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이제는 ‘르네상스풍 초상화’도 그린다

[테크]by 한겨레

4만5천여 고전 미술작품 학습

입술 등 얼굴 특징 잡아낸 뒤

DB에서 적합한 것 골라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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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얼굴 사진을 15세기 유럽의 르네상스풍 초상화로 바꿔주는 인공지능이 선보였다.


미국 노스이스턴대 교수이자 MIT-IBM왓슨연구소 인공지능랩의 초대작가인 마우로 마르티노(Mauro Martino)가 생성적 적대 신경망 `갠'(GAN)을 이용해 개발한 알고리즘이다.


미국의 인터넷미디어 <패스트컴퍼니>가 소개한 내용을 보면 `인공지능 초상화 아스'( AI Portrait Ars)라는 이름의 이 인공지능은 요즘 유행하는 이미지 생성 방식인 `스타일 이전'(style transfer)과는 다르다. `스타일 이전'이 기존 이미지 위에 반 고흐의 물결 무늬처럼 특정한 스타일의 표현을 입히는 반면, 이 방식은 한 발 더 나아가 얼굴 라인을 완전히 재설계한 새 그림을 만들어낸다. ‘갠’이란 이미지를 만드는 생성자와, 이 이미지를 원래의 이미지와 얼마나 다른지 식별하는 식별자가 서로 경쟁을 벌이며 이미지 품질을 높여가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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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개발된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작동하는 방식은 이렇다. 우선 사진에서 입술, 눈, 헤어스타일, 표정 등의 특징을 읽어낸다. 그리곤 저장돼 있는 미술작품 데이터베이스에서 이 특징과 가장 잘 부합하는 그림을 선택한다. 그런 다음 인공지능이 읽어낸 얼굴의 특징을 적용해 새로운 그림을 만든다. 사용자의 얼굴 특징에서 영감을 받아 그리는 방식이다.


마르티노는 초기 르네상스 시기부터 현대 미술에 이르기까지 르네상스풍의 초상화 4만5천점을 이 방식으로 학습시켜 그림 실력을 키웠다.


이 인공지능은 그러나 웃는 표정은 만들지 않는다. 왜 그럴까? 마르티노는 이는 전통적인 초상화 작가들이 뚜렷한 표정은 인물의 얼굴을 왜곡한다고 생각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인공지능이 웃음을 표현할 능력이 없다는 점은 우리에게 미술의 역사에 대해 뭔가를 가르쳐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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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젝트 웹사이트에서 자신의 얼굴 사진을 업로드하면 인공지능 시스템이 스스로 데이터베이스 안에서 가장 잘 어울리는 그림을 골라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한다. 몇초만 기다리면 인공지능이 그린 자신의 초상화를 얻을 수 있다. 마르티노는 “업로드한 사진은 사생활 보호를 위해 작업이 끝나면 곧바로 서버에서 삭제한다”고 사이트에 밝혀놨다.


필자의 사진 몇개로 인공지능의 실력을 알아봤다. 위의 그림 네 장이 인공지능이 그려준 필자의 초상화들이다. 인공지능이 그려주는 그림의 다수는 전통 르네상스 회화풍이지만 일부는 스케치성 그림도 있다. 인공지능은 왜 어떤 사진은 회화적으로, 어떤 사진은 스케치성으로 그림을 그릴까? 인터넷미디어 <패스트컴퍼니>에 따르면 마르티노도 그 이유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다만 배경이 밝은색일 땐 알고리즘이 연필이나 잉크로 그림을 그리는 경향이 있다고 추정했다. 실제 필자의 원본 사진과 그림을 비교해 본 결과, 이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2019.08.1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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