서대표가 쿠바에서 찍은 사진. 출처 : http://blog.naver.com/sillagos/20070665919

Q: 전혀 다른 분야에 뛰어든 건데 실패에 대한 불안함은 없었나요? 저라면 이전에 해왔던 것들에 대한 미련도 있었을 거 같아요.

필 :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기 전에 커피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했는데 갈등했어요. 내가 커피도 잘 모르고 그냥 좋아하는 거 정도인데 이거를 내 직업으로 할 수 있을까. 공부하던 거를 지금 때려치는 게 맞나 여러 가지 고민을 했는데 그 때 쿠바를 갔어요. 한 50일 정도 있었는데 거기서 굉장히 큰 확신을 갖게 됐어요.
쿠바는 굉장히 가난한 도시에요. 모든 물자들이 결핍되어 있고 집도 무너져가고 헐벗고 살다시피 하는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데 그 사람들이 너무 행복한거에요. 그 사람들이 웃는 걸 봤더니 나하고 다른 방식으로 웃는거에요. 내가 눈까지 다 그렇게 주름 잡힐 정도로 환하게 웃어본 게 과연 언제였을까. ‘왜 계속 이렇게 살았지? 앞으로라도 좀 다르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 사람들은 이렇게 행복한데 내가 뭐가 두려워서 내가 하고 싶은 거를 주저할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사실 뻔한 얘기 잖아요. 누구나 하는 얘기고. 근데 그런 것들에 대해서 정말 확신을 했어요. 많은 것들이 자기의 욕심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얼마나 의식하는가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구나 했어요. 저한테는 쿠바가 확신과 영감을 주었던 은인 같은 곳이에요. 조만간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어요 쿠바가 커피도 나는 관계로.

커피 리브레의 맛

고리타분한 내가 보기에 서필훈 대표는 충분히 자유로운 영혼이었고 그가 봤던 쿠바 사람들 못지않게 행복해보였다. 쿠바를 보면 이제 커피 리브레가 떠오를 거 같았다. 사실 그는 인도, 코스타리카, 르완다를 떠오르게 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서 대표는 직접 커피 산지에 가서 생두를 고르고 무역에도 직접 관여한다. 기준에 맞는 좋은 원두를 그에 맞는 제 값을 치르고 선별해 온다. 운반 과정이나 보관에서도 ‘유별난’ 정성을 쏟는다. 그래서 서 대표가 자신하는 커피 리브레만의 차별점은 역시 신선함이다.

필 : 커피가 지방 성분을 갖고 있는데 지방 성분은 산소를 만나면 산폐해요. 그거는 물리적 화학적으로 불가피한 거라고 생각 해요. 그래도 함수율이 굉장히 낮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커피 원두의 법적 유통기한이 18개월 이에요. 근데 맛있는 거하고 썩지 않는 거하고 차이는 굉장히 큰 거 잖아요.
저희는 딱 일주일만 판매해요. 한 일주일 정도 지났을 때가 굉장히 맛있을 때에요. 적당히 가스도 빠지고 숙성돼서 맛있을 때인데 제가 일주일 지난 커피 원두를 팔았을 때 손님이 그 커피를 또 얼마나 오랫동안 두고 드실지 모르기 때문에 저희는 일주일 지난 거는 다 장애인 바리스타 훈련하는 데다가 무료로 보내드려요.

Q: 커피 리브레의 커피는 신 맛이 강한 게 특징인 거 같아요. 신선해서 그런 건가요?

필 : 커피는 굉장히 다양한 성분들을 갖고 있고 그걸 배전도를 잘 조절하고, 요리방법을 다르게 하면 똑같은 생두지만 신 맛이 많아질수도 있고 초콜릿향이 많아질수도 있어요. 스페셜티 커피에서는 약배전을 좋아해요. 강배전을 하면 생두 자체가 갖고 있는 고유한 성질들을 많이 잃어버려요. 약배전은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친거라 재료의 성질을 풍부하게 갖고 있어요. 예를 들어 야채도 굽는 거보다 불에 살짝 데쳐서 먹어야 그 재료의 맛이 나잖아요. 소고기도 레어로 먹어야 맛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요. 김치도 신김치의 풍미와 달리 겉절이는 배추가 갖고 있는 맛을 잘 느끼게 할 수 있는 거랑 비슷해요.
예술이 되고 싶었던 커피, 완벽한 한

커피리브레 4가지 종류의 에스프레소

커피 하는 사람입니다

서필훈 대표는 줄곧 자신을 ‘커피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그를 국내 최초 큐그레이더, 세계 바리스타 대회 우승자 등으로 부른다. 하지만 정작 그는 자신을 1할 타율의 로스터라고 말한다. 스스로에게 그렇게 엄격한 기준을 세울 만큼 만들고자 하는 좋은 커피는 과연 뭘까.

