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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남성 소변기’ 뒤샹ㆍ‘응가 기계’ 빔 델보예…추상미술, 2018년을 탐하다

by헤럴드경제

이성자ㆍ한묵ㆍ윤형근 등 근현대 추상작가전 ‘풍성’

강원ㆍ광주ㆍ서울미디어아트 비엔날레도 주목

 

추상미술 애호가들에게 2018년은 특별한 해로 기억될지 모르겠다. 다다이즘, 초현실주의, 개념미술에 까지 영향을 미친 프랑스의 혁명적 미술가 마르셀 뒤샹(1887~1968)전이 열린다. 스스로 뒤샹의 후예를 자처하는 벨기에의 신개념주의 작가 빔 델보예(52)도 한국에서 첫 개인전을 개최한다.

 

뿐만아니라 한국 근현대 추상회화의 중요작가인 이성자, 한묵, 유영국, 윤형근의 개인전도 주목할만한 전시다. 그런가하면 ‘비엔날레’도 포진했다. 평창올림픽 시즌에 맞춰 개막하는 강원국제비엔날레를 비롯 9월엔 광주비엔날레와 서울미디어아트비엔날레가 열린다.

‘남성 소변기’ 뒤샹ㆍ‘응가 기계’

빔 델보예, cloaca professional, 2010, mixed media, 710x176x285cm. permanent collection MONA, Hobart [사진=빔델보예공식홈페이지]

100년전 전시장에 등장한 소변기, 100년후 ‘응가 기계’로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이 지난 2016년 취임이래 야심차게 준비해 온 프로젝트도 공개됐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내년 12월 ‘마르셸 뒤샹’전을 서울관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100년 전 남성용 소변기에 ‘샘’이란 이름을 붙여 익명으로 출품, ‘레디메이드’라는 개념을 현대미술계 던졌던 뒤샹을 한국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그에 앞서, 뒤샹을 ‘스승’으로 작품이 벽에 부딪힐때마다 떠올린다는 벨기에 출신 작가 빔 델보예의 첫 한국전이 서울 삼청로 갤러리현대에서 2월 열린다. 빔 델보예는 인간의 소화기관을 본 떠 ‘똥’을 생산하는 기계인 ‘클로아카(cloaca)’, 타투한 돼지 등 경악할만한 작품으로 현대미술계 악동으로 떠오른 인물이다.

‘남성 소변기’ 뒤샹ㆍ‘응가 기계’

빔 델보예, Hamadan, Usak, 2011, Iranian carpet on polyester mould_134x57x77cm,108x55x60cm.[사진=빔델보예공식홈페이지]

‘남성 소변기’ 뒤샹ㆍ‘응가 기계’

빔 델보예, Twisted Dump Truck(scale model), 2011, chemically nickeled, laser-cut stainless steel with glass pearl finish, 200x70x80cm [사진=빔델보예공식홈페이지]

무엇을 넣든 결국 ‘똥’으로 만들어버리는 클로아카는 예술의 신성함과 세상의 부조리에 대한 위트있는 반격이라는 게 평론가들의 중론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이 ‘똥’을 만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시 목록에 ‘클로아카’는 제외됐다. 최근 주로 주력하고 있는 ‘고딕’시리즈와 손으로 조각한 타이어, 아랍 양탄자 문양을 입힌 돼지 조각 등 신작이 주로 소개될 예정이다.

이성자ㆍ한묵ㆍ윤형근, 한국 추상을 말하다

한국 근대 추상회화의 대모인 이성자(1918~2009) 화백의 회고전이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나란히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은 3월 ‘이성자: 탄생 백년 기념전’을 개최하며, 국제갤러리는 연내 계획하고 있다. 이성자 화백은 한국전쟁중이던 1951년 홀로 프랑스로 떠나, 프랑스를 주 무대로 활동한 작가다. 동양적 사유세계를 담은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남성 소변기’ 뒤샹ㆍ‘응가 기계’

한국 근대추상회화 대모인 이성자(1918~2009)화백. 사진은 1998년 예술의 전당 원로작가초대전. [사진=이성자기념사업회홈페이지]

한묵(1914~2016) 화백도 내년 12월 서울시립미술관의 ‘한국현대미술대가전’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진다. 김환기, 유영국과 활발히 교류하며 서구 모더니즘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한묵은 한국 기하학적 추상의 거목으로 평가받는다.

 

국내 추상미술 1세대로 최고령 화가인 김병기(101)개인전은 내년 4월 서울 가나아트갤러리에서, 단색화 작가로 분류되는 윤형근(1928~2007)도 8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전시를 개최한다.

‘남성 소변기’ 뒤샹ㆍ‘응가 기계’

윤석남, 핑크룸, 2016년 학고재 상하이 설치 장면 [사진제공=학고재갤러리]

한국 리얼리즘 미술의 대표적 사조인 민중미술 작가의 전시도 이어진다. 내년 개관 30주년을 맞는 학고재갤러리는 강요배, 윤석남, 이종구, 박불똥 등 민중미술작가의 전시를 대대적으로 선보인다. 강요배 작가는 제주 4ㆍ3 70주년을 맞아 신작인 4ㆍ3 연작을 비롯한 역사화를 총망라할 계획이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미술관 단체전 참여를 앞두고 있는 민중미술작가 윤석남의 개인전도 열린다. 해외 미술관 큐레이터들의 극찬을 받은 ‘핑크룸’과 만화기법으로 제작한 신작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강원ㆍ광주ㆍ서울미디어아트…비엔날레의 해

2018년은 ‘비엔날레’의 해이기도 하다. 광주비엔날레를 비롯해 강원, 서울미디어아트비엔날레 등 굵직한 행사들이 자리잡았다.

 

12회 광주비엔날레는 김선정 광주비엔날레재단 대표이사가 총괄큐레이터를 겸임한다. ‘상상된 경계들(Imagined Borders)’을 주제어로 세계화 이후 민족적ㆍ지정학적 경계가 재편되고 희미해지는 현상을 다룬다. 테이트모던 수석 큐레이터인 클라라 킴을 비롯 11명의 큐레이터가 참여한다.

‘남성 소변기’ 뒤샹ㆍ‘응가 기계’

2018 광주비엔날레는 김선정 광주비엔날레재단 대표이사가 총괄큐레이터를 겸임하고 테이트모던 수석 큐레이터인 클라라 킴을 비롯 11명의 큐레이터가 참여한다. [사진제공=광주비엔날레재단]

올림픽 시즌에는 강원국제비엔날레가 개막했다. 그간 ‘평창비엔날레’로 개최돼 온 것을 이름을 바꿨다. 강원도 강릉시 강릉녹색도시체험센터 일원에서 개최되는 강원국제비엔날레는 화합과 상생, 평등과 평화, 인본주의에 입각한 올림픽 정신을 토대로 인류가 지향하는 바를 예술언어로 풀어낸다는 포석이다. 전시 주제는 ‘악(惡)의 사전’. 환경오염, 신계급주의, 순혈주의 등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해결되지 않는 다양한 문제를 성찰한다.

 

그런가하면 서울시립미술관은 9월 서울미디어아트비엔날레를 개막한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행사는 급변하는 사회와 미술의 역동성에 초점을 맞춘다. 현대미술작가들 뿐만 아니라 사회ㆍ정치ㆍ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한다.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vick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