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하노이 회담 전 미사일 시험장 복구 징후…왜?

[이슈]by 한겨레

이상신호 어떻게 볼까

동창리 구조물 복구 움직임

2차 북미 정상회담 이전 포착

‘대미 협상력 높일 압박카드’ 해석

국정원, 화성-15형 산음동 기지서도

지난달 직전 수송차량 증가 포착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도 정상가동

트럼프 “사실이라면 매우 실망”

해석 분분하지만 ‘도발’ 단정 일러


북, 하노이 회담 전  미사일 시험장

북한이 서해 동창리 장거리로켓(미사일) 발사장 시설의 일부를 복구하고 있다는 관측이 잇따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확인하기엔 너무 이르다”면서도 “사실로 확인된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매우매우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견제구를 던졌다. 평양 외곽 산음동 미사일 연구기지에서도 차량 움직임이 증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움직임에 대한 엇갈리는 신호가 나오는 상황이어서 사실 여부와 북한의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7일(현지시각)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을 살펴본 결과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이동식 조립건물이 원상복구됐다”고 보도했다. 이 건물은 지난해 7월 해체됐으나 지난달 중순부터 자재들을 옮겨와 원래 위치에 재조립했다는 것이다. 국가정보원도 지난 5일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서 “북한이 지난해 7월 철거한 시설 가운데 일부를 복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정원은 복구 동향을 파악한 시점을 밝히지 않았으나, 군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북한이 동창리에서 구조물을 복구하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말했다. 하노이 정상회담 전부터 이런 움직임이 있었다는 뜻이다.


북한이 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에 동창리 구조물 복구에 들어갔느냐에 대해선 해석이 분분하다. 우선 북한이 회담을 앞두고 미국을 압박하려 한 게 아니냐는 풀이가 나온다.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카드라는 것이다. 북한이 회담에서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 폐기가 논의될 것으로 보고, 이어질 사찰·검증에 대비해 가시적 효과를 높이려 했다는 해석도 있다.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과 발사대는 김 위원장이 지난해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약속한 곳이다. 일각에선 북한이 회담에 실패할 경우 미사일 발사장으로 활용하기 위한 계산도 깔려 있었을 것이라고 의심하기도 한다. 그러나 북한이 하노이 정상회담 전만 해도 성과를 기대하는 분위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회담의 실패를 상정한 준비를 적극적으로 했다고 보긴 어렵다.


국정원은 지난달 직전부터 평양 외곽 산음동 미사일 연구기지에서 물자수송용 차량 이동이 증가한 동향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하노이 정상회담 전부터 시작된 것이다.


산음동 미사일 연구기지는 북한이 2017년 11월29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 로켓을 개발한 곳이다. 북한이 산음동 미사일 연구기지를 폐쇄하겠다고 약속한 바는 없다. 따라서 하노이 회담 전의 움직임을 긴장을 유발하기 위한 행동으로 해석하기엔 이르다. 단순히 시설을 유지하기 위한 일상적인 활동일 수도 있다.


그러나 북한의 이런 움직임이 향후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재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라면 북-미 협상은 궤도를 벗어날 공산이 크다. 북한은 하노이 회담에서 핵 실험과 장거리 로켓 시험발사를 영구적으로 중지한다는 확약도 문서 형태로 줄 용의를 밝혔다고 공개한 바 있다.


유강문 선임기자, 노지원 기자 moon@hani.co.kr


2019.03.0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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