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픈 곳 찔렀다” 日언론, 한국 반도체 ‘탈일본’ 성과에 당혹

[이슈]by 한국일보

일본 아사히신문 21일 보도서


“한국 정부ㆍ대기업ㆍ중소, 중견기업 협력으로 기존과 다른 모습” 평가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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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원료 수출 규제 강화에 맞서 시작된 한국의 ‘탈(脫)일본’ 움직임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일본 현지 언론의 평가가 나왔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1일 “한국이 소재나 부품, 제조장치 부문의 ‘일본 의존’에서 벗어나는 데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역대 정권이 오랜 기간 소재의 국산화를 시도했음에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으나 지난해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 조치 이후 정부와 대기업, 중소ㆍ중견 기업이 협력한 결과 기존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것이다.


이 신문은 “그동안 실패했던 ‘탈일본’이 왜 이제 실현되기 시작했는가”라며 화두를 던진 뒤 한국 정부와 재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일본은 수출 규제로 반도체라는 한국의 가장 아픈 곳을 찔러 자고 있던 아이를 깨운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가 과거 19년에 걸쳐 5조4,000억원을 투입했음에도 국산화를 실현하지 못했으나 지난해부터 대기업이 먼저 '탈일본'을 위해 움직였다고 아사히는 소개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일본 의존도가 높은 소재ㆍ부품 약 220개를 골라 공급처를 일본 외 지역으로 전환하는 대책을 추진했다는 내용도 언급했다.


아사히는 한국 정부가 소재ㆍ부품 경쟁력 강화 대책을 발표하며 매년 1조원 규모의 예산을 확보해 20개 품목을 1년 이내에, 80개 품목을 5년 이내에 국산화하거나 일본 외 지역에서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운 점에도 주목했다. 실제로 소재 국산화뿐만 아니라 일본 이외의 기업으로부터의 부품 조달도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미국 화학회사 듀폰이 2,800만달러(약 327억원)를 투자해 일본의 규제대상 3개 품목 중 하나인 포토 레지스트의 생산시설을 한국에 짓기로 결정했다.


다만 탈일본 움직임의 향후 성공 여부에 대해선 유보적인 입장이었다. 아사히는 “한국 여론에 호소하는 측면이 강하다”며 “일본 업계 일각에선 한국 대기업이 실제로 양산 수준에서 사용해야 국산화의 성공이라고 보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 움직임이 성과를 거둘지는 전망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2020.01.2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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