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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남한강 물길 따라
쉬고 놀며 ‘겨울 힐링’

by한겨레

이기적인 여행


충주 목공예·온천욕, 제천 약선음식 체험

단양 ‘스카이워크’ 거쳐 빛터널 걸어볼만

영월선 섶다리 놓인 겨울강 정취에 흠뻑

남한강 물길 따라 쉬고 놀며 ‘겨울

단양 남한강변 절벽 위의 ‘만천하 스카이워크’ 전망대. 미세먼지가 낀 가운데 상진철교·상진대교와 단양읍내 일부가 보인다.

춥고 발 시린 겨울, 주말 여행 나서기 좋은 철은 아니다. 그래도 방학 맞은 아이들과 어디든 떠나고 싶은 가족, 오붓한 겨울 여행을 생각하는 부부·연인을 위해 골랐다. 수도권에서 그리 멀지 않은, 중부 내륙 지역을 한바퀴 돌며 만나는 이색 볼거리들이다. 눈 호사하고 체험하며 건강도 챙기는 여정이다. 남한강을 따라 이어진 강과 호수의 고장 충주·제천·단양, 그리고 영월이다. 네곳을 모두 찬찬히 여행하려면, 4박5일도 모자란다. 취향대로 골라, 보고 즐기고 이동하시면 된다.


먼저, 좀 쓸쓸하고 쌀쌀한 분위기지만 겨울 숲으로 들어가 보자. 중부내륙고속도로 북충주 나들목에서 4㎞ 거리, 자주봉산 자락에 충주행복숲체험원이 있다. 겨울 숲 분위기는 썰렁해도, 여기서 사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숲속의집·캠핑장 등을 갖춘 문성자연휴양림과 목재문화체험장, 집라인 코스, 생태학습관, 모노레일(겨울 휴무) 코스 그리고 명상센터 깊은산속옹달샘이 체험원 안에 있다.

겨울 숲에서 온가족 목공예 체험

목재문화체험장으로 가보자. 나무쟁반·액자·시계에서부터 작은 탁자와 의자, 다과상, 책꽂이, 미니 서랍장까지 짜 가져갈 수 있는 본격 목공예 체험장이다. 다듬어 놓은 소나무 판자와 각목들, 다양한 도구가 준비돼 있다. 비용도 저렴하다. 책꽂이 1만5000원, 의자 3만5000원, 수납상자 2만5000원 등. 체험장 건물 안에는 목재문화전시실도 딸려 있다. 나무와 숲, 수종과 쓰임새, 목재 생산 과정 등을 알아볼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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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행복숲체험원의 목재문화체험장에서 체험객이 나무판을 이용한 시계를 만들고 있다.

줄에 매달려 짜릿한 속도감을 즐기는 집라인(zip-line. 집와이어)도 설치돼 있다. 난이도가 다른 4개 코스, 총 1㎞ 길이다. 집라인도 타고 숲길도 걷고 출렁다리도 건너는, 약 1시간짜리 숲 탐험 코스다. 겨울엔 금·토·일요일만 운영한다. 1인 3만원.

 

명상에 관심이 있다면, 미리 예약을 한 뒤 깊은산속옹달샘을 찾아가볼 만하다. 아침편지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명상치유센터다. 자연 속 휴식과 명상을 통해 지친 심신을 다스려볼 수 있는 장소다. 걷기 명상, 향기 명상, 춤 명상, 단식 명상, 갱년기 치유 명상 등 1박2일~6박7일 일정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예약 때 확인 필수)된다. 1박2일 2인 20만원(2인 세끼 포함).

 

충주 여행길에 온천욕을 빼놓을 수 없다. 충주는 ‘삼색온천의 고장’으로 불린다. 유서 깊은 수안보온천은 알칼리 온천수요, 앙성온천은 천연탄산 온천수로 이름 높다. 문강온천은 전국 최고의 유황 온천수를 자랑하지만 현재 재단장 공사 중이다. 수안보온천의 한화리조트와 수안보파크호텔엔 아담한 노천탕이 딸려 있어 이용해볼 만하다. 노천욕 때 눈이 내려준다면 금상첨화다.

 

통일신라시대의 거대한 칠층석탑인 중앙탑과 국내 유일의 고구려시대 빗돌인 중원고구려비는 충주 여행에서 필수 코스다.

