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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북극곰 ‘통키’야,
영국에서 편안하게 살아~

by한겨레

사육환경·정형행동 논란 됐던 마지막 북극곰

4만㎡ 넓은 사육사의 요크셔동물원으로 이사

동물복지 고려해 동물을 보내는 건 처음

북극곰 ‘통키’야, 영국에서 편안하게

북극곰 ‘통키’가 11월 영국 요크셔동물원으로 떠난다. 에버랜드 제공

국내 유일의 북극곰,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에 사는 ‘통키’가 11월 영국 요크셔동물원으로 떠나 여생을 보내기로 했다. 동물복지 측면을 고려해 논란이 된 멸종위기종을 환경이 좋은 다른 동물원으로 보내는 건 국내에선 이번이 처음이다.

 

에버랜드는 11일 영국 요크셔동물원과 협력을 맺고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북극곰 통키를 11월 이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통키는 1995년 경남 마산의 동물원에서 태어나 1997년 에버랜드로 이주했다. 현재 만 23살인 통키는 사람으로 치면 70~80살 정도의 고령이다. 북극곰의 평균 수명은 25~30년이다. 통키는 국내 동물원에서 마지막으로 사육되고 있는 북극곰이다.

북극곰 ‘통키’야, 영국에서 편안하게

초복을 하루 앞둔 2005년 7월 14일 오전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동물원에서 북극곰들이 얼음 속 과일을 빼 먹으며 더위를 피하고 있다. 용인/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통키가 11월 옮겨가는 요크셔동물원은 국제북극곰협회와 보전 활동을 진행할 정도로 북극곰에 대한 이해 수준이 높고 경험이 풍부한 곳이라고 에버랜드는 밝혔다. 더불어 4만㎡의 북극곰 전용 공간은 대형 호수, 초원 등 실제 서식지와 유사한 자연환경으로 꾸며졌다. 현재 네 마리의 북극곰이 생활하고 있는데, 통키가 이들과 합사할 지 단독으로 생활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에버랜드는 지난해 7월 영국 요크셔동물원과 의견을 조율해 고령인 통키의 건강과 평안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이주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요크셔동물원의 북극곰 전문 수의사와 사육사가 에버랜드를 방문해 통키의 건강과 이전 가능 여부를 확인한 결과, 통키가 나이에 비해 매우 건강하며 영국까지의 여행이 가능할 것이라는 소견을 밝혔다. 양쪽은 북극곰은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라 국가 간 이동 시 행정 및 검역절차가 복잡하고, 사전 안전 조치 등으로 인한 긴 준비 기간이 필요한 데다 이동 시 외부 온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11월말 이전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북극곰 ‘통키’야, 영국에서 편안하게

동물권단체 '케어'가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강여의나루시민공원선착장에서 에버랜드 북극곰 '통키'의 사육환경 개선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통키는 에버랜드 동물원에 살고 있는 22살 북극곰으로 2015년 딩시 고온 등 열악한 환경의 좁은 사육장에서 갇혀 지내며 정신질환을 보였다. 에버랜드는 당시 이 사육장에 에어컨 설치와 내부 수영장 수질 개선을 약속했으나, 여전히 북극곰 사육환경은 크게 개선되지 않은 상황이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통키는 지난해 여름 열악한 사육환경으로 이슈가 됐다. 통키의 사육사는 1970년대 건립돼 당시에는 최신식 시설이었지만, 최근의 기준에서 볼 때 좋은 사육환경이라 볼 수 없다. 통키는 사육사의 양 끝을 끝없이 오가며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타내는 ‘정형행동’을 보였다. 이에 동물권단체 ‘케어’ 등은 지난해 7월 “통키가 30도가 넘는 한낮 폭염 속에서 물 한 방울 없는 방사장에 홀로 방치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에버랜드 쪽은 “전용 풀장은 일주일에 두 번 물을 빼고 청소하는데, 이 과정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 여름철 통키의 실내 서식공간 온도는 북극곰 서식지인 캐나다 매니토바 지역 여름 평균기온보다 낮은 18도로 유지한다”고 해명했다.

 

15년 가까이 통키를 보살핀 이광희 전임사육사는 “정든 통키와 이별이 아쉽지만, 다른 북극곰 친구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에버랜드는 통키 이전 전 실내 냉방 유지, 실외 전용 풀 주 1회 이상의 물 교환과 소독을 통해 쾌적한 환경에서 통키의 건강을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