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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

“많이가 아니라
잘못 먹어 살찐겁니다”

같은 칼로리 음식이라도 ‘영양밀도’가 중요…밀도 높은 시금치·콩·과일 등 살빼기 도움…흰쌀밥·흰설탕은 다이어트의 적

 

다이어트 중인 20대 장 모씨는 칼로리를 따져가며 점심으로 밀가루 식빵 4개를 먹고, 저녁 대신 아이스크림 한개를 먹었다. 종일 배고픔에 시달리던 장 씨의 다이어트는 결국 실패했다.

 

아직도 많은 이들은 장 씨의 경우처럼 칼로리나 먹는 양 줄이기를 통해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말 그대로 적게 먹어서 살만 빼면된다는 식이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살이 잘 빠지지도 않을 뿐 아니라 체중이 예전상태로 돌아오는 요요현상도 흔하며, 근육손실로 이어질 경우 건강에도 좋지 않다.

 

배고프지 않으면서도 건강하게 살을 빼는 방법은 분명 올바른 식단에 답이 있다. ‘영양 밀도’가 높은 식단은 포만감과 영양소가 풍부해 건강과 다이어트 두마리 토끼를 잡는 식단이다.

“많이가 아니라 잘못 먹어 살찐겁니다

칼로리 보다 중요한 ‘영양 밀도’

우리가 자주 먹는 음식은 대부분 정제 곡물과 정세 설탕, 그리고 동물성 식품으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영양은 거의 없고 소화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시키는 음식을 자주먹게 되면 몸이 산성화 되는 결과를 초래해 노화가 촉진되는 등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장 씨가 선택한 아이스크림과 밀가루 식빵. 칼로리는 푸짐한 식사보다 낮을지 몰라도 다이어트에는 도움이 안된다. 영양성분이 낮은 식품이기 때문이다. 장 씨의 경우는 많이 먹어서가 아니라 잘못 먹어서 살이 찌는 것이다.

 

100㎉를 먹어도 돼지고기로 먹었느냐, 콩과 현미로 먹었느냐에 따라 다이어트 효과는 달라진다.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열량 대비 식품이 가진 영양소를 분석해봐야 하는데 이를 ‘영양밀도’라고 한다.

 

수많은 의사들이 ‘의사들의 의사’라고 부르며 존경심을 표하는 미국의 세계적인 영양 임상학 박사인 조엘펄먼는 저서 ‘기적의 밥상’에서 ‘영양밀도’ 점수를 소개했다. 이는 식품의 영양적 가치를 비교 평가할 때 사용되는 기준이 된다.

 

‘영양 밀도’에서 최고 점수에 가까운 식품은 저열량이면서 좋은 영양소가 많이 들어있는 식품으로, 비타민ㆍ미네랄ㆍ단백질 등 주요 물질이 포함돼 있다. 고체지방, 설탕, 나트륨을 최소화하거나 배제한 식품들이다.

영양밀도 높은 녹색잎 채소, 영양밀도 낮은 정제 식품

조엘 펄먼 박사는 ‘영양밀도’ 최고점수인 100점에 해당하는 식품으로 시금치, 케일, 근대와 같은 ‘녹색 잎채소’를 꼽았다. 녹색 채소로 과연 단백질까지 섭취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동일한 100㎉의 스테이크와 브로콜리를 비교했을 때, 브로콜리의 단백질이 스테이크보다 2배 많이 함유하고 있다. 게다가 브로콜리에는 암을 예방할 수 있는 성분도 많이 들어있다.

 

콩(영양 밀도 48점)이나 과일(45점)도 채소 다음으로 영양 밀도 점수가 높은 식품이다. 감자, 고구마, 호박, 옥수수 등 전분이 함유된 채소(35점) 나 메밀, 귀리, 현미와 같이 정제하지 않은 곡물(22점), 그리고 아몬드나 땅콩 등 견과류도 (20점) 영양 성분이 좋은 식품이다.

 

반면 정제된 식품의 영양 밀도는 매우 낮다. 흰쌀이나 흰밀가루(2점), 정제된 기름(1점), 그리고 당 함유량을 높이는 주범인 흰설탕(0점)의 영양밀도는 가장 낮다.

영양밀도가 높으면 다이어트와 건강에 좋다

조엘 펄먼 박사는 수많은 논문을 근거로 제시하며 밥상에 올려야 할 최고의 식품은 식물성 영양소를 가진 식품이라고 말한다. 그는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밥상에서 답을 구하면 누구든 ‘더 건강하게, 더 오래 살 수 있다’”고 강조한다.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칼로리 밀도가 높아 비만의 원인이 되는 동물성 식품보다 영양 밀도가 높은 식물성 식품이 효과적이다. 또한 영양밀도가 높은 음식들을 통해 모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면 식욕도 조절돼 배고픔을 덜 느낄 수 있다.

 

반면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주영양소가 없는 저칼로리 식사만 하면 공복 호르몬이라는 ‘그렐린 수치’가 증가돼 배고픔을 더 잘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인슐린은 당을 지방으로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데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키는 가스트린억제폴리펩티드 수치가 올라가 지방이 더 많이 쌓이게 된다.

 

따라서 탄수화물은 영양밀도가 높은 현미, 잡곡밥이나 고구마 등을 통해 섭취하며, 단백질은 붉은고기 대신 콩이나 두부 등으로, 지방은 동물성 기름 대신 견과류나 식물성 기름으로 섭취하면 건강한 다이어트식단이 완성된다.

 

미국의 환경운동가 존로빈스는 저서 ‘100세 혁명’에서 “수명을 늘리는 데는 영양소는 최대로 높이면서 칼로리는 낮추는 식단보다 더 중요한 방법은 없다”며 세계적인 장수촌 사람들인 훈자인과 빌카밤바인의 식단이 매우 흡사하다고 전한다. 이들의 성인남자는 하루에 1800-1900㎉를 섭취하며 식단 중 식물성 음식비율이 99%다. 단백질과 지방의 섭취를 식물에서 허용하고 있으며 동물성 식품 비율은 1%밖에 안된다. 설탕과 가공식품의 소비는 0%다.

 

또한 2006년 미국심장학회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3~5년 동안 26명의 실험자에게 각 영양소의 일일 권장량을 100%섭취하고 하루에 1671㎉를 소비하게 한 결과, 혈압과 염증은 적어졌으며 심장 기능도 향상됐다. 다른 많은 연구에서도 이러한 식단은 노화속도를 늦춰주며 질병 가능성마저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이어트뿐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도 영양밀도는 높으면서 저칼로리의 식단은 중요하다. 이를 통해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로 개선하는 게 건강의 지름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육성연 기자/gorgeou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