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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정치BAR_사진으로 보는 바른정당 10개월

‘불안한 동거’…위태위태했던 바른정당의 286일

by한겨레

“새누리당은 소수의 친박이 좌지우지하는 박근혜 사당이 된 데다 자정능력마저 상실해 더 이상 보수의 미래를 만들지 못하게 됐다” (2017년 1월24일 바른정당 창당대회 당시 국민께 드리는 글. 김무성 의원이 읽음)

“보수세력의 새로운 세계를 위한 첫 발걸음은 보수대통합을 이뤄내는 일부터 시작돼야 합니다.”(2017년11월6일 김무성 의원 등 9명 바른정당 탈당 기자회견)

10개월여 전인 1월24일 김무성 의원 등 바른정당 창당에 참여한 33명의 의원들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중앙당 창당대회 단상에 올라 무릎부터 꿇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사과한다는 취지였다. 창당을 주도한 김무성 의원은 무릎을 꿇은 채 “통렬한 마음으로 국민의 용서를 구한다”고 말하며 ‘큰절’을 했다.

 

창당 286일만인 6일, 김무성 의원 등 9명의 의원은 10개월 전의 심각한 표정 그대로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장의 카메라 앞에 섰다. 그리고 “보수 대통합”을 위해서라며 탈당을 선언했다. ‘개혁 보수’라는 말은 입에 오르지 않았다. 결국 이날 이들의 탈당으로 바른정당은 의석수가 11명으로 줄어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잃었다.

 

애초 창당부터 지금까지 바른정당은 ‘살얼음판’을 걸어왔다. 자유한국당과 경쟁 속에서 좀처럼 오르지 않는 지지율에 당내 의원들은 꾸준히 흔들렸고, 결국 대선을 앞두고 13명의 의원들이 탈당했다. 새로 대표로 선출돼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독자 생존의 첫걸음을 떼려 했던 이혜훈 대표는 금품수수 의혹에 발목이 잡혀 대표 자리에서 낙마했다. ‘자강파’와 ‘통합파’는 끊임없이 갈등했다.

 

바른정당의 ‘불안한 10개월’을 사진으로 돌아본다.

‘불안한 동거’…위태위태했던 바른정당

바른정당 중앙당 창당대회가 열린 1월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홀에서 김무성 의원이 소속 의원, 지도부와 함께 무릎 꿇고 `국민에게 드리는 사죄의 글'을 읽고 있다. 큰 화면 앞줄 왼쪽부터 주호영 원내대표, 정병국 대표, 김 의원,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바른정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진 옛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비박(비박근혜)계 인사들이 주축이 돼서 탄생했다. ‘진짜 보수’를 선언한 33명의 의원들이 합류하며 원내 4당 자리에 올랐고, 남경필 경기도지사·원희룡 제주도지사·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보수의 ‘잠룡’들이 같이하며 세를 불렸다.

‘불안한 동거’…위태위태했던 바른정당

바른정당 대선 후보였던 유승민 의원이 지난 3월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경선 후보자였던 남경필 경기지사의 인사말에 웃고 있다. 오른쪽은 선대위원장을 맡기로한 김무성 의원.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대권 주자로 영입하려 했던 바른정당의 꿈은, 지난 2월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무너졌다. 하지만 대선을 42일 앞두고 발 빠르게 유승민 의원을 대선후보로 확정하는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낮은 지지율 탓에 자유한국당, 국민의당과의 단일화 요구들이 터져 나왔지만, 유 의원은 대선 레이스 완주를 택했다.

 

결국 4월28일 이은재 의원이 탈당하고, 권성동 의원 등 12명이 대선 일주일을 앞두고 탈당, 자유한국당 복귀를 선언했다.

‘불안한 동거’…위태위태했던 바른정당

바른정당 홍문표(가운데) 의원 등 13명의 의원이 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바른정당 탈당과 자유한국당 입당을 선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일표, 김학용, 박성중, 여상규, 박순자, 이군현, 홍문표, 김재경, 김성태, 황영철, 이진복, 권성동, 장제원 의원. (황영철 의원을 탈당 의사를 철회했다.)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불안한 동거’…위태위태했던 바른정당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가 9월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전체회의에서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히려고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왼쪽은 주호영 원내대표.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6월 전당대회에서 ‘자강파’인 이혜훈 의원을 대표로 뽑아 당내 갈등을 수습하고 개혁보수 정당으로 자리매김하려 시도했다. 하지만 이혜훈 의원이 금품수수 의혹에 연루돼 74일 만에 낙마하면서 이러한 시도는 물거품이 됐다.

‘불안한 동거’…위태위태했던 바른정당

9월10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바른정당 의원 18명이 모인 만찬 자리에서 김무성·유승민 의원이 당의 화합을 강조하며 입맞춤을 하고 있다. 바른정당 제공

지난 9월10일 여의도에서 바른정당 의원 18명이 모인 자리에 참석한 김무성·유승민 의원은 입맞춤을 하며 ‘휴전’을 선언했다. 이혜훈 대표 낙마 뒤 “유승민 사당화(私黨化)”를 거론하며 유승민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를 비판한 김 대표와 유 의원이 일단 손을 잡은 것이다.

 

자강파와 통합파 간 합의로 11월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기로 했지만, 이번엔 외부에서 문제가 찾아왔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을 고리로 ‘통합 카드’를 꺼냈기 때문이다.

‘불안한 동거’…위태위태했던 바른정당

바른정당 의원들이 11월 5일 저녁 국회에서 당의 운명을 결정할 의원총회를 열고 있다.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결국 5일 의원총회는 사실상 서로에게 이별을 통보하는 자리가 됐다.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이 자유 한국당과의 ‘통합 전당대회론’을 중재안으로 내걸었으나 되돌리기엔 너무 늦었다.

‘불안한 동거’…위태위태했던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 등 9명이 11월6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장에서 바른정당의 탈당을 선언한 뒤 자리를 나서고 있다. 신소영 기자

자유한국당을 바라보는 대부분 바른정당 의원들의 머릿속에는 애초부터 다음과 같은 노랫말이 떠나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난 너를 지울 수 있을까/우린 남이 될 수 있을까/난 너를 지울 수 있을까/그저 한순간에 우린/남이 될 수 있을까”(볼빨간 사춘기 ‘남이 될 수 있을까’ 중)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