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인하 “자료 정리하러 유튜브 시작했더니 1020세대 열광”

[컬처]by 한국일보

포효하듯 노래해 ‘천둥호랑이’ 별명… 아이돌 주로 출연하는 ‘음중’ 무대도 올라

한국일보

MBC ‘쇼! 음악중심(음중)’ 출연자 대부분이 아이돌 그룹이다. 화려한 안무가 프로그램의 주요 볼거리다. 시청자 대다수가 1020세대다. 다른 음악프로그램도 상황은 비슷하다. 아이돌이 아닌 가수에겐 멀고도 먼 무대다. 중ㆍ장년 가수에겐 더욱 낯설기만 하다. KBS1 ‘가요무대’와 ‘열린음악회’ 정도만 이들에게만 TV 출연 기회를 준다.


데뷔 35년을 맞은 권인하(60)가 16일 ‘음중’에 등장했다. 지난달 31일 발매한 싱글 앨범 ‘어떤 날엔’ 첫 무대로 ‘음중’을 선택했다. 그가 자신의 곡으로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은 1993년 KBS2 ‘가요톱10’ 이후 처음이다.


권인하는 1020세대에게 친숙한 가수다. 그가 새롭게 부른 윤종신의 ‘좋니’ 등은 유튜브에서 조회수 100만여건을 기록하고 있다. 번듯한 연습실이나 정식 무대가 아니라 차를 운전하면서 불렀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네티즌은 권인하가 포효하듯 노래를 부른다며 ‘천둥호랑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가수 박효신의 스승이란 소식까지 더해지며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그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도 25만명을 넘었다. 누군가는 노래 영상 댓글에 “원곡은 잘 안 듣지만, 권인하 커버(곡)는 몇 번째 듣는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수십 년 내공의 권인하도 음악프로그램 컴백은 새롭다. 1020세대 팬에게 자신의 곡을 선보이는 것도 오랜만이다. 여전한 것은 매일같이 하는 연습뿐이다. 권인하는 15일 한국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젊은 세대가 많이 보는 프로그램이니 나이 먹은 사람도 그들의 공감을 이끄는 노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색다른 음악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는 앨범을 발매해도 젊은 세대와 교감하는 게 조금은 미숙했지만, 이제는 라이브로 한 번 불러서 들려주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고도 했다.


유튜브는 권인하에게 자신의 음악을 알리는 창구다. 그간의 자료를 한곳에 모으려 2015년 개설한 이후 지금껏 꾸준히 노래 영상을 게재했다. 한 번도 접한 적 없던 창법이라는 입소문을 듣고 그의 채널을 찾아 온 1020세대는 열광했다. ‘어떤 날엔’을 작곡한 신생 팀 이뮨과의 만남도 유튜브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권인하는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음악을 커버하다 보니, 과거와는 다른 최신 음악 트렌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며 “아직 음악시장 통로를 찾지 못한 신인 작곡가들에게 창구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것도 큰 의미”라고 말했다.


젊은 세대와 꾸준한 소통도 예고했다. 다음달 14일 콘서트 ‘포효3’를 열고, 유튜브 구독자 대상 팬미팅도 계획하고 있다. 권인하는 “젊을 때부터 차에서 노래 연습을 자주했고, 모니터링을 하고자 영상을 찍었던 것인데 많이 좋아해줘서 고마웠다”며 “1년에 몇 차례씩 만남의 장을 가질 수 있도록 준비하려 한다”고 말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2019.11.2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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