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지 장례식에 대통령 명의 근조기 받은 며느리

“관 위에 태극기 덮어드리고 조문식 거행 큰 감동”

과거엔 국가보훈처장 명의 근조기와 태극기 택배 배송

고민정 부대변인 “유가족 마지막 길 합당한 대우”

“사실은 시아버님께서 생전에 문재인 대통령님을 별로 좋아하진 않으셨는데 돌아가시고 나서 대통령님 명의의 근조기와 태극기를 받게 되었고 입관 날에도 20명의 무공수훈자회 어르신들이 참석하셔서 관 위에 태극기를 덮어드리고 조문식을 거행해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이 지난 16일 청와대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소개한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온 특별한 편지’가 화제다. 지난 10일 ‘국가유공자의 며느리’라고 밝힌 이가 보낸 두 장의 편지에는 지난 6월부터 국가유공자가 사망했을 때 보내는 근조기의 명의가 국가보훈처장에서 대통령으로 바뀌면서 예우가 높아진 데 대해 감사하는 유가족의 마음이 담겨 있다.

고 부대변인은 “시아버님께서 갑자기 돌아가셔서 부고를 올리고 빈소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제복을 차려입은 무공수훈자회 선양단원이 오셔서 대통령님 명의의 근조기와 태극기를 빈소에 놓고 헌화 분향을 엄숙하게 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는 편지 내용을 전했다.

국가유공자에게 대통령 명의의 근조기를 전달하기로 한 조처는 지난해 8월 문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으로 독립유공자와 유족들을 초청해서 한 오찬이 계기가 됐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대통령 명의 근조기와 조화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른 조처로 국가보훈처는 대통령 명의의 근조기를 제작했고, 올해 6월1일부터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따른 법률’에 해당하는 국가유공자가 사망한 경우 대통령 명의의 근조기를 증정하고 있다. 현재까지 대통령 근조기가 증정된 인원은 모두 973명이다.

대통령 명의의 근조기뿐 아니라 이 근조기를 전달하는 이들도 국가유공자다. 고 부대변인은 “(과거에는) 때로 근조기와 태극기가 택배로 전달돼 예우의 의미가 퇴색되기도 했다”며 “이 며느님의 편지에 등장하는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장례의전선양단원’ 들도 국가유공자”라고 밝혔다. 이어 “선양단원들은 국가유공자의 장례 예우에 대한 사전교육을 받고 부고가 있을 때 실제로 태극기와 근조기를 전달하고 조문을 한다“며 “대통령 명의 근조기 전달의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신 분들이시기에 여러모로 의미가 깊은 일이다. 이분들이 장례식에 참석해서 예우를 해 드리니 유공자께는 마지막 가시는 길에 합당한 예우가 되고, 남겨진 자손들에게는 자부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페이스북 글에는 “나라를 위해 젊음을 헌신하신 국가 유공자분들에게 쓰이는 세금이라면 얼마든지 낼 수 있다”(주**),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분께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잘하셨습니다”(김**) 등의 댓글이 달렸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