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는 지금…쓰레기 대란

[테크]by 헤럴드경제
우주는 지금…쓰레기 대란

현재 1㎜ 이상인 우주쓰레기가 약 1억개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출처=유럽우주국]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지금 지구 바다에는 51조개의 미세 플라스틱 조각이 떠다니고 있다. 우주라고 다를 리 없다. 아름다운 지구 궤도도 온갖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현재 우주에는 각국이 발사한 인공위성이 5000여개 있다. 추적이 가능한 10㎝이상 크기의 우주쓰레기가 3만4000개다. 1~10㎝의 우주쓰레기는 90만개 이상이나 된다. 지난 25일에만 해도 지구 600㎞ 상공에서 어떤 로켓에서 떨어져 나온 것인지 확인되지 않은 빈 쓰레기 봉투 모양의 우주 쓰레기가 추가로 발견됐다.


이에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우주 쓰레기 등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국제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전문가 모임이 국내에서 열렸다. 미국, 일본, 유럽, 인도, 호주 등의 해외 전문가 및 국방부, 외교부 등 관계부처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등 담당자 50여명이 참가해 우주환경 혼잡에 대한 문제의식과 우주감시 분야의 국제협력 필요성, 각국 정책 등을 공유했다.


최근 위성, 우주 폐기물 등의 급증으로 인해 우주공간의 혼잡도가 높아지면서 우주자산의 안전한 운용의 기반이 되는 우주감시, 소위 우주상황인식(SSA)은 국제연합(UN) 등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문제로 논의되고 있다.


우주 쓰레기는 빠른 궤도속도로 인해 지름이 단 1㎝만 돼도 인공위성을 파괴하거나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심각한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우주쓰레기는 로켓에서 분리된 추진체에서 페인트 조각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낡은 인공위성 등이 충돌해 더 많은 파편이 생기고, 파편들 사이에 연쇄 충돌이 이어지는 것을 ‘케슬러 증후군(Kessler Syndrome)’이라고 한다. 이런 경우 지구 밖으로 아무것도 쏘아 올릴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2013년 개봉한 영화 ‘그래비티(Gravityㆍ중력)’와 같은 참사가 아직까진 발생하지 않았지만, 우주 쓰레기를 이대로 방치하면 곧 다가올 현실이다.


고도 500㎞ 이내 대형 우주물체는 형상·무게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수년 내 지구로 추락한다. 매년 100회 정도 이런 인공 우주물체의 잔해가 지구로 떨어지고 있는데, 지구로 떨어질 때 추락 지점을 정확히 예측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우주에서 떨어지는 물체의 움직임은 중력뿐 아니라 시시각각 변하는 대기밀도에도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중국 국적의 우주 쓰레기 텐궁 1호 추락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초 남대서양에 추락할 것으로 추정됐던 텐궁 1호는 남태평양 칠레 앞바다에 떨어졌다. 길이 10.5m, 무게 8500㎏의 톈궁 1호는 대기권에서 대부분 불타 없어져,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국제적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우주 선진국들은 다양한 우주 쓰레기 포획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유럽우주국(ESA)은 청소용 위성을 띄워 우주물체를 그물과 작살이 연결된 로봇팔로 수거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위성에 자력을 띤 긴 밧줄을 매달아 우주 물체를 모으는 실험을 했지만 밧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실패했다. 우주에 떠도는 위성 등의 부품을 회수하는 일본의 스타트업 에스트로스케일(Astroscale)은 우주 쓰레기 수거 실증 위성을 2019년 말께 발사할 계획이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은 우주 물체를 붙일 수 있는 로봇 집게를 개발하고 있고 미국 콜로라도 대학은 소형 위성에 끈끈이 풍선을 매달아 우주 물체를 수거한 뒤 일정량을 채우면 풍선이 폭발해 대기권에서 소멸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미국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는 우주 쓰레기 수거를 위한 실험용 청소 위성을 지난해 4월 발사해 관련 연구를 진행중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우주 물체 포획용 기술과 이를 시연하기 위한 초소형 위성을 개발 중이다. 지난 2014년 항우연은 우리나라의 인공위성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우주파편 충돌위험 분석 및 대응 소프트웨어(SW) 카리스마(KARISMA)를 개발한 바 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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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0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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