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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재(財)야의 고수를 찾아서

종잣돈 1000만원 들고 경매 도전…
3년만에 ‘월세 부자’

by한국일보

'365 월세통장' 저자 윤수현씨


경매 공부 3개월 만에 첫 낙찰

3년만에 집 30채 목표 이뤄

“경매, 어렵고 위험하다는 건 편견

기본기 익혀 과감한 투자 필요”

종잣돈 1000만원 들고 경매 도전…

‘365 월세 통장’의 저자 윤수현씨가 지난 10일 서울 한국일보 사옥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부동산 경매가 어렵고 위험하다는 건 편견에 불과하다”며 평범한 사람도 소액으로 얼마든지 부동산 경매 투자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배우한 기자

집을 사는 방법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적당한 부동산을 고르거나 청약통장으로 아파트 분양을 받는 게 일반적인 방법이다. 세 번째 방법은 부동산 경매를 이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부동산 경매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레 겁먹고 시작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권리 분석과 관련 법규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어설프게 나섰다간 오히려 종잣돈을 까먹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말 부동산 경매는 어렵고 위험하기만 한 걸까. ‘365 월세통장’의 저자 윤수현(39)씨는 지난 10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흔히 사람들은 경매에 대해 ‘어렵고 위험하다’고 말하는데 이는 경매에 대한 오해이자 편견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종잣돈이 없을수록 경매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게 윤씨의 주장이다.

 

실제 윤씨가 그랬다. 서울대 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하던 29세 때 부동산 경매에 처음 뛰어 들었다. 회사 생활 만으론 경제적 자유를 이루기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당시만 해도 과외 등으로 모은 1,000만원을 들고 집 근처 중개업소를 찾아 집을 사겠다고 할 정도로 재테크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었다. 재테크에 대한 감을 익히려고 도서관에서 재테크 서적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이 때 부동산 경매에 흥미를 느꼈다. 종잣돈이 부족해도 부동산 투자할 수 있는 길이 경매이기 때문이다. 1,000만원을 종잣돈 삼아 경매 공부 3개월 만에 경매에 도전해 첫 낙찰을 받았고, 1년 만에 아파트는 10채로 불렸다. 그는 경매 투자 3년 만에 ‘집 30채를 만든다’는 목표를 달성, 결국 월세 부자의 꿈을 이뤄냈다.

 

윤씨는 “그 동안 마음 고생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30채를 갖는 과정에서 험한 일을 당한 적도 없다”며 “지금은 부동산이 조정기를 거치고 있는 만큼 조정 기간 동안 공부를 하며 준비하면 얼마든 경매로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부동산 경매를 해야 하나.

 

“적은 돈으로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사실 시장에서 물건을 살 때도 누구나 값을 깎지 않나. 중개업소에서 집을 살 땐 집값 깎기가 쉽지 않지만 경매는 다르다. 여러 경매 물건 중 옥석만 잘 가려내면 얼마든 시세보다 싸게 살 수 있다. 또 낙찰 받은 물건을 담보로 ‘경락잔금대출’을 신청하면 낙찰가의 80%까지 대출을 받을 수도 있다. 그 동안 주로 지방 중소도시 전용면적 50㎡ 이하의 꼬마아파트를 공략했다. 이런 아파트는 낙찰가가 3,000만원 안팎인데 80%까지 대출 받으면 세금 포함해 실투자금 700만원 정도로도 집을 살 수 있다. 월세에서 대출이자를 뺀 수익이 15만~20만원이다. 15만원 벌자고 복잡한 경매를 해야 하냐고 할 수도 있지만 수익률로 따지면 월 25%에 이른다.”

 

-부동산 경매는 어려운 데다가 잘못하면 크게 손해 볼 수도 있지 않나.

 

“경매의 가장 큰 편견이 어렵고 위험하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기본기만 잘 다지면 어렵지도 위험하지도 않다. 많은 이들이 가장 크게 걱정하는 게 낙찰 받은 집에 살고 있는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경매 땐 권리관계가 복잡한 특수물건만 조심하면 된다. 유치권이나 법정지상권처럼 어려운 경매 용어가 붙는 물건인데, 뒤집어 얘기하면 이런 물건을 피해 쉬운 경매 물건만 공략하면 된다. 이런 점에서 보통 권리관계가 후순위 임차인만 있는 꼬마아파트가 제격이다. 최악의 경우에도 위험 요소는 적다. 점유자의 보증금과 이사비용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점유자를 내보내는(명도) 과정이 부담스러워 도전할 엄두를 못 낸다고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특별한 사연이 있는 일부에 불과하다.”

종잣돈 1000만원 들고 경매 도전…

'365일 월세 통장'의 저자 윤수현씨. 배우한 기자

-경매는 복잡해서 공부할 게 많을 거 같은데.

 

“종잣돈이 크지 않아 대범하게 나선 측면도 있다. 경매에 앞서 경매 전 과정을 세세히 공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3개월 동안 경매 서적을 읽고 학원을 다니며 기본기를 익혔다. 하루에 경매 물건 100개 정도만 봐도 권리 분석에 대한 감은 잡을 수 있다. 당시 주변에서 보면 투자 실패를 줄이겠다며 이론을 몇 년씩 파는 사람도 있었다.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만 경매에선 완벽히 공부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일단 적은 돈으로라도 투자할 수 있는 곳을 찾아 경매에 나서겠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 경매 공부 3개월 뒤 첫 경매(2008년)에 나서 전북 익산시 부송동에 자리잡은 14평짜리 아파트를 시세보다 1,000만원 싼 3,000만원(실제 투자금 750만원)에 낙찰 받았다. 낙찰 이후 해당 아파트 세입자가 집을 사겠다고 해 3,700만원에 팔았다. 낙찰 받은 지 한 달도 안 돼 550만원의 차익을 거뒀다. 가장 중요한 건 큰 종잣돈이 아니라 용기다.“

 

-경매로 산 30채는 아직 갖고 있나.

 

“월세 수익으로 투자 기반을 만든 뒤 매매가치가 오른 집은 팔아 다음 투자를 준비했다. 지금은 20채를 정리해 서울에 똘똘한 아파트 1채를 사들였고 지방에 10채 정도만 남아 있다. 2년 주기로 매매를 검토했다.”

 

-좋은 아파트를 고르는 방법은.

 

“경매 역시 철저히 수요와 공급 법칙을 따라야 한다. 특히 중소형 아파트를 공략해야 한다. 불황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지방 대학가나 산업단지 주변 꼬마아파트가 제격이다. 임대소득과 매매차익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공공기관 이전 지역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다만 호재가 있는 지역은 신규 빌라 등이 쏟아져 임대수익이 줄어들 수 있는데, 공급이 몰릴 조짐이 보이면 과감히 집을 파는 게 낫다.”

 

-부동산 시장이 조정기다. 경매에 나서기에 적당한 시기인가.

 

“부동산 경매를 시작한 2008년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집값이 폭락하던 시기였다.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하락이 거셌지만, 지방 중소형 아파트는 좀처럼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걸 보고 투자 적기로 판단했다. 지금도 당시와 비슷하게 돌아가고 있다. 집값이 조정되고 있고 경매 낙찰가가 떨어지고 있다. 보통 매매가보다 낙찰가가 더 많이 떨어지는데, 낙찰가가 보합기에 접어들 때에는 투자 적기로 봐도 좋다. 시장 참여자들이 시장을 낙관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일단 지금은 경매 기본기를 익히고 충분히 조정을 거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