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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중국, 세계 최초 원숭이 복제 성공…“뇌질환 실험할듯”

by한겨레

‘중화’에서 이름 따 ‘중중’ ‘화화’로 불러

체세포 핵치환 기법으로 두 마리 태어나

연구진 “인간 뇌질환 실험동물로 쓰일듯”

중국, 세계 최초 원숭이 복제 성공…

최초의 영장류 복제 동물로, 태어난 지 8주 된 원숭이 ’중중’. 중국과학한림원(CAS) 제공

복제 양 돌리가 태어난 지 20여년 만에 영장류에서 첫 복제 동물이 태어났다. 그동안 쥐, 소, 돼지, 개 등 많은 동물 종의 복제가 이어졌지만 영장류 동물이 복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과학한림원 신경과학연구소(ION) 연구진은 ‘체세포 핵치환 복제(SCNT)’ 기법을 써서 원숭이의 복제 배아를 만들었으며 여기에서 복제 원숭이 2마리가 태어났다고

생물학술지 <셀>에 보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첫 번째 영장류 복제 동물로 기록된 이 원숭이들에는 중국을 뜻하는 ‘중화’(中華)에서 한 글자씩 따온 ‘중중’과 ‘화화’라는 이름이 각각 붙여졌다.

 

‘체세포 핵치환 복제’는 유전물질이 들어 있는 세포핵을 없앤 난자에다 복제하려는 동물의 체세포를 집어넣어 세포핵을 바꾸는 복제 기법이다. 이렇게 복제된 배아를 다른 암컷 동물의 자궁에 착상시키면 체세포의 주인인 동물과 유전자가 똑같은 복제 동물이 태어난다. 돌리 이후에 많은 동물 종들이 이런 기법으로 복제됐다.

하지만 영장류 동물에서는 이런 기법이 쉽게 적용되지 않아 그동안 영장류 동물 복제는 이뤄지지 못했다. 과학저널 <네이처> 보도를 보면, 중국 연구진은 이전에 개발된 여러 기법들을 적절히 조합해 영장류 복제를 위한 최적의 기법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연구진은 체세포 핵치환을 거쳐 복제 배아 109개를 만들었으며 그 중 4분의 3가량을 대리모 원숭이 21마리에 착상했다. 거기에서 2마리가 태어났다. 연구진은 중중은 태어난 지 8주, 화화는 6주가 됐으며 앞으로 6마리가 더 태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 세계 최초 원숭이 복제 성공…

태어난 지 6주 된 첫 복제 원숭이 ’화화’. 중국과학한림원(CAS) 제공

유전학적으로 사람과 가장 가까운 영장류인 원숭이의 복제 동물은 앞으로 파킨슨병 같은 인간의 뇌질환을 연구하는 데 사람을 대신하는 질환모델용 실험 동물로 쓰일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했다. 일부러 어떤 유전자 형질을 없애거나 증폭하고서 복제한 원숭이에서는 특정 유전자의 기능이나 영향을 훨씬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어 인간 뇌질환 연구에 큰 도움이 되리라는 것이다. 중국 연구진은 동물 복제와 더불어 유전자 편집(유전가 가위) 기술이 복제 동물을 이용한 인간 유전질환 연구에 함께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선 영장류 복제에 이어 인간 복제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연구진은 <네이처> 뉴스에서 “기술적으로는 인간 복제에 장애물은 없다”면서도 “우리는 영장류 동물을 복제하려는 것이고 그게 우리 연구의 목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사실 인간 복제는 윤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불가능에 가깝다. 태어난 복제 동물은 소수이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난자들이 사용되며 착상·임신·출산 과정에서 많은 희생이 뒤따를 수밖에 없어, 인간 복제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인간 체세포 복제배아 줄기세포주를 처음 확립한 미국 슈트라트 미탈리포프 교수는 자신이 원숭이 복제를 시도하던 2000년대에 1만5000여 개의 원숭이 난자가 쓰일 정도로 영장류 복제가 어렵기에 이번 원숭이 복제는 큰 성과라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찬사가 이어졌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5일 관련 소식을 1면과 10면 ‘대단하다! 중국 과학’이라는 고정 꼭지에서 다루면서, “서유기의 손오공은 털을 뽑아 후 불면 즉시 수많은 분신이 등장하는데, 이와 비슷한 광경이 현실에서도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연구진이 지난 5년 동안 귀가한 날이 60일밖에 되지 않았다면서 “가족들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누리꾼들은 대개 중국 과학의 발전에 찬사를 보냈지만, 중국의 허술한 연구 윤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웨이보의 한 누리꾼은 “다른 나라들도 못하는 게 아니라 윤리도덕 문제 탓에 영장류 실험을 못하는 것이다. 중국 연구기관의 윤리 심사는 유명무실해서 허가가 너무 쉽게 나온다”며 “다음 단계의 인간 복제가 되면, 복제인간을 가축처럼 키워서 체내 기관만 얻으려 드는 상황이 생기지 않을까”라고 적었다.

 

오철우 선임기자,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cheolwo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