필 : 글쎄요. 사실 ‘좋은’ 맛이라는 게 굉장히 주관적인 취향의 영향이 있기도 하잖아요. 냉면도 누구는 을밀대 스타일, 누구는 우레옥 스타일 이렇게 다른 것처럼. 그렇기 때문에 객관적인 품질을 얘기하기에는 힘든 거 같고 제가 생각하는 품질대로 ‘좋게’ 만들고 싶어하는 거죠.
근데 그게 막 마음대로 되지는 않아요. 한 열 번을 볶으면 제 마음에 드는 로스팅은 한 번도 잘 안나와요. 10년동안 커피를 그렇게 밤샘하고 친구도 안만나고 미친듯이 했는데도 한 번이 잘 안나와요. 다른 사람들이 ‘이만하면 됐어. 맛있어.’ 라고 하지만 저한테는 그 칭찬이 들리지 않는 거에요.

Q: 10년을 했는데도 가늠을 할 수 없다면 막막할 거 같아요. 어떤 커피를 만들고 싶다는 지향점이 있으시다면?

필 : 로스팅이라는게 불을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열역학적으로 변수들이 굉장히 많아요. 온도, 습도, 기압 등 여러가지에 따라서 맛이 굉장히 달라져요.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부분도 꽤 많아요. 그래서 ‘로스팅은 과학이고 예술이고 마법이다’ 라는 말이 있어요. 마법이라는 건 사람이 알 수 없는 영역의 것들이라는 거에요. 이거를 그냥 당연하다고 놓고 나머지 것들에 대해 조금 더 과학적인 방법으로 접근해서 그런 것들을 예술적으로 만드는 게 로스팅에서 제가 생각하고 있는 지향이에요.
예술이 되고 싶었던 커피, 완벽한 한

커피 리브레의 상징인 복면. 출처: www.coffeelibre.kr

큐그레이더로서의 소명

Q: 서 대표님 페이스북에서 큐그레이더에 관해 쓰신 글을 봤어요. 객관적 평가와 주관적 평가에 대한 부분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데 설명 부탁드려요.

필 : 저는 예술적인 부분의 성격을 갖고 있는 대상에 대한 평가, 특히 객관화시키는 평가 자체가 항상 딜레마를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불가피하면서 동시에 불가능한 거에요. 완전 주관적인 건 아닌데 완전 객관적인 것도 아닌거죠. 사실은 완전 객관적이라는 거는 이 세상에 있지도 않아요. 원리라고 얘기하는 것 자체도 사실은 어떤 대전제에 대한 최소한의 합의가 있으니까 그게 가능한 거잖아요. 과거에는 천동설이 가장 객관적이었는데 지금은 아닌 거처럼 그런 게 너무 많다는 거에요.
그랬을 때 우리가 매일 하고 있는 행위를 어떻게 철학적 기반과 윤리적인 기반 위에서 우리 스스로 자명한 의식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데 그런 거에 대해서 관심있는 큐그레이더가 별로 없어요. 그냥 내가 큐그레이더니까 ‘몇 점 몇 점’ 해버려요.

Q: 하지만 큐그레이더라면 ‘몇 점’이라는 평가를 하는 게 임무 아닌가요?

필 : 산지에 가면 농민들이 1년 내내 농사지은 걸 내가 점수를 매겨서 평가 해줘야돼요. 정말 너무 힘든 건 그 농부들 앞에서 해야 될 때… 입이 안떨어져요. 맛있으면 ‘너무 좋아~’ ‘인끄레디블레’ 이러면서 서로 좋아할 수 있어요. 하지만 맛없는 커피도 있잖아요. 그럴 때 난 어떻게 이야기 해야하나… 나는 평가하는데 30분이면 돼요. 그런데 이 사람은 그걸 1년 동안 한거에요. 그 앞에서 ‘이거 못 살 거 같애. 품질 너무 안좋아’라고 이야기 하는 거는 굉장히 큰 곤욕이에요. 그리고 윤리적으로 저에게 굉장히 큰 데미지를 입히는 작업이고, 그랬을 때 나는 어떻게해야 되고, 그러면 나의 이런 행위는 어떤 의미가 있고, 어떤 거에 기반해야 하는 거고… 이런 여러가지를 고민하게 된다는거죠.

Q: 그럼 어떤 평가가 이상적인 건가요?

