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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단독] 에스더,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 가짜뉴스’ 전파

by한겨레

[한겨레] [‘가짜뉴스’의 뿌리를 찾아서]


“고려연방제 공약” “저축은행 먹튀”


악의적 비방 글 올리고 퍼날라


박근혜 캠프에 5억여원 지원 요청


이용희 대표가 직접 기획안 작성


“애국 인터넷 선교사 300명 필요”

한겨레

극우와 기독교가 만나는 곳에 ‘가짜뉴스 공장’이 있었다. <한겨레>는 <한겨레21>과 함께 두달 남짓 ‘가짜뉴스’를 생산·유통하는 세력을 추적했다. 가짜뉴스가 유통되는 유튜브 채널 100여개, 카카오톡 채팅방 50여개를 전수조사하고 연결망 분석 기법을 통해 생산자와 전달자의 실체를 찾아 나섰다. 가짜뉴스를 연구해온 전문가 10여명의 도움을 받으며, 가짜뉴스 생산·유통에 직접 참여했던 관계자들을 만났다. 가짜뉴스의 뿌리와 극우 기독교 세력의 현주소를 해부하는 탐사기획은 4회에 걸쳐 이어진다.




난민·동성애 혐오 가짜뉴스 생산기지로 드러난 극우 기독교단체 ‘에스더기도운동’이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선거운동의 일환으로 이른바 ‘인터넷 선교사’를 양성해 문재인 후보에 대한 가짜뉴스를 살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에스더는 이 계획을 박근혜 캠프 외곽조직에 보고하며 ‘박근혜 당선을 위한 인터넷 사역’이라는 명목으로 1년 운영경비 5억5천여만원을 요청했다. 에스더가 가짜뉴스 생산·유포를 넘어 불법 선거운동까지 벌인 사실이 드러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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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는 이용희 에스더 대표가 2012년 6월 직접 작성한 ‘인터넷 선교사 양성을 위한 기획안’(기획안)을 30일 입수했다. 대선을 6개월 남짓 앞둔 시점에 작성된 이 기획안에서 이 대표는 남한 내 종북세력의 준동을 막기 위한 ‘인터넷 전문요원’ 300명 양성을 주장하며 대통령 선거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대선 사역’이다. 그는 “대남적화를 위한 사이버 병력이 3000명을 넘는 상황에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애국 인터넷 전사는 거의 전무한 상태”라며 “올해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친북 대통령 당선을 위한 허위사실 유포, 선전선동, 여론몰이 등 북한 사이버 병력과 남한 내 종북 세력들에 의해 국가적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또 이를 막기 위해 “각 분야를 모니터링하는 인터넷 각 영역의 전문요원 300명이 필요하다”며 “300명으로 시작하기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가능한 규모로 최대한 빨리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에스더 간사 “십알단 윤정훈 목사가

강연서 ‘인터넷 사역’ 노하우 전파”


2011년 ‘UTD’ 비밀모임 결성

박근혜 캠프 청년본부장 김상민 참석


이 대표 “모두 허위사실…법적 조처”


이 기획안은 작성 당일 이 대표의 지시로 박근혜 캠프 외곽조직인 ‘미래와 행복 연대’ 김아무개 대표에게 전자우편으로 전달됐다. <한겨레>가 입수한 전자우편에는 ‘이용희 대표님 지시로 보낸다. 내일 회의에 본 기획안이 작게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인터넷 사역에 대한 하나님의 도구로 쓰임받기를 기대해본다’는 에스더 관계자의 글이 담겨 있다.


전자우편 내용은 대선 사역에 따른 1년 운영경비 5억5천여만원을 지원해달라는 것이었다. 이 대표가 요청한 예산 세부 명세는 굉장히 구체적이다. 월급 200만원을 받는 책임 선교사 4명을 관리직으로 두고, 그들의 지휘를 받는 풀타임 인터넷 선교사 26명을 구성하는 데 따른 인건비로 3억9천여만원을 책정했다. 오프라인 활동 명목 비용으로 1억4500만원, 사무실 운영비와 교육비 명목으로 1억700여만원 등 모두 5억5천여만원의 활동비가 필요하다고 돼 있다.


