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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대만 ‘14달 미식여행’ 다녀온 부부가 추천하는 최고의 맛집들

먹고 또 먹어도
맛있는 것 천지

열대기후 섬에 높은 산 지형

해산물·농축산물 등 식재료 풍부

중국 출신 요리사의 솜씨와 만나

’미식의 나라’로 손꼽혀

먹고 또 먹어도 맛있는 것 천지

’푸저우 원조 후자오빙’의 요리사가 빚은 ‘후자오빙’를 화덕에 넣어 굽고 있다.

최근 주말여행지로 대만(타이완)이 뜨고 있다. 2시간이 조금 넘는 짧은 비행시간과 여행의 안전성만으로도 매력적인 여행지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재미가 미식이다. 2015년 미국 '시엔엔'(CNN)이 실시한 세계 미식여행지 설문조사에서 1위로 선정되었을 만큼 맛있는 음식이 많은 곳이다.

 

대만이 미식의 나라로 손꼽히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열대기후의 섬이라 해산물과 과일이 신선하고 풍부하다. 섬 중앙에는 높은 산이 자리잡고 있어 농축산물의 종류도 다양하고 질이 높다. 1949년 국공내전 당시 중국대륙의 최고 요리사들이 장제스와 고위관료들을 따라 대만으로 대거 이주하면서 수준 높은 중국의 요리문화가 이식됐다. 신선한 재료와 중국 요리사들의 정교한 솜씨가 만나 훌륭한 미식문화가 꽃피었다. 질 높고 다채로운 맛에 비해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해 오직 먹으러만 가기에도 훌륭한 여행지다.

 

이런 이유로 주머니가 얇은 우리 부부는 14개월 동안 타이베이 미식여행을 했다. 1957년부터 10년 전까지 서울 흑석동에서 중국집 ‘영합반점’을 3대째 운영한 화교인 아버지의 영향도 컸다. 경험을 살려 최고의 대만 맛집 여섯 곳을 꼽아봤다.

푸저우 원조 후자오빙

먹고 또 먹어도 맛있는 것 천지

(왼쪽)’푸저우 원조 후자오빙’의 완성된 ’후자오빙’, (오른쪽) 살코기를 덩어리째 소로 넣은 ‘푸저우 원조 후자오빙’의 후자오빙.

‘후자오빙’(胡椒餅)은 동그란 화덕 안에 더덕더덕 붙여 구워내는 만두를 말한다. 화덕에서 만두를 떼어내는 장면이 인상적이라 대만 가이드북의 야시장 편에서 많이 소개되는 메뉴다. 그러나 진정한 후자오빙 맛집은 타이베이 대표 관광명소, 룽산(용산)사 근처에 있다. 이 식당의 후자오빙은 바닥면은 얇고 바삭한 반면, 윗면은 수분을 머금은 듯 촉촉하다. 채소와 고기를 함께 다져 만두소로 쓰는 다른 집과 달리, 이 식당은 살코기를 덩어리째 넣고 나머지 공간을 다진 고기와 채소로 채운다. 채소는 파와 쏸차이(酸菜: 절인 겨자잎)에 후추로 간을 해 고기와 궁합이 잘 맞는다. 이 식당은 좁은 골목에 숨어 있어 찾기가 어렵고 하루 500개만 파니, 찾아가려면 아침 일찍부터 서두르는 게 좋다.

타이베이시 완화구 허핑서로 3단 109항 5호(台北市萬華區和平西路三段109巷5號)/오전 9시30분~오후 7시/+886-2-2308-3075.

뎬수이루(點水樓) 난징본점

먹고 또 먹어도 맛있는 것 천지

(왼쪽) ’뎬수이루(點水樓) 난징본점’의 딤섬, (오른쪽) ’뎬수이루(點水樓) 난징본점’의 딤섬 빚는 풍경.