필 : 제가 생각할 때 ‘어떤 커핑이 올바르냐’는 거는 완전 주관적, 완전 객관적인 평가는 어차피 안되는 거에요. 가능한 보편타당적인 단서들 위에서 내가 이야기한 평가가 다른 사람들에게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것이냐가 중요한거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영화 평론을 하더라도 누구는 별점 다섯개, 누구는 별점 두 개 줄 수 있어요. 중요한 거는 다섯개, 두 개보다 이 사람이 그렇게 점수를 준 이유가 뭐냐라는 거에요.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냐가 사람들에게 더 큰 공감을 일으키고 그 영화를 바라보는 다른 관점을 제시하는 거죠.

Q: 마지막에 커핑 작업을 ‘망루에 오르는 일’과 비유하셨는데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까요?

필 : 망루에 올라간다는 건 무섭고 힘든 일이잖아요? 커퍼를 그에 비유할 수 있어요. 힘들게 올라간다는 거는 자기가 훈련을 하는 거에요. 올라가는 훈련, 멀리 바라보는 훈련, 어떤 게 육지인지 어떤 게 배인지 적군인지 아군인지 바라 보는 이런 훈련을 하죠.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에요.
사람들은 밑에 있기 때문에 잘 몰라요. 그 사람들에게 망루에 올라 봤던 것들에 대해 소상하고 정확하게 얘기해주는 거에요. ‘아 저쪽에 구름이 생기는 게 육지가 있는 징조같아. 저 쪽으로 가보는 게 어떨까?’ 이런 이야기를 그 사람들이 이해할수 있는 언어로 이야기하는 거에요. 커퍼는 커핑을 하나도 모르는 사람에게 그렇게 하죠.
전문가들만 아는 용어로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모르기 때문에 불안해하고 의사소통에 실패해요. 그리고 그 사람들의 의견들, 예를 들어 ‘뭐를 찾아봐~’ ‘물이 필요해’ ‘육지가 어디 있을까?’ ‘우리가 지금 식량이 부족한데 고깃배가 있어야할 것 같아’ 같은 것을 듣고 다시 망루에 기어올라가서 그 사람들의 바람을 찾는 거에요.
커퍼는 내가 바라는 바와 대중들이 바라는 바를 중간에 놓고 소통하는 사람들이에요. 그 소통이 얼마나 성공적이냐가 좋은 커퍼의 기준이에요. ‘내가 큐그레이던데 이거 83점이야’ 이런 게 아니라 왜? 왜가 더 중요하다는 거죠.
그러니까 이거를 예술에 대한 평가라고 생각하면 굉장히 많은 것들을 쉽게 할 수 있어요. 커피를 평가하는 사람들이 이걸 완전히 동떨어진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우리나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하지 않고 그냥 당장 어떻게 나오고 그런 것부터 가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다보니까 커피 교육도 무조건 눌러서 담고 칙칙 끝. 눈앞의 성과를 만들어내는 방향으로 교육을 하고 있어요. 그러다보니까 큰 질문을 만나게되면 그거에 대한 답변을 하지 못해요. 자기 스스로 조차도 묻지요. ‘왜 커피야?’

#

서 대표는 ‘커피 리브레’가 지금처럼 유명해 질 수 있었던 이유가 ‘운이 좋아서’라고 말했다. 유명 방송 프로그램에 소개된 것이 분명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그 후에 큰 고비를 겪고도 여전히 사랑을 받는다는 건 단순히 운 때문은 아닌 듯 했다.
필 “제가 되게 좋아하는 말중에 그런 거 있어요. ‘날아갈 수 없는 곳은 절면서 가야한다.’ 페르시아 시 중에 하나인데 이 세상에 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거에요. 그 얘기는 누구나 절면서 걷고 있다는 거에요. 아닌 척하지만 누구나. 그 유명한 빌게이츠도 오바마, 나도. 멋진 척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 하고 있지만 자기 안에서 절면서 살아가고 있는거에요.”

효 “좋은 말인 거 같아요.”

필 “저는 약간 좀 그런 거 되게 좋아해요. 약간 슬프고.”
나름의 성공을 거둔 사람들의 이유가 ‘타고난 재능’ 보다는 ‘노력’ 때문이라는 말이 아직까지 믿고 싶은 말이다. 날 수는 없지만 묵묵하게 계속해온 절은 걸음이 커피 리브레가 수많은 추종자들을 가지게 된 이유일 것이다. 단순한 장사치라면 절대 살 수 없는 ‘신뢰’가 서 대표의 커피에는 있었다.

고른다. 볶는다. 내린다. 한없이 간단해질 수 있지만 끝도 없이 복잡한 것이 커피다. 긴 시간의 이야기를 곱씹으며 커피 한 잔이 문득 절실해졌다.

내일 아침 커피 맛은 어떤 맛일까.

글. 계란비누

서필훈 대표 커피 연재 #1 '마리오와 나' 보기
2016.04.12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이런 분야는 어때요?

ESTaid footer image

Copyright © ESTaid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