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에 고소당한 누리꾼, 경찰 조사 후기 화제

[이슈]by 한국일보

누리꾼 “달창이 달빛 창문이듯 국쌍은 국사무쌍 줄임말”

한국일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6월 자신을 다룬 기사에 악성 댓글을 단 누리꾼 170여명을 무더기 고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진은 6월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나 원내대표의 모습. 고영권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게 악성 댓글을 달아 고소당했다고 주장하는 누리꾼이 경찰 조사를 받고 온 후기를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누리꾼은 과거 나 원내대표가 ‘달창’ 논란 당시 해명한 것을 패러디해 경찰에 답변했다며 다른 피고소인들도 조사 받을 때 참고하라고 조언했다.


이 누리꾼은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고소당해서 경찰조사 받고 왔어요’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이 누리꾼은 나 원내대표를 향한 욕설의 줄임말인 ‘국쌍’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고소당했다고 한다.


그는 이 글에서 “(경찰조사에서) 국쌍은 국사무쌍(國士無雙)의 줄임말이다. 국사무쌍은 한 나라 안에 경쟁자가 없다는 뜻으로 뛰어난 인재(人材)를 이르는 말이다. 주어는 없다. 기사 내용, 특정인과 관련 없이 그냥 댓글을 썼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스포츠 기사에 정치 댓글 다는 사람, 경제 기사에 역사 댓글 다는 사람도 있다. 기사 내용과 상관없이 적었다고 말하고 나왔다”고 덧붙였다.


또 자신처럼 나 원내대표에게 고소당한 다른 누리꾼들을 위해 팁을 전해주기도 했다. 그는 “표현의 자유가 광범위하게 허용되어서 처벌도 안 된다. 달창이 달빛 창문이듯 국쌍은 국사무쌍이지 않냐. 고소당한 사람이 있다면 참고하시라”라고 강조했다.


이 누리꾼은 “제 조상 중에 독립운동가가 8명이나 되는데 제게도 독립운동가 피가 흐르는가 보다. 독립운동하다 조사받는 기분이었다”며 “소환을 또 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귀찮아서 문제다”라고 덧붙였다.


이 게시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확산되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누리꾼들은 “저는 걸리면 (나베가) 나경원 베스트 프렌드라고 할 거다”(ksm***), “국사무쌍. 다들 그 뜻으로 국쌍 단어 쓴 거 맞지 않냐”(익명), “대응이 멋지다”(luc***)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온라인상에서는 나 원내대표가 누리꾼들을 무더기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고소당한 사람들을 위한 팁이 공유되기도 했다. “‘나베(나경원+아베 신조)’ 표현은 나경원 베스트의 줄임말”이라거나 “나베는 냄비의 일본어라고 바꿔 표현하면 된다”는 내용 등이다. 나 원내대표가 5월 문재인 대통령 지지 세력을 ‘달창’(달빛창녀단)이라고 언급한 이후 “달빛 창문을 축약한 줄 알고 사용했다”고 해명한 것에 빗댄 것이다. 이 누리꾼의 경찰조사 후기 역시 같은 맥락인 것으로 풀이된다.


역사학자 전우용씨도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소당하신 분들은 나경원씨가 가르쳐 준 팁 중 하나를 활용하시면 좋을 것 같다”며 나 원내대표의 해명들을 일부 발췌해 공유했다. 해명에는 “반민특위가 아니라 반문특위라고 한 것이다”, “달창이 달빛 창문이라는 뜻인 줄 알았다”, “우리 일본은 아무 의미 없이 습관적으로 나온 말이다”, “나베라는 말에 기분 상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시한다” 등이 포함됐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6월 자신이 등장하는 기사에 악성 댓글을 게시한 170여개 아이디를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지난해 12월 11일 한국당 첫 여성 원내대표로 선출된 후 기사에 악성 댓글을 단 아이디들을 추려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기사 댓글에는 ‘나베’, ‘쪽XX’, ‘국X’ 등 나 원내대표를 비하해 지칭하는 표현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2019.08.10원문링크 바로가기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Copyright © ZUM internet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