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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전북 군산시 고군산군도 시내버스여행

방조제 길따라 일렁일렁 ‘봄’

by한겨레

방조제 길따라 일렁일렁 ‘봄’

전북 군산시 옥도면 고군산군도 무녀도의 모개미(무녀2구) 해안. 앞에 보이는 섬이 쥐똥섬이다. 물이 빠지면 본섬과 이어진다.

전북 군산시는 서해안의 대표적 항구도시·산업도시다. 말 많고 탈 많던 간척지이자, 기회와 희망의 터전이기도 한 ‘새만금’으로 드는 관문이다. 일제강점기 유산 등 군산의 숱한 볼거리를 제쳐두고, 이번엔 방조제 길을 따라 고군산군도의 섬 무리를 둘러본다. 한쪽에선 육지 연결 도로 공사가 한창이고, 다른 한쪽에선 봄맞이 여행객이 붐비는 섬 아닌 섬으로 떠나는 완행버스 여행이다.

 

2010년 새만금방조제 도로 개통으로 신시도가 먼저 연륙도가 됐다. 지난해엔 신시도~무녀도를 잇는 신시교·고군산대교가 개통됐다. 이로써 이미 보행교로 이어져 있던 선유도·장자도·대장도까지, 고군산군도의 주요 섬 5개를 걸어서 또는 자전거 등으로 여행할 수 있게 됐다. 고군산군도 도로·교량의 완전 개통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로 예정돼 있다. 아직 공사 중인 곳이 많아 번잡스럽긴 해도, 주요 볼거리를 둘러보는 데 큰 지장은 없다. 군산고속버스터미널~비응항~새만금방조제~신시도~무녀도~선유도 노선의 시내버스 여행이다.

 

군산고속버스터미널 옆 ‘팔마광장 터미널’ 정류소(세빌스호텔 앞)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비응항에 간다고? 요번에 오는 버스를 타시요. 군산대 앞에서 99번 갈아타면 비응항 거쳐서 신시도로 가니께.”

 

신시도의 한 식당으로 ‘도우미일’ 하러 간다는 60대 아주머니가 강력 추천한 15번 주황색 버스에 올랐다. 어르신들과 학생들을 태운 버스는 시내를 돌며 25분쯤 달려 군산대 정문에 도착했다. 새만금방조제를 거쳐 신시도까지 왕복하는 유일한 시내버스, 99번 버스의 출발점이다. 훤히 트인 군산대 교정 안팎은 울긋불긋 학생들, 가지 끝마다 파릇파릇 물이 오른 메타세쿼이아 나무들로 두루 봄빛이다.

 

99번 버스는 곧바로 새만금방조제 쪽으로 향한 직선도로로 올라선다. 오른쪽으로는 산업단지가 이어지고, 왼쪽으론 광활한 간척지 들판이 펼쳐진다. 15분쯤 달려, 식당·모텔 즐비한 비응항 ‘버스 환승 승강장’에서 내렸다.

방조제 길따라 일렁일렁 ‘봄’

비응항 월명유람선 앞 버스정류소.

비응항은 본디 섬이었던 비응도의 포구다. 지나온 산업도로 주변 땅도 내초도·입이도·가내도 등 섬들 흩어진 바다였다. 차례로 매립돼 비응도까지 육지가 됐다. 모두 고군산군도에 속해 있던 섬들로, 70여개에 이르던 부속 섬이 지금은 63개로 줄었다. 이마저도 도로로 차례로 이어져 육지가 돼간다. 주민 드나들기 편해지고, 여행객 오고가기 쉬워졌다. 하지만 옛 모습을 잃고 하나둘씩 사라져가는 섬의 종말에 마음 한쪽이 무겁고 불편해진다.

 

비응항엔 대규모 수산시장과 횟집촌이 들어서 나들이객을 맞는다. 포구 한쪽에선 고군산군도 일대를 한 바퀴 돌고 오는 월명유람선이 뜬다. 코스에 따라 1시간30분, 1만5000원부터 있다.

 

포구를 둘러보고, 환승 승강장에서 1시간 뒤에 온 99번 버스를 타고 신시도로 향했다. 군산 비응항에서 부안 변산반도까지 이어진 길이 33.9㎞의 새만금방조제 도로를 달린다. 방조제 위 왕복 4차선 도로는 끝이 안 보이는 일직선 길이다. 좌우가 다 망망대해다. 왼쪽이 방조제 안쪽 내해이고, 오른쪽은 바깥쪽 서해바다다. 미세먼지 자욱해도, 잔물결 헤치며 오고가는 고깃배와, 희미하게 보이는 횡경도·방축도 등 섬이 모두 따스한 봄 햇살 속에 있음이 느껴진다.