청풍호 감상하며 약선음식 ‘보양’

충주호는 제천 땅에 이르면 청풍호라는 이름으로 바뀐다. 충주호 상류 지역이 ‘청풍명월’의 고장 청풍면에 속한다. 청풍호반에 자리한 볼거리 중 대표적인 것이 청풍문화재단지다. 고택·관아 등 수몰 지역에 있던 문화재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았다. 옛 관아 건물들도 볼만하지만, 정상 누각인 망월루에 오르면 청풍호 물줄기와 청풍대교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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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청풍문화재단지의 팔영루.

청풍호 전망이 좋기로는 비봉산(530m) 정상이다. 호수 설경도 아름답고, 오리발처럼 뻗어 나온 산줄기 경관이 볼만하지만, 정상으로 오르는 모노레일이 겨울엔 운행을 중단해 아쉽다. 제천시 쪽은 올해 말까지 청풍문화재단지와 비봉산 정상을 잇는 케이블카를 설치할 계획이다. 청풍대교 건너 청풍랜드의 번지점프대·암벽장 등 레저시설도 겨울에는 문을 닫는다.

 

제천시가 내건 구호가 ‘자연치유도시’다. 멋진 자연경관을 갖춘, 약초·약재 생산지임을 자랑하는 구호다. 제천에서 추천할 만한 먹거리도 약초를 활용한 음식들이다. 약초·채소를 테마로 한 제천시 인증 음식 브랜드가 ‘약채락’인데, 22개 식당이 지정돼 있다. 한정식 건강 밥상을 제대로 차려내는 곳들이다. 지난해 제천시 중앙동에는 약선음식 거리도 생겼다. 식당 60여곳이 약선음식점으로 가입했다.

 

제천은 얼마 전 대형 화재사고로 시민들이 슬픔에 잠겨 있는 고장이다. 세밑 새해의 여러 축제들이 추모를 위해 취소됐다. 여행자도 소란스럽지 않게 차분한 마음으로 여행하는 것이 슬픔을 함께 나누는 자세겠다.

‘만천하’ 내려다보고 ‘빛터널’ 속으로

청풍호 상류 남한강 물길에 단양이 있다. 도담삼봉·사인암 등 단양팔경 경치도 좋지만 이번에 찾아갈 곳은 구석기시대 유물을 전시한 수양개유물전시관이다. 유물만 본다면 실망스럽겠지만, 오가는 길에 아기자기한 볼거리·체험거리가 밤낮으로 기다린다.

 

시내 쪽에서 전시관을 찾아가는 길이 근사하다. 폐철길을 따라 신호등이 설치된 비좁은 터널 여러 곳을 통과하며 차를 몰게 되는데, 터널 안에 색색의 조명이 설치돼 있다. 사실 조명시설의 극치는 수양개유물전시관 주변에 있지만 그보다 먼저 ‘만천하 스카이워크 전망대’에 올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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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 ‘만천하 스카이워크’ 옆에 ‘집와이어’(집라인) 출발지가 있다.

남한강변 절벽 위 만학천봉(320m) 위에 설치한 전망대다. 매표소 앞에서 왕복버스를 이용해 정상에 도착해 거대한 나선형 철구조물 전망탑 위로 오르게 된다. 여기서 ‘만천하’가 거의 다 보인다. 단양 시내와, 꽁꽁 얼어붙은 남한강 물줄기 풍경이 매우 아름답다. 전망대 바닥은 투명하게 돼 있어 남한강 물줄기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전망탑 밑은 980m 길이의 집라인 출발점이다. 물길을 내려다보며 시속 50㎞로 허공을 가를 수 있는 시설이다. 전망대 2000원, 집라인 3만원.

 

다시 빛터널을 통과해 옛 철길을 따라 가면 수양개유물전시관이다. 이곳은 오후 1시부터 밤 10시까지 문을 여는데, 낮보다 밤에 북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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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철길의 폐터널을 '빛터널'로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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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 수양개유물전시관 야외의 '비밀정원 야경.'

대규모 엘이디(LED) 조명 정원인 ‘비밀의 정원’이 불야성을 이뤄, 쌍쌍이 찾아와 야경을 즐기며 산책하는 이들이 많다. 역시 터널 조명시설인 ‘수양개빛터널’은 밤낮으로 눈부신 조명과 음악을 선보인다. 먼저 선사시대 유물을 둘러보고, 카페를 거쳐 빛터널을 감상한 뒤 야외 정원으로 나오게 된다.


