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주커버그의 자비스, 한 CEO의 신년계획

[테크]by 김국현
마크 주커버그의 자비스, 한 CEO의

한 해가 또 저물어 간다. 

이맘때만 되면 수첩을 들춰본다. 올해 계획은 무엇이었나. 그리 많지 않은 몇 개의 체크박스조차도 완료 마크를 그려 넣기가 쉽지 않은 일이었음을 깨닫는다. 그래서 약간 슬퍼지기도 한다. 


페이스북의 CEO 마크 주커버그. 그의 2016년 계획은 인공지능 집사를 만드는 것이었었다 한다. 그리고 이 대표이사는 바쁜 일과를 쪼개 100여 시간을 투자하여 정말 '자비스'라는 인공지능 집사를 만들었고, 그 과정을 장문의 블로그로 포스팅했다.


비디오도 공개했는데, 정말 아이언맨의 그 자비스가 현실 속에 등장한 것 같았다. 무려 모건 프리먼의 목소리였다. '억지스러운 설정'들은 다소 티가 나긴 했다. 사실 주커버그가 100시간에 만든 것은 아이언맨급의 인공지능은 아니라, 홈 오토메이션을 위한 음성 인식 인터페이스 정도였다.


아마도 이미 페이스북이 알차게 준비하고 있는 음성인식/합성, 패턴인식, 자연어 처리 등 다양한 부품을 조립했기에 그리 어렵지 않게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었을 것이니, 지나치게 주눅이 들 필요는 없다. 하지만 100시간이면 보통 직장인이 어영부영하다가 2주 동안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기도 하니, 주커버그의 생산성만큼은 천재 해커답긴 하다. 


이 비디오가 설령 설정된 쇼라고 하더라도 의미가 있다. 그것은 CEO가 직접, 손에 직접 흙과 물을 묻혀 가며, 자신이 목격한 미래를 만들어 보여주려 했기 때문이다. 회사 입장에서도 이보다 더 강력한 마케팅은 없다. 이미 이 뉴스는 전 세계에서 화제를 몰기 시작했다. 아이언맨의 주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자비스 목소리를 해주겠다고 '댓글'로 제안하기도 했다. 이미 자기 집을 스마트홈으로 90년대 중반에 꾸몄던 빌게이츠도 답글을 달았다.


주커버그는 자비스 프로젝트 이외에, 2016년 한 해 동안 365마일을 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자비스를 만드는 시간보다 많이 걸렸지만, 이 또한 벌써 끝냈다고 한다. 작년까지는 격주로 한 권의 책을 읽겠다는 선언, 중국어를 공부하겠다는 선언을 하고 또 정말로 해내기도 했다. 


이런...


원래 페이스북 따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나 빼곤 다 잘 나가는 것으로 보이기 마련이다. 

SNS란 그런 곳이다.

2016.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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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닷컴, 조선일보, 한겨레 등에 글을 연재중이며 '오프라인의 귀환' 등 유수의 저서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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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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