방조제 길따라 일렁일렁 ‘봄’

새만금방조제를 따라 자전거를 달리는 이들도 많다.

방조제 길따라 일렁일렁 ‘봄’

야미도에서 출항한 고군산군도 유람선이 선유2구 해안을 지나고 있다.

중간에 만나는 야미도에서도 고군산군도 유람선이 뜬다. 신시도의 휴게소전망대 주차장 입구에서 내렸다. 여기서 무녀도를 오가는 왕복버스를 갈아탈 수 있다. 99번 버스는 방조제를 계속 달려 가력도에서 회차한다. 신시휴게소 주차장에서 1시간짜리 ‘잠깐산행’을 해도 좋다. 월영봉(198m)의 한 봉우리인 주치봉(199m)에 오르면 신시도 일대와 무녀도·선유도 쪽 섬 무리가 한눈에 잡힌다. 월영봉(월영대)은 신라 말의 학자 최치원이 노닐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는 산이다.

 

신시도 주차장에서 무녀도까지는 버스로 5분 남짓 거리다. 새만금방조제에서 신시도~무녀도~선유도~장자도에 이르는 8.8㎞의 4번 국도 중에서 현재 무녀도까지 4.4㎞ 구간만 개통돼 있다. 신시도에서 신시교·고군산대교 건너 무녀도에서 도로는 막힌다. 일반 차량은 통제되고, 공사 차량과 섬 주민 차량들만 통행을 허락한다.

 

비응항 유람선은 1만5천원부터

신시도 주치봉 전망 끝내줘

무녀도~선유도 무료버스 운행

집라인·망주봉 산행 즐겨볼 만

 

무녀도 무녀2구 모개미 마을의 임시 주차장은 만원이다. 진입로 주변은 여행객 차량과 공사 차량, 선유도까지 왕복하는 미니 ‘관광셔틀버스’, 자전거 대여소, 간식을 파는 푸드트럭 등으로 혼잡하다. 상인들이 운영하는 관광셔틀버스는 선유도까지 왕복하며 선유도 일주를 곁들이는데 1인당 1만원을 받는다. 도로변엔 ‘불법 유상 셔틀버스를 이용하지 말라’는 군산시장·경찰서장 이름의 펼침막이 걸렸다.

 

“난 암말 못해. 어느 편에도 끼고 싶지 않으니깐.” 도로 끝 차단기 앞에서 차량을 통제하던 할아버지는 “내가 어떤 차 타라, 타지 마라 하면 대판 싸움이 난다”며 입을 닫았다. 알고 보니, 주민번영회에서 선유도까지 무료로 운영하는 왕복 미니버스가 따로 있었다. 도로 차단기 안쪽에 선유도까지 수시로 운행하는 미니버스 3대가 대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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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녀도 도로변에서 대기하는 무녀도~선유도 무료 왕복버스.

방조제 길따라 일렁일렁 ‘봄’

물이 든 상태의 쥐똥섬.

무료 왕복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모개미 마을 앞바다의 ‘쥐똥섬’을 감상했다. 물이 빠지면 건너갈 수 있는 작은 섬이다. 물이 들면 든 대로, 빠지면 빠진 대로 아기자기한 자태를 자랑한다. 어민들의 양식장 지역이어서 출입이 금지돼 있다.

 

선유도까지의 도로는 공사 중인 비포장길이다. 공사 차량 지날 때마다 먼지가 자욱하다. 무료 왕복버스는 선유교 건너 선유1구 쪽 들머리에 이용객을 내려준다. 여기서 선유교 밑 굴다리 지나 잠시 걸으면 선유2구 포구 쪽으로 내려선다.

방조제 길따라 일렁일렁 ‘봄’

조선시대 선유도에는 수군진이 설치돼 있었다. 진말(선유2구) 도로변의 수군절제사 선정비들.

선유2구엔 자전거·오토바이·전기차 대여소가 즐비하다. 오후에 도착했다면, 걸어서 선유도와 장자도·대장도를 다 둘러보기엔 빠듯하다. 탈것을 이용하는 게 좋다. 마을 초입 관광안내소에서 고군산군도 지도를 챙겼다. 해설사는 “섬들을 찬찬히 둘러보려면 1박2일은 잡아야 한다”며 “빨리 걸어도 4시간은 걸리므로 자전거 등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시멘트 포장의 마을 도로는 좁고 굽잇길·비탈길이 많은데다 보행자도 많아 자전거 등을 탈 때 매우 조심해야 한다. 안전모 착용은 필수다.

