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냥이는 건강할까?

[라이프]by 한겨레

[애니멀피플] 조홍섭의 멍냥이 사이언스

외출 고양이 실내 묘보다 감염 위험 3배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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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한 고양이는 흙, 다른 고양이, 먹이 등을 통해 다양한 병원체와 기생충으로 집안으로 옮기는 것으로 밝혀졌다. 게티이미지뱅크

하루 종일 집 안에 있는 고양이는 얼마나 갑갑할까. 다른 고양이도 못 만나고, 고층아파트에서는 창밖의 새나 다른 동물을 구경하기도 힘들다. 집사들 사이에 ‘고양이 산책’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운 배경이기도 하다.


그러나 적어도 위생에 관한 한, ‘고양이는 집안에서만 길러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야외를 돌아다니는 고양이의 병원체와 기생충 감염률이 실내묘보다 3배 가까이 높다는 사실이 세계 16개 나라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밝혀졌다.


케이레이 초코프스키 등 미국 오번대 연구자들은 과학저널 ‘바이올로지 레터’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실내와 실외 고양이의 감염을 비교할 수 있는 21개 연구를 분석해 이런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연구자들이 조사 대상으로 삼은 질병은 톡소플라스마증, 고양이회충 등 사람에 감염될 수 있는 것을 포함한 19가지였다. 집 밖에 나간 고양이는 흙, 다른 고양이, 새·쥐·곤충 등 먹이를 통해 이런 병원체를 묻혀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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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한 고양이는 흙, 다른 고양이, 먹이 등을 통해 다양한 병원체와 기생충으로 집안으로 옮기는 것으로 밝혀졌다. 게티이미지뱅크

집안으로 옮겨온 병원체와 기생충은 사람을 비롯해 다른 반려동물을 감염시키고, 반대로 야생동물에 전파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집고양이는 퓨마에게 고양이 면역결핍증 바이러스(FIV)를 옮겼다.


이번 연구는 스페인, 독일, 오스트레일리아, 브라질, 파키스탄 등을 포괄하는데, 뜻밖에도 위도가 1도 높아질수록 감염 확률이 4%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대보다 온대 지역의 감염 위험이 크다는 얘기다. 흔히 열대지역에 기생충이 득실댈 것으로 알지만, 실제로는 기생충이 다양하면 감염률은 오히려 낮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초코프스키는 “기본적으로 당신이 세계 어디에 살건 고양이를 집안에서 기르는 것이 감염병으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첩경”이라고 밝혔다. 그는 “고양이의 외출이 얼마나 큰 감염 위험요인인지 정량적으로 세계 전역에 걸쳐 모든 병원체를 대상으로 평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고양이로 인한 감염을 막는 최선의 방책으로 “고양이를 만지거나 씻기고 먹이를 준 뒤 손을 깨끗이 씻을 것”을 조언한다.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도 톡소포자충 감염을 피하려면 고기를 잘 익혀 먹고 고기를 조리한 뒤 손을 잘 씻을 것을 권고한다.


secothink@hani.co.kr

2019.06.0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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