‘샤오룽바오’를 비롯한 항저우 요리를 먹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는 집이다. 보통 딤섬전문점 ‘딘타이펑’을 많이 방문하는데, 이곳 샤오룽바오의 고기 맛이 훨씬 풍부하다. 중국 저장 지역 요리를 선보이는 고급 레스토랑답게 다른 요리들도 훌륭하다. ‘시후두당’(西湖肚襠)은 잉어의 뱃살을 푹 삶아 간장과 사오싱주(紹興酒: 저장성 사오싱 지역의 약술)를 섞은 양념을 버무려 넣은 요리다. 부드럽게 입에서 녹는 생선살과 달콤하면서도 살짝 매콤한 양념이 인상적이다. 또다른 히트 메뉴는 우리에게는 ‘우육면’이라 알려진 ‘뉴러우틦’(牛肉麵)이다. 장시간 고기를 우려 국물이 진하면서 식감이 부드럽다. 면은 다소 두껍지만 쫄깃해 씹는 맛이 좋다. 다른 레스토랑에 비해 가격대가 높은데 그 맛과 분위기로 충분히 값어치를 하는 곳이다.

타이베이시 쑹산구 난징동로 4단 61호(台北市松山區南京東路四段61號/오전 11시~오후 2시30분, 오후 5시30분~밤 10시/+886-2-8712-6689.

아차이더뎬(阿才的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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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아차이더뎬’의 ‘18일 타이완 생맥주’, (아래) ’아차이더뎬’의 ‘자페이창’.

관광객들이 쉽게 손에 넣는 가이드북에는 없는 식당이다. 외관도 허름하고 간판도 눈에 띄지 않아 찾아가기 힘든 술집이지만 대만의 역동적인 근대 역사에서도 거론되는 정치적 아지트이자 훌륭한 안주 요리로 명성 높은 곳이다. 우선 ‘자페이창’(炸肥腸)부터 주문해야 한다. 돼지막창 사이에 파를 넣어 바삭하게 튀겨낸 음식으로, 겉은 바삭하나 씹을수록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궁바오피단’(宮保皮蛋)도 맛있다. 삭힌 오리알인 송화단(松花蛋)에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 후 매콤한 궁바오소스로 볶아낸 요리다. 한번 맛보면 자꾸 생각날 만큼 중독성 있다. 이 요리를 먹다 보면 맥주 생각이 간절해지는데, 이때 ‘18일 타이완 생맥주’(18天台灣生啤酒)를 주문해보자. 이름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 이 맥주는 실제로 유통기한이 18일이다.

타이베이시 다안구 런아이로 2단 41항 17호(台北市大安區仁愛路二段41巷17號)/월~토 오전 11시30분~오후 2시, 오후 5시30분~새벽 2시, 일 오후 5시30분~새벽 2시/+886-2-2351-3326.

춘수이당(春水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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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춘수이당’의 버블티, (아래) ’춘수이당’의 우육면과 대만식 소시지 ‘샹창’.

한국에서 밀크티에 버블을 넣은 ‘버블티’가 인기다. 이 버블티의 원조는 대만의 ‘전주나이차’(珍珠?茶)이다. 우롱차에 유제품을 넣고 타피오카 펄(식물뿌리에서 채취한 식용녹말)을 넣은 전주나이차는 대만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먹킷리스트’ 중 하나다. ‘코코’(coco), ‘우스란’(50岚) 등 전주나이차를 파는 유명 브랜드가 많지만 그중에서도 ‘춘수이당’을 추천한다. 전주나이차를 탄생시킨 원조 중의 원조다. 이곳의 타피오카 펄은 크기가 작아 일반적인 큼직한 타피오카 펄의 딱딱함이 없다. 버블티 외에도 우육면, 대만식 소시지인 ‘샹창’(香腸) 같은 간단한 식사도 판다.

타이베이시 중정구 중산남로 21-1호(台北市中正區中山南路21之1號)/오전 11시30분~저녁 8시50분/+886-2-3393-9529.

저이궈(這一鍋)

먹고 또 먹어도 맛있는 것 천지 먹고 또 먹어도 맛있는 것 천지

‘저이궈’의 실내 / ‘저이궈’의 쇠고기.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장치가 설치된 대에 걸려 나온다.

