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경들, 이건 아니지 않나요" 교통사고 대응 논란.. 진실은?

[이슈]by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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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경들이 교통사고 현장에서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글이 올라와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고차량이 쓰러져 차 안에 사람이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여경들이 어쩔 줄 몰라 하며 지나가던 남자 시민에게 의존했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하지만 경찰은 글 내용과는 달리 여경들이 적극적으로 사고를 처리했다고 반박한다.


■ 사고현장 사진 한 장에 여경 비난 쏟아져

29일 부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8일 경찰공무원 지망생 카페 ‘경찰공무원을 꿈꾸는 사람들(경꿈사)’에는 “여경들의 실체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사고 현장 사진 한 장을 올리면서 “현장에 여경 4명이 출동했는데 정작 아무 것도 못하고 구경 중이던 아저씨 혼자서 구출 중”이라며 “이건 좀 아니지 않나요? (여경) 4명이서 ‘어떡해 어떡해’ 이러고 있더라”라고 전했다. 아울러 자신은 여성혐오나 여경들에 대한 반감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해당 글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됐다. 네티즌들은 “여경 체력검사 엄격하게 해야 한다. 여자랍시고 봐주니까 저런 꼴 나는 것”, “녹색어머니회가 해도 쟤네보단 잘함”, “경찰이 아니라 치안조무사”, “세금 아깝다” 등 여경들에 대한 비난 댓글이 쏟아졌다.


이는 올 하반기 추가 순경 공채에서 여경 선발 비율을 25%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에 대한 반발과도 맞물린다. 지난해 말 정부는 2022년까지 여경 비율을 15%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여성대상 범죄 대응을 강화하고 경찰 내 다양성 확보와 성평등 문화를 확산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체력이 약한 여경이 늘리면 치안이 불안해질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번 사고 현장 사진은 여경에 대한 반감 여론에 기름을 부은 셈이 됐다.


■ 경찰 "글 내용과 달라.. 여경들 사고 적극 처리"

경찰에 확인한 결과 사진 속 상황은 실제 지난 28일 오후 2시 55분께 연산로터리 부근에서 벌어진 교통사고 현장인 것으로 밝혀졌다. 신호를 위반한 라보 차량이 포터 차량을 들이받아 라보 차량이 왼쪽으로 넘어지고 포터 차량도 파손됐다.


다만 글 내용과는 달리 여경 4명이 잘못 대응한 것은 아니라는 게 경찰 입장이다. 당시 근처에서 교통지원 근무 중이던 여경 4명이 교통사고 장면을 확인하고 119 및 관할경찰서에 사고 내용을 알린 뒤 현장으로 달려갔을 때 이미 포터 차량 운전자와 지나가던 시민 한 명이 라보 차량 안에 갇힌 운전자를 구조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차량 위에는 사람이 더 올라갈 수 있는 공간이 안 돼 먼저 구조활동을 하고 있던 시민에게 운전자를 끌어 올려달라고 한 것일 뿐, 그저 바라만 보고 있던 게 아니다”면서 “여경 한 명이 운전자가 쉽게 나올 수 있도록 사고 차량 문을 잡고 있었고, 다른 여경들도 2차 사고 예방에 힘쓰면서 견인차량을 부르고 운전자가 구출된 뒤 119에 인계해 병원에 후송하는 등 인터넷에 올라온 글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사고를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사진 한 장만으로 단편적으로 해석해 여경에 대한 비난이 쏟아져 여경들 입장에서는 억울한 상황”이라며 “경찰을 준비하는 남자 수험생들 입장에서는 여경 TO가 늘어난다고 하니 여경에 대한 안 좋은 시선이 생기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출처=경찰공무원을 꿈꾸는 사람들 카페)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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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9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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