방조제 길따라 일렁일렁 ‘봄’

선유도에서 자전거와 전기차, 에이티비 등을 빌려 탈 수 있다.

방조제 길따라 일렁일렁 ‘봄’

선유도의 2인승 전기차.

방조제 길따라 일렁일렁 ‘봄’

선유도 망주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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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엔 관광안내 버스도 있다.

여행자들이 자전거 등을 타고 많이 찾는 곳이 선유해변과 망주봉(104.5m) 주변, 그리고 보행교로 이어진 장자도·대장도 등이다. 산행 준비를 해온 이들은 거대한 바위산인 망주봉에 오르거나 선유산 산행을 한다. 45m 높이의 탑에서 즐기는 ‘스카이 선 라인’(집라인)도 있다. 선유해변 한쪽 끝에 세운 12층 높이 탑에서 해변과 주변 섬들을 바라보며 700m를 하강해 솔섬에서 내린다. 집라인을 타고 내린 30대 여성(전주)은 “군산 최고 여행지가 고군산군도이고, 그중에서도 선유도가 좋다고 해서 왔다”며 “바람 가르며 바다 위를 나는 기분이 정말 최고였다”고 했다. 하지만 산행객들은 망주봉 전망을 최고로 친다. 선유해변과 대장도·장자도, 그리고 무녀도·신시도까지 휘둘러볼 수 있는 바위 전망대다.

 

선유도에서 나올 때도 무료버스 내린 곳으로 가면 된다. 무녀도 주차장으로 나오는 막차가 5시30분에 출발한다.

고군산군도 버스여행정보

방조제 길따라 일렁일렁 ‘봄’

고속버스·열차

서울 강남터미널(센트럴시티)에서 군산까지 15~20분 간격 고속버스 운행. 2시간30분 걸림. 일반고속 1만2800원, 우등고속 1만8700원, 심야고속 2만500원. 동서울·성남·고양·수원·인천·안산 등 14개 지역에서는 천안~논산고속도로 정안휴게소에서 군산행 고속버스 환승이 가능하다. 열차는 서울 용산역~군산역 무궁화(1만4600원)·새마을호(2만1700원) 1시간 간격 운행. 3시간~3시간30분 걸림.

 

군산 시내버스

우성여객·군산여객의 주황색 버스다. 군산 고속버스터미널 옆 팔마광장 정류소(세빌스호텔 앞)에서 비응항 가는 시내버스 7번, 8번 등을 탈 수 있다. 길 건너편에서 85번 버스를 타도 된다. 1시간에 1차례 정시 운행. 7번 버스는 매시 50분에, 8번과 85번은 매시 17분에 버스가 온다. 군산대학교행 버스 11~15번을 타고 군산대 정문에서 내려 99번 버스를 타도 된다. 시내버스 노선·정차시각을 알려주는 군산 시내버스 안내전화(063-443-3077)를 이용하면 편하다. 버스삯은 전 지역 1400원 단일요금. 99번 버스는 새만금방조제를 오가는 유일한 시내버스다. 군산대~비응항~신시도~가력도를 매시간 왕복운행한다. 군산대 앞 매시 46분 출발. 신시도 휴게소 주차장에서 무녀도행 버스가 매시 25분에 출발하고, 무녀도에선 매시 40분에 떠나 신시휴게소 주차장으로 돌아온다.

 

고군산군도 탈것

선유도 자전거 대여비 1일 1만원, 스쿠터와 에이티브이(ATV) 2만원, 2인승 전기차는 1시간 2만~3만원이다. 선유 스카이라인 전망대 입장료 1인 2000원, 하강체험시설(집라인) 이용료는 1인 2만원.

 

먹을 곳·묵을 곳

선유2구와 3구에 꽃게탕·매운탕과 회를 내는 식당이 모여 있다. 대개 민박집을 겸한다. 무녀2구 마을 안쪽에도 식당이 여러 곳 있다. 비응항에는 백반·생선구이집부터 횟집까지 다양한 식당이 즐비하다. 모텔도 많다. 군산시내 나운동 일대에도 모텔이 모여 있다.

 

여행문의

군산시청 관광진흥과 (063)454-3337, 새만금관광안내소 (063)467-6030, 선유도관광안내소 (063)465-5186, 월명유람선(비응항) (063)445-5735, 군산유람선(야미도) (063)442-8845.

군산/글·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leebh9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