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가 달라졌다

[비즈]by 한겨레

빅데이터로 보는 경제

  1. 분석 기간: 2015년 1월1일~2018년 10월8일
  2. 분석 대상 문서: 블로그(542,529,142건), 트위터(12,674,909,520건), 뉴스(36,161,451건)
‘퇴사’가 달라졌다

적성에 맞지 않는 과도한 업무, 잦은 야근과 휴일근무는 직장인들의 퇴사를 부추기는 원인이다. 연합뉴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퇴사를 생각한다. 기대와 다른 사회생활, 대인관계로 인한 스트레스, 적은 연봉과 직무 불일치 등은 사표를 쓰게 하는 원인이다. 여기엔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진 것도 한몫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전국 만 19~59살 성인 남녀 1천 명에게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평생직장은 있을 수 없다’는 의견이 절반이 넘는 54.5%였다. ‘평생직장 개념은 유효하다’는 의견은 37.6%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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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선택 기준 연관 키워드 (*누르면 크게 해서 보실 수 있습니다.)

직업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젊은 세대에겐 고용 불확실성이 아닌 적성, 여가와 휴식을 위한 퇴사가 늘어나고 있다. 첫 직장에 입사해 평균 두 차례 이직했던 과거 X세대와 달리 밀레니얼 세대는 2배나 많은 평균 네 차례 이직한다. 비슷한 직군으로 이직뿐 아니라 전혀 다른 산업으로 이직이 늘어나는 게 특징이다. 프리랜서 비율도 꾸준히 늘고 있다. 프리랜서코리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1인 창업과 프리랜서 노동자 비율이 9%다. 밀레니얼 세대의 가치관이 달라지고 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고용형태가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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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에 영향을 주는 요인

직업에 대한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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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관련 키워드

밀레니얼 세대는 일자리에서 돈과 시간의 확실한 보상을 원한다. 일자리 관련 가장 많이 언급하는 키워드가 ‘연봉’(55%)과 ‘근무시간’(44%)인 데서 알 수 있다. 직장 선택 기준으로 돈만큼 시간을 중시한다는 뜻이다. 높은 연봉을 중시하던 기성세대와 달리 젊은층은 취업난 속에서도 적당히 벌며 잘살기를 희망한다. 높은 급여를 받아도 야근과 회식이 잦고, 업무 강도가 높은 일은 피한다. 밀레니얼 세대는 돈과 내 시간의 균형, 즉 ‘워라밸’을 무엇보다 중시한다.


일자리를 선택할 때 적성의 비중은 1%에 불과했다. 직무, 업무 성격 등이 적성에 부합하는지, 일로 적성 찾기를 희망한다는 기대가 과거보다 크게 줄었다. 취업으로 꿈을 찾고 목표를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칼퇴’ ‘연차’ ‘월차’ ‘휴가’ ‘야근’ 등과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를 명확히 누릴 수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겼다.

퇴사에 대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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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와 이직 고민 추이

밀레니얼 세대의 직업에 대한 특징은 입사와 동시에 퇴사를 고민한다는 것이다. 실제 퇴사와 이직 고민은 1년차부터 시작되며, 가장 고심하는 때가 3년차였다. 3년차는 30대 전후로, 이 회사에서 승승장구할지 도태될지를 진지하게 고민한다. 일단은 입사했지만, 현실에서 여러 갈등을 겪고 괴로워하다 조기 퇴사를 하는 일이 벌어진다. 회사가 더는 개인의 삶을 책임져줄 수 없다는 인식이 높아진 상황에서 워라밸을 찾으려 언제든 회사를 떠날 준비를 하는 셈이다. 오죽하면 퇴사와 취업준비생을 조합한 ‘퇴준생’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을까.


그렇다고 늘 사직서를 가슴에 품고 다니다 충동적으로 던지는 방식은 절대 좋지 않다. 무작정 회사를 그만두기보다 온라인에서 고민을 상의하고 조언을 구하거나, 취업 사이트에서 이직 준비를 한 뒤 실행에 옮긴다. 퇴사 뒤 교육을 해주는 ‘퇴사학교’에서 배우거나, 책 <퇴사하겠습니다> <직장인 퇴사 공부법> 등을 참고한다. 전문가들은 퇴사해야 하는 이유와 퇴사를 위해 준비한 것과 준비할 것, 퇴사를 잘하는 법 등을 스스로 묻고 답해보는 시간을 가져, 성급하게 퇴사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퇴사에 대한 관심과 감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퇴사’를 언급하는 수는 해마다 2배씩 늘어났다. 2015년과 2018년을 비교하면 ‘퇴사’ 언급량 순위가 크게 오른 것을 알 수 있다. 퇴사 인식도 2016년을 기준으로 ‘긍정’이 증가하고 있다.


퇴사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2015년과 2018년을 비교하면, 과거에는 업무·권고·압박·결혼 등의 이유로 퇴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상사와의 인간관계나 야근, 잦은 회식으로 퇴사를 결정하는 것이 늘어나고 있다. 야근과 잦은 회식이 밀레니얼 세대의 변화한 직업관과 부딪치면서 퇴사와 이직을 더욱 부추기는 것으로 분석된다.

‘퇴사’가 달라졌다

과거에는 자신의 퇴사로 주변 사람이 힘들어질 것을 우려해, 사전에 회사에 퇴사를 알리기 힘들어했다. 회사에서도 퇴사를 제때 처리해주지 않거나,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이 많았다. 2015년만 해도 SNS상에서 퇴사에 대한 부정적 단어의 언급이 62%로 높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 당당히 퇴사를 알리고, 주변에서도 그 용기를 부러워하며 응원하는 분위기가 많이 형성됐다.

퇴사 고민과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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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고민 상태

퇴사 고민을 가장 많이 털어놓는 상대는 친구였다. 가족보다 친구나 동료의 언급이 더 많았던 것은, 퇴사에 대한 관점이 부모와 형제 등 가족과 맞지 않은 일이 종종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어머니는 가족 중에서도 퇴사에 반대가 가장 심한 사람으로 드러났다.


어쨌든 퇴사를 결심했다면, 현명하게 해야 한다. 퇴직금 챙기기가 대표적이다. 퇴직금은 직원이 1명 이상 있는 모든 사업장에서 일주일에 평균 15시간 이상, 1년 이상 계속 일한 경우에는 누구나 받을 수 있다. 사표를 낼 때, 입사일과 퇴사일을 잘 계산해 총근무일이 365일이 되도록 하는 것이 유리하다. 주휴수당을 받을 요량이라면, 일요일까지 근무일로 산정해야 하므로 월요일 자로 사표를 내는 것이 현명하다. 퇴직을 앞둔 상황에서 1년 이내에 쓰지 못하고 남은 연차에 대해서는 연차수당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하자.


평생직장 개념이 젊은층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잦은 야근과 회식을 당연시 여기고, 상사와 고객의 ‘갑질’을 꾹 참으며, 사직서를 가슴에 품고 다니던 이전 세대와는 확연히 달라진 점이다. ‘취업절벽’이라는 험난한 여건 속에서도 나의 시간과 권리를 포기하지 않는 이들이 바로 밀레니얼 세대다.


최재원 다음소프트 이사·빅데이터 전문가 jw@daumsoft.com

2018.11.1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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