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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정찬수의 시승기

인피니티 ‘QX50 AWD’
코너서도 질주본능

by헤럴드경제

제동력은 두 얼굴 세상과 단절된 듯 ‘완벽한 음악감상실’

인피니티 ‘QX50 AWD’ 코너서도

인피니티 더 올-뉴 QX50. [인피니티 제공]

자동차 시장에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는 세단을 넘어 주요한 포지션을 점하고 있다. 세단에 머물던 수요의 이동으로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완성차 업체들이 세그먼트를 불문하고 대표 SUV 모델들을 출시하며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에서 인피니티의 명성은 예전 같지 않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최근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올해 3월까지 인피티니의 등록 대수는 총 548대로,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15위에 불과했다. ‘대세’로 자리잡은 SUV 시장점유율 확대라는 목적을 갖고 국내에 상륙한 QX50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환골탈태(換骨奪胎)라는 표현으로 요약된다. 우선 과감한 캐릭터 라인은 QX50의 존재감을 부각시킨다. 남성미가 느껴지는 근육질의 인상과 자연스런 곡선은 인피니티가 새로 개발한 플랫폼 위에 우아하게 덧칠됐다.


운전석에서 보이는 보닛의 굴곡은 시각적으로 차의 크기를 키운다. 사람의 눈에서 착안했다는 전조등과 미등은 차체와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전ㆍ후 대칭을 이룬다. 공기 배출구를 비롯해 바람의 영향을 줄이는 사이드미러와 후방 램프 디자인은 멋과 실용성을 갖췄다. QX50의 공기 저항 계수는 0.32Cd 수준이다. 실제 풍절음에 따른 불만이 없었다.


실내에 들어서면 프리미엄 브랜드에 어울리는 비싼 소재가 눈에 띈다. 큰 변화를 이룬 외관과 달리 실내 구성은 다소 밋밋했다. 인피니티가 고집하는 상ㆍ하 디스플레이는 반응성이 느렸다. 변속레버는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앙증맞아 자꾸 다른 곳에 손이 닿았다. 2열 시트 열선이 빠진 탓에 동승자의 불만도 들렸다.


QX50의 가치는 가변압축비의 VC-터보 엔진에서 비롯된다. 인피니티가 1996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300만㎞, 3만 시간 이상의 로드테스트를 거쳤다. 1998년에서야 마침표를 찍은 가변 압축비의 멀티링크 매너리즘은 10년이 지나서야 양산모델에 장착됐다.


복잡한 엔진 구조의 핵심은 효율성과 연비 향상이다. 피스톤의 압축비와 팽창비를 조절해 엔진의 수명을 올리고 낮은 출력에서 연비를 향상하는데 큰 성능을 발휘한다. 이를 통해 배기량을 뛰어넘는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38.7kgㆍm의 제원을 지녔다.


실제 주행은 고요하고 편안하다. 밀폐력이 좋은 구조 덕에 실내와 외부가 완벽하게 분리된 느낌이다. 엔진의 진동은 최대한 억제됐다. 2800㎜에 달하는 축거로 인한 광활한 2열과 적재공간은 SUV의 존재감을 높였다.


보스(BOSE) 퍼포먼스 스피커는 밀폐된 공간을 완벽한 음악 감상실로 만든다. 특유의 서라운드 시스템은 덩어리로 입력된 베이스음을 잘게 쪼갰고, 고음은 선명함을 유지하면서 날카로웠다.


서스펜션은 단단함과 부드러움을 시종일관 놓치지 않았다. 과속방지턱을 빠른 속도로 넘어도 불쾌감이 없다. 코너링도 마찬가지다. 곡률이 심한 구간에서 조향은 정확했고 차체는 균형을 끊임없이 유지했다. 질주본능을 간직한 아빠라면 손뼉을 칠 부분이다.


엔진의 회전 질감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다. 다만 고출력 사운드는 어색함이 뭍어난다. 주행모드를 스포츠에 두고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사운드 제너레이터가 과장된(?) 소리를 낸다. 차급에 어울리는 묵직함이 아닌 경쾌함에 맞춘 소리인데 차와 썩 어울리지 않는다.


제동력도 두 얼굴을 지녔다. 고속에서 차를 세우는 능력은 출중한데 저속에선 브레이크 페달이 깊고 둔한 느낌이다. 4륜의 특성과 적절한 무게배분에도 제동 때 앞으로 쏠린다는 느낌이 뚜렷하다. 날렵한 코너링과 달리 제동력에선 SUV의 한계가 남아있다고 표현할 수 있다.


안전사양, 특히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Intelligent Cruise Control)의 추종성은 기대 이상이다. 앞차를 정확하게 인식해 속도를 자연스럽게 조절했다. 후측방 충돌 방지는 주차 시 알아서 브레이크를 걸어주며, 전방 충돌 예측 경고 시스템을 켜면 크루즈 컨트롤을 꺼도 알아서 차를 세웠다.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은 다른 브랜드와 작동방식이 조금 다르다. 앞차가 멈추면 따라서 멈추지만, 알림음이 뜨면서 브레이크가 풀린다. 운전자는 능동적으로 시스템에 개입해야 한다.


차선 유지ㆍ차선 이탈 방지 기능이 국내 출시모델에 빠진 건 의외다. 완벽한 반자율주행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내비게이션과 연동되지 않는 반쪽짜리 HUD(헤드업디스플레이)도 개선할 부분이다.


QX50의 가격은 에션셜 트림이 5190만원, 센서리ㆍ오토그래프 AWD 트림이 각각 5830만원, 6330만원이다. 센서리 AWD 트림에는 거리제어 어시스트와 전방 충돌 예측 경고 시스템, 전방 비상 브레이크 등이 빠진다. 퀼팅가죽시트와 안전 보조사양을 양보하면 500만원을 줄일 수 있다. AWD 기준 복합연비는 9.8㎞/ℓ다.


정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