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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

봄맞이 홈스타일링,
색 더해 활짝!

by한겨레

커버스토리/ 원색

무채색 위주 침실·거실 싹 바꿔보기

비용 대비 효과 높은 방법은 뭘까?

면적 큰 침구나 커튼으로 시도해 볼 만

녹색은 식물 활용 플랜테리어로 완성

봄맞이 홈스타일링, 색 더해 활짝!

홈퍼니싱업체 까사미아의 도움을 받아 시도해 본 거실 홈스타일링. 이정연 기자

여길 봐도 회색, 저길 봐도 갈색. 무채색이 점거한 거실과 침실을 둘러본다. 이 공간에 생기가 필요하다! 그런데, 돈은 많지 않다. 봄을 맞아 집 안 분위기를 바꾸고 싶어졌다. 만만하지 않은 줄 알았는데, 의외로 쉽게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

 

봄맞이 홈스타일링, 색 더해 활짝!

6달 전 지금의 집으로 이사를 왔다. 이 집에는 독특한 인테리어 포인트가 있었는데, 거실 벽면의 절반가량을 나무로 덧대어 놓았다. 침실은 하얀 방이다. 침구는 회색만을 고집했다. 거실은 갈색, 침실은 회색 공간이다. 지난 설 연휴, 온종일 집에 있던 날 문득 떠올랐다. ‘갈색, 회색으로 채워진 공간…. 좀 더 포근하고, 생기 있는 공간으로 꾸밀 수 없을까?’ 단순한 스타일의 공간을 고집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경제력’이다. 번듯하게 인테리어 컨설팅을 받고, 공간에 꼭 맞는 가구들도 들이고 싶지만 선뜻 지갑을 열기가 어렵다. 그러나 봄맞이 홈 스타일링을 포기하기는 싫다. 알뜰하게 집 안 분위기를 확 바꿀 방법을 찾아 나선 이유다.

2만9천원에 홈 스타일링 상담을?

에스엔에스(SNS)에서 ‘#집스타그램’을 검색했다. 아마추어 홈 스타일리스트들의 세련된 실력이 전문가 못지않다. 끝없이 이어지는 이미지를 보면 범접할 수 없는 수준에 감탄하고 좌절한다. 단순한 홈 스타일링을 고수한 이유가 또 하나 있던 걸 그제야 떠올린다. 나는 ‘망손(망한 손·손재주가 없음을 뜻하는 말)’이다.

봄맞이 홈스타일링, 색 더해 활짝!

봄맞이 홈 스타일링을 하기 전 침실. 이정연 기자

그러나, 망손들이여 희망을 잃지 말자! 한 동료가 애플리케이션 ‘오늘의집’을 알려줬다. 가입해 들어가 보니, 회원들이 자랑하는 집 안 사진이 즐비하다. ‘#집스타그램’ 검색 결과와 다를 바 없다. 다시 좌절할 즈음 희망을 발견했다. ‘홈스타일링 최대 69% 할인’ 이벤트! 2만9천원에 집 안 일부 공간(거실·침실 중 하나 택일)의 홈 스타일링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였다. (망)손을 대면 댈수록 회색빛이 짙어가는 침실에 알록달록한 봄을 더하고 싶었다. 지난 13일 바로 홈 스타일링을 신청했다.


상담은 비대면으로 이뤄진다. 메신저로 담당자들과 소통한다. ‘공간을 직접 둘러보지 않는다고?’ 의아하다. 스타일 설문지를 받아보고서야 의아함이 사라졌다. 요구 사항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설문인지라, 그 내용이 상당히 많다. 좋아하는 스타일, 예산, 현재 방에 있는 가구의 밝기, 침대의 형태, 마음에 드는 전체적인 색상, 포인트 컬러로 쓰고 싶은 색상, 활용하고 싶은 소품, 새로 구입하려는 가구 등을 묻는다. 마음에 드는 전체적인 색상으로 ‘노란색’을 골랐다. 색상의 존재감을 뽐내기에 그만한 색이 없으니까. 게다가 ‘컬러 세러피’(컬러 테라피)에서 노란색은 ‘변화와 도전의 색’이라는 걸 보고, 마음이 동했다. 무채색 애호가의 컬러 홈 스타일링 ‘도전’에 딱 어울렸다.

봄맞이 홈스타일링, 색 더해 활짝!

‘오늘의집’ 홈 스타일링을 신청해 받아 본 무드 보드. 사진 ‘오늘의집’ 제공

가장 설레는 때는 ‘무드 보드’가 도착할 때다. 무드 보드는 신청자 설문 결과에 따라 홈 스타일링 전문가가 꾸민 예시 이미지다. 2개의 무드 보드가 도착했다. 각각 노란색, 베이지색을 전체적인 색상으로 쓴 예시 이미지였다. 두 예시를 두고 고민했다. 약간 황톳빛이 돌아 따뜻한 느낌이 드는 베이지색 침구와 옅은 녹색의 쿠션 그리고 하얀색 스탠드 등이 담겨 있는 ‘베이지색 예시’에 마음이 기울었다. 설문에서 호기롭게 노란색을 선택했지만, 컬러풀한 홈 스타일링 도전 초심자에게 노란색 침실은 무리였다.