복수의 에스더 관계자들은 에스더의 대선 사역이 2012년에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전년도부터 치밀하게 준비됐다고 말한다. 에스더는 대선 한해 전인 2011년 2월 ‘유티디’(UTD, Until The Day)라는 이름의 비밀 모임을 결성했다. 이 모임에는 훗날 박근혜 대선 캠프 청년본부장을 지낸 김상민 전 국회의원이 멤버로 참석했다.


에스더 관계자는 유티디에 대해 “통일의 그날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박근혜 당선은 통일의 그날로 가기 위한 중간 기착지로 여겼다”고 했다. 유티디는 ‘운동을 통한 북한 선교와 교회들의 연계’ 등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실제 활동은 인터넷 여론 작업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가 입수한 2011년 2월 유티디 회의록을 보면, 안희환 예수비전교회 목사가 “(인터넷상에서) 흐름을 먼저 만들기 위해선 뒷수습이 아닌 선점이 필요하다”고 하자 김상민 전 의원이 “한국 대학교 오프라인 네트워크 1만명”을 목표로 하는 오프라인 조직을 강조하는 대목이 나온다. 인터넷 전문요원을 대학별로 사전에 양성하자는 취지의 발언들로 해석된다. “보안상에 문제가 있으니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사역 내용(활동 내용) 공유는 보류하자”고 제안한 김 전 의원은 유티디 활동의 확장을 위해 “국가브랜드위원장을 방문하고, 적십자와 활동을 연계”하겠다는 뜻과 함께 “거품이 아닌 실체를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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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에스더는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당선을 위한 대선 사역에 적극 나섰다. 에스더가 꾸린 인터넷 선교사들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포털 등에서 박근혜 후보에 대한 우호 여론을 설파하고, 문재인 후보를 비방하는 데 주력했다. <한겨레>가 입수한 에스더 내부 회의록을 보면, 이들은 ‘[문재인 공약] 고려 연방제 충격!’ ‘[충격] 문재인 저축은행 먹튀 사건’ ‘문재인 굿판 벌였다’ ‘박근혜 vs 문재인 10대 가치 충돌’ 등의 가짜뉴스를 집중적으로 유포했다. 사실 확인도 되지 않은 일방적 주장들이 사실로 날조돼 살포됐다. 이들은 네이버 등 포털의 주요 카페 15개에 관련 게시글을 퍼나르고,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에도 복수의 아이디를 개설해 관련 내용을 전파했다.


에스더에서 일했던 한 활동가는 “인터넷 여론에 개입하는 에스더의 인터넷 사역 전략은 차별금지법 반대로 시작해 ‘인권조례 반대’ ‘종북 논쟁’ ‘동성애 이슈 확산’ 등을 거치며 완성됐다”며 “새누리당 십알단으로 유명해진 윤정훈 목사 등이 대선 이전부터 에스더 내부 강연에서 트위터 사역, 인터넷 사역 노하우를 전파했다”고 했다. 또 “박원순 (서울시장),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에 이르기까지 정치적 반대자에 대한 지속적인 가짜뉴스를 배포했다”고 덧붙였다.


에스더의 대선 사역은 오프라인에서도 벌어졌다. 에스더는 2012년 12월4일부터 7일까지 경기 수원의 한 종교시설에서 ‘거룩한 나라, 북한구원 통일한국, 선교한국 이룰 차기 대통령 선출’을 기치로 ‘연합 금식 성회’를 개최했다. 1500여명이 참가한 집회에서 에스더는 ‘대선 후보들의 기독교 공공 정책’을 비교하며 노골적으로 박근혜 후보 당선 운동을 벌였다고 한다. 당시 성회에 참석했던 에스더 관계자는 “기독교 언어로 포장돼 있었지만 당시 행사 내용과 메시지는 박근혜 후보 찍으라는 얘기였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용희 대표는 “모두 허위사실”이라며 “잘못된 기사가 나갈 경우 민형사상 법적 조처를 하겠다”고 했다. 김상민 전 의원은 “에스더 관련 사안은 전혀 알지 못한다”고 했다. 안희환 목사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완 박준용 기자 funnyb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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