단양은 마늘의 고장이다. 거리 곳곳에 마늘돌솥밥 등 마늘 활용 음식을 내는 식당들이 있다.

겨울 강 섶다리 건너며 만나는 정취

남한강 상류는 영월에서 동강으로 불린다. 영월의 대표 볼거리는 물론, 동강 경치와 단종의 슬픔이 깃든 청령포·장릉이다. 장릉·청령포를 거쳐, 강변 겨울 정취를 돋보이게 하는 영월의 또 다른 볼거리, 섶다리를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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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판운리의 섶다리. 주민들이 해마다 10월 나무와 흙을 이용해 섶다리를 놓는다.

섶다리란 나무와 솔가지, 흙을 이용해 놓던 전통 다리다. 해마다 가을에 주민들이 힘을 모아 통나무를 엮어 다리를 놓고, 여름 홍수 때 휩쓸려 떠내려가면 다시 놓곤 하던 좁고 긴 나무다리다. 영월에서는 현재 읍내 동강, 주천면 판운리 평창강과 주천리 주천강 세곳에 섶다리가 놓여 있다.

 

대표적인 것이 20여년 전부터 섶다리 놓기 풍습을 재현하고 있는 판운리의 섶다리다. 밤뒤 마을(판운2리)과 미다리 마을(판운1리)을 잇는 섶다리(길이 90m)를 건너며 만나는 얼어붙은 겨울 강 풍경이 그림 같다.

 

다리 건너 느릅나무 숲에 있는, 판운리 청년회장 장광수(52)씨가 운영하는 ‘섶다방’에도 들러보자. 장작난로 훈훈한, 아담한 통나무 움막 찻집이다. 창밖으로 섶다리를 내다보며 진하고 걸쭉한 대추차나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난로에 가래떡과 고구마도 구워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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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판운리 ‘섶다방’에서 창으로 내다본 섶다리.

장씨는 “썰매와 팽이도 있고 쥐불놀이용 깡통도 준비돼 있다”며 “여행길에 동심과 추억을 담아 갈 수 있는 곳”이라고 자랑했다. 섶다방 옆 느릅나무 숲에는 작은 공연·전시 공간도 있어 주말이면 동네 음악동아리의 악기 연주와 섶다리 사진 등을 감상할 수 있다.

 

판운리에서 차로 15분 거리인 주천리 주천강에도 섶다리가 있다. 조선시대 장릉 참배길에 이용되던 쌍섶다리를 재현한 것이다. 주천면 소재지인 주천리는 한우마을 ‘다하누촌’이다. 정육점에서 쇠고기를 산 뒤 부근 식당으로 가져가 구워 먹을 수 있다.

 

주천(酒泉)은 술샘이다. 술이 흘러나오는 샘 전설에서 비롯한 지명이다. 주천1교 옆, 주천강변 바위 밑에 말라붙은 술샘 자리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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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팁>

 

  1. 중부내륙 힐링 테마여행 코스:충북도·강원도 4개 시·군을 잇는 건강·휴식·재충전 여행 코스다. 온천의 고장 충주시와 약초의 고장 제천시, 그리고 청정 자연환경을 간직한 단양군과 영월군 등 남한강을 따라 이어진 시·군들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인근 지역 연계를 통한 분산형·체류형 관광지 육성을 위해 선정한 10개 권역의 테마여행 코스 중 하나다.

     

    중부내륙 코스의 경우 여러 여행 포인트 중 계절과 취향에 맞는 곳들을 골라 1박2일~3박4일의 일정을 마련해볼 만하다. 20~30대 연인이라면 전망대·레저시설과 강변 카페 탐방, 40~50대 부부라면 온천과 명상시설, 약선음식 맛집 순례를 해볼 수 있다.

     

    중부내륙 코스를 기획한 지역활성화센터 오형은 대표는 “중부내륙 힐링 코스는 사철 휴식·건강 관련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코스”라며 “앞으로 지자체들과 협력해 권역 통합 해설사 육성, 연계 시티투어버스 운행, 테마별 여행상품 개발 등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 여행 문의:충주행복숲체험원 (043)870-7912, 명상치유센터 깊은산속옹달샘 1644-8421, 제천시 관광안내 콜센터 (043)641-6731, 단양 만천하스카이워크 (043)421-0014, 단양 수양개빛터널 (043)421-5453, 영월군 관광안내소 1577-0545.

충주 제천 단양 영월/글·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leebh9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