선택한 무드 보드를 보며 온라인 상담을 이어갔다. 올해의 팬톤 컬러인 ‘리빙 코랄’(살아있는 산호색)을 침실 스타일링에 끼워 넣을 수 있을지 물었다. 홈 스타일링 상담을 담당한 권예진 디자이너는 “선택한 스타일과는 안 맞을 수 있다. 무리하게 포인트로 집어넣기보다는 침실 아닌 다른 공간에 다른 스타일로 연출하면 어떨까? 그리고 베이지색과 녹색도 리빙업계 쪽의 2019년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리빙 코랄 쿠션을 살 뻔했는데, 권 디자이너의 조언 덕에 피할 수 있었다. 무드 보드 상담을 마치면, 신청자의 예산에 맞춰 살만한 제품의 리스트와 관련 쇼핑 정보(링크)도 알려준다. ‘오늘의집’이 홈 스타일링 관련 쇼핑 플랫폼이기 때문에 가능한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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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집 홈 스타일링 상담 내용에 따라 꾸며본 침실. 이정연 기자

권 디자이너의 조언에 따라 베이지색 침구와 녹색 쿠션, 흰색 스탠드, 나무 상판 철제 작은 탁자로 침실을 꾸몄다. 오직 침구와 소품의 변화만으로 침실 분위기가 밝고 따뜻하면서도 생기 있게 바뀌었다. 권 디자이너는 “침구는 공간 구성에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 비용을 조금만 들이면서도 분위기를 확 바꾸고 싶거나, 계절감을 표현하고 싶을 때 이불 커버만 바꿔도 공간 분위기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커튼을 쓸 때도, 딱 창문에 맞춰 쓰지 말고 벽면 전체를 넓게 활용하는 걸 추천한다. 벽 중간에 커튼 배치가 끊기면 공간도 분리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벽 전체를 쓰면, 개방감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러 색의 조합, 겁내지 마세요!

거실 공간 스타일링은 침실보다 더 어렵다. 거실 벽 아래쪽 절반을 차지한 옅은 갈색의 나무 벽면 때문이다. 그 덕에 콘크리트 아파트 속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지만, 바닥과 티브이 수납장, 장식장까지 옅은 나무색인 게 문제다. 이 공간에 색감을 더하면 촌스럽지 않을까 걱정된다. 홈퍼니싱업체 까사미아 쪽에 문의를 해봤다. 거실 사진을 보내, 잘 어울리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의 가구와 소품을 추천받았다.


“밋밋한 색감이나 단조로인 디자인이 대부분인 공간에 컬러와 패턴(문양)이 포인트가 되는 가구나 소품을 배치하면 인테리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박지혜 까사미아 가구 엠디(MD) 팀장이 설명했다. 그가 가장 먼저 추천한 제품은 마름모꼴의 패턴이 강렬한 1인용 소파다. 박 팀장은 “1인 소파는 포인트 가구로 제격으로,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으면서도 소파가 놓인 공간을 인상이 강한 공간으로 변화시킨다. 원형 러그를 함께 배치하면 특별한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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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 홈 스타일링을 하기 전의 거실. 이정연 기자

손뜨개로 만든 듯한 ‘니트스툴’은 북유럽 홈 스타일링 예시 이미지에 단골로 등장하는 가구다. 의자나 발 받침으로 쓸 수 있고, 동그란 모양이지만 윗면이 쟁반을 놓기에 충분히 평평해서 테이블로도 사용할 수 있다. 까사미아의 ‘푸프’ 니트스툴(중간 크기)은 7만9천원이다. 스타일링 효과와 그 비용을 따지면, 가성비 높은 가구 중에 하나로 꼽을 만하다. 여기에 베이지색 소파 위에 채도가 낮은 분홍색 쿠션과 담요까지 깔았더니 옅은 갈색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침구나 커튼, 소품 외에 꼭 살펴보면 좋을 만한 게 있다. 바로 ‘식물’이다. 지난 14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서오릉 화훼단지를 찾았다. 지난 9일 들른 서점의 식물이 싱그러워 사장에게 문의했더니 알려준 곳이다. 서울 서부권에서 접근도가 높고, 저렴하게 식물을 살 수 있는 화훼단지다. 식물 고르는 조건은 단 하나다. 반려고양이에게 독성이 없는 식물일 것! ‘아레카야자’와 ‘보스턴 고사리’로 정했다. 개와 고양이에게 해를 입히지 않고, 두 식물 모두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발표한 ‘공기 정화 효과가 높은 식물’에 포함되어 있다. 아레카야자는 가습 효과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인은 “요즘 가장 많이 찾는 식물들이다. 둘 다 물을 좋아하는 식물이고 키우기도 까다롭지 않다”고 말했다.

봄맞이 홈스타일링, 색 더해 활짝!

아레카야자와 보스톤 고사리를 놓은 거실. 식물을 배치하면 공간에 생기가 확 돈다. 이정연 기자

플랜테리어(식물을 뜻하는 플랜트와 인테리어의 합성어. 식물 활용 인테리어)는 옳다! 사 온 식물을 거실에 들여놓자마자 환하게 웃었다. 식물에서 뻗어 나온 생기가 온 집에 퍼졌다. 녹색과 회색, 분홍색 그리고 강렬한 마름모 문양의 가구와 소품이 더욱 조화로워 보인다. 생기 가득한 공간에서 망손은 죽음을 생각하고, 한 가지 소망을 품는다. ‘부디 이 집에서는 반려식물이 생명을 다하는 일이 없기를….’ 선인장마저 죽이는 사람의 굳은 다짐이다.

원색
빨강, 초록, 노랑, 파랑 등 채도(색의 선명도)가 높은 색들과 이들 색을 혼합한 유채색을 뜻한다. 색은 개성을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이며, 그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다. 에스엔에스(SNS) 등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게 자연스러워진 시대다. 이를 반영하듯 지금 원색을 입은 패션·뷰티·인테리어 등이 다채로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