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늦어 죄송" 'TV는 사랑을 싣고' 김혜연, 납골당 주저앉아 '오열'

[연예]by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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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TV는 사랑을 싣고' 캡쳐

김혜연의 '은인 찾기'가 많은 시청자들을 울렸다.


20일 방송된 KBS1 'TV는 사랑을 싣고'에는 트로트 여왕 김혜연이 출연, 30년 전 가수를 꿈꾸며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자신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준 최연송 사장님을 찾았다.


김혜연은 자신의 은인에 대해 "수제 양화점을 하신 최연송 사장님. 그때 당시 오디션도 봐야 하고 서울갈 차비도 필요했지만 천 원짜리 한 장도 얻을 수 없었다. 제가 벌어 레슨비도 충당해야 하기에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을 정도. 최연송 사장님은 제가 알바를 하는 동안, 제 얘기를 들어주시고, 오디션 보러 가는 날은 빨리 퇴근하라고 하곤 돈도 제하지 않으셨다. 한 1년 가까이 (일했다.)"고 추억했다.


당시 김혜연은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신문 배달, 우유 배달, 백화점, 서빙까지 다양한 일을 했었다. 하지만 김혜연은 "이런 것들은 오래 못하겠더라. 짓궂은 손님들이 많다. 인격적인 대우를 안 해주신다. 김치를 가져다 드렸는데, (손님이) 드시다 엎었다. 제가 엎은 것도 아닌데 '김치 가져와! 너네 사장 오라그래!' 했다. 그러면 사장님은 제 편을 들어주지 않고 저한테 뭐라고 하시면서 '당장 그만 둬!' 하셨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고급 한정식 집에서는 음식을 엎은 탓에 한달 넘게 일한 월급 한 푼 못 받고 쫓겨난 적도 있다고.


하지만 최연송 사장님은 달랐다. 김혜연은 "친구가 제 사정을 아니 '여기 가서 아르바이트를 해보라.' (소개해 줬다). 그래서 '황태자 수제화점'에서 일하게 됐다. 그당시 한 시간 시급이 천 원. 원래는 삼십만원을 받아야 하는데 제 형편을 아시다 보니 사십을 주셨다."고 말했다. 최연송 사장님은 김혜연의 잘못도 덮어주곤 했다. 김혜연은 "제가 구두 닦는 법을 알겠냐, 뭘 알겠냐. 진열대 청소를 다 해놓고 왁스를 먹이는데 제가 색깔 다른 걸로 칠한 것. 말할 타이밍을 놓쳐 진열장 뒤에 몰래 숨겨놨는데 사장님이 보셨다. 그런데 사장님이 '디자인 잘못 나온 건데 왜 진열대에 올려놨니, 버리라.' 하셨다. 제가 정말 울컥했다. 지금도 울컥한다."고 감사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김혜연과 사장님의 마지막 순간은 김혜연이 '서울 대전 대구 부산'으로 대박나던 그 해였다. 김혜연은 "트로트 가수로 전향을 하고 94년도에 빵 터졌다. 그 때 '우리 사장님이 얼마나 기뻐하실까' 생각이 들어 매장에 찾아갔다. 사장님이 소문을 쫙 내시곤 본인 어깨도 으쓱으쓱 하셨다. 그날이 마지막. 그 이후로 제 몸이 열두 개라도 모자랄만큼 바빠졌다. 결혼하곤 더 바빠져 출산하고 11일 만에 무대에 나가 노래를 했을 정도. 그러다보니 사장님을 잊고 살았다"고 말했다. 과거 사장님의 아들이 김혜연의 결혼식에서 참석할 정도로 가족끼리 각별히 연을 이어갔으나, 이제는 모두 연락이 끊긴 상태였다. 김혜연은 자신의 어머니조차 사장님을 만나뵙고 싶어함을 전했다.


하지만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최연송 사장님이 이미 고인이 되신 것. 이날 최연송 사장님의 한 지인은 "가게도 없어지고 그 친구도 지금 없다. 돌아갔다. 쉰 초반에 지금 한 15년 됐다."고 말해 충격을 줬다. 한편 이를 모르는 김혜연은 "아직까지도 가발을 쓰고 계신지 궁금하다. 제가 사장님이 만들어주신 신발을 못 갖고 있다. 멋진 신발을 맞춰 주시면 무대에 신고 올라가, 신발도 자랑해드리고 싶다."며 만남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날 김혜연이 마지막으로 내린 장소는 추모의 집이었다. 마침 비가 주륵주륵 내렸고,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김혜연은 "진짜 뭐냐"며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사장님이 "이곳에 계신다"는 말이 전해지곤, 결국 김혜연은 주저 앉아 오열하기 시작했다. 김혜연은 "숨을 못 쉴 거 같다. 너무 죄송해서."라며 몸조차 가누지 못했다.


김혜연은 은인, 최연송 사장님을 유골함과 사진으로만 만나뵐 수 있었다. 다시 주저 앉아 눈물을 보인 김혜연은 "너무 죄송하다. 왜 이렇게 급하게 가셨을까."라며 죄송한 마음부터 전했다. 이어 김혜연은 사장님 대신 사모님이라도 만나뵙고 싶어 했으나, 사모님 역시 이미 고인. 이에 김혜연은 자신의 결혼식에도 참석했던 사장님의 아들을 대신 만났다. 사장님의 아들에 의하면, 사장님은 김혜연의 결혼식 때조차 이미 건강이 좋지 않으신 상태였다.


이후 김혜연은 자신의 28년 인생, 앨범들을 전부 사장님에게 선물했다. 김혜연은 "너무 늦게 찾아와 죄송하다. 저도 몸이 조금 아프고 뒤돌아볼 수 없어 늦게 왔다. 좋은 일도 많이 하셨으니, 편안하게 쉬셨으면 좋겠다. 잊지 않겠다. 평생 마음의 은인. 감사하다."라고 진심으로 예를 표했다. 김혜연과 故최연송 사장님의 안타까운 인연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헤럴드POP=서유나 기자]​ popnews@heraldcorp.com

2019.09.2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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