‘저이궈’는 진시황의 무덤에서 발굴된 병사인형과 청동솥 등 전통유물로 장식해놓아 훠궈 전문식당이라기보다는 박물관에 가까워 보인다. 홍탕과 백탕이 나눠진 채 같은 솥에 나오는 ‘룽펑위안양궈’(龍鳳鴛鴦鍋)를 주문해야 한다. 육수에 담가 먹는 돼지고기인 ‘쑹반주러우’(松阪豬肉)는 꽃 모양으로 곱게 포개어져 한 송이 ‘고기 꽃’ 같다. 일본 ‘마쓰야마’의 돼지고기를 쓰는데 삼겹살과 항정살의 중간 정도의 식감으로 맛이 일품이다. 소고기인 ‘선셴뉴러우’(神仙牛肉)도 인상적이다. 빨래건조대처럼 생긴 대에 고기가 주렁주렁 걸린 채 나오는데 고기의 신선함을 유지하려고 대 아래에 냉각장치를 달았다. 관자살과 어묵도 맛의 완성도가 높다.

타이베이시 중산구 중산북로 3단 31호(台北市中山區中山北路三段31號)/월~금 오전 11시30분~오후 2시, 오후 5시~자정, 토·일 오전 11시30분~자정/+886-2-6613-1336.

바이예 원저우 다훈툰(百葉溫州大餛飩)

‘단수이’(淡水)는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촬영지이자, 아름다운 일몰을 보러 한국 사람이 많이 가는 타이베이 근교 관광지다. 요즘에는 단수이 명물 ‘대왕카스테라’가 한국에 상륙해 그 원조의 맛을 경험하러 방문하는 이도 있다. 이곳엔 저렴하게 한 끼를 뚝딱 해결할 수 있는 작은 레스토랑도 있다. ‘바이예 원저우 다훈툰’은 무려 40년이 넘는 맛집으로 휴일에는 하루 2000그릇이나 팔린다. 대만의 슈퍼스타 저우제룬(주걸륜)이 학창시절 자주 들른 단골집이다. 이 집의 대표메뉴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간단한 ‘훈툰’이다. 훈툰은 종잇장 같이 얇은 피에 고기소를 넣어 만든 작은 만두로 끓여낸 만둣국이다. 다른 곳의 훈툰은 고기소를 넣은 피를 한두번 접어 만드는데, 이곳에선 피를 여러 겹 겹쳐 만들었다.

신베이시 단수이구 중정로 177호(新北市淡水區中正路177號)/오전 10시~밤 9시/+886-2-2621-7286.

이들 식당 외에도 맛있고 특이한 맛집이 많다. 대만식 덮밥인 ‘루러우판’(魯肉飯) 가게, 아침에만 열고 오후에는 문을 닫는 아침식사 전문점, 73가지 아이스크림을 파는 가게, 산모가 먹는 약밥가게 등 다양한 형태의 맛집이 산재해 있다. 특히 야시장의 이름없는 점포에서 먹는 주전부리는 대만 미식여행의 백미다.

'외국 미식여행의 기술'

알뜰살뜰 외국 미식여행 하는 법

 

1. 방문객으로 맛집 알아채기.

 

식당이 맛집인지 의심된다면 손님의 구성을 파악해보자. 현지인인 듯한 편한 차림의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다면 맛집이다. 대만 사람들은 미식에 있어서는 철저해 맛이 변하면 바로 외면한다.

 

2. 택시기사에게 물어보자.

 

도시 구석구석을 누비는 택시기사들만큼 맛집에 통달한 현지인은 없다. 택시기사에게 음식 사진을 보여준다면 열정적으로 자신이 알고 있는 맛집을 설명하며, 자신있게 그 앞에 데려다줄 것이다.

 

3. 야시장에서는 무조건 긴 줄 뒤에 서자.

 

야시장에서는 점포마다 중복되는 메뉴를 팔지 않는다. 메뉴를 고민하지 말고 긴 줄에 서는 게 최선이다. 그만큼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뜻이다.

 

4. 항공권값을 아껴 밥값에 투자하자.

 

주머니가 가벼운 20~30대 여행자들은 항공권 가격이 여행 비용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만족스러운 미식여행을 즐기려면 밥값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예산을 절감해야 한다. 비행기표는 평균 두 달에서 40일 전에 예약하는 게 가장 경제적이다. 항공사 프로모션만 따로 모아 알려주는 앱도 있으니 수시로 확인하며 저렴한 표를 구해보자.

글·사진 페이원화(배문화)/'대만 맛집' 지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