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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글로벌 칼럼

“축! 개막” 구글 생태계 시대의 도래

byITWorld

지금쯤이면 아마도 대부분 사람이 구글의 픽셀(Pixel) 2에 관한 모든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분명히 사용기도 읽어봤을 것이고, 큰 그림의 의미에 대해서 숙고해 봤을 것이며, 본인에게 맞는 폰일지 여부에 대해서도 감을 잡았을 것이다.

 

그래도 아직 다른 신제품에 관심을 돌리지 말고 잠깐만 기다려 주기 바란다. 필자는 기본적인 내용 이외에도 픽셀 2 출시와 확장 일로에 있는 구글의 하드웨어 활동을 둘러싼 폭넓은 영향에 대해서 이해하려고 노력해 왔다.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그 어느 때보다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축! 개막” 구글 생태계 시대의 도

“저 콧수염 영감이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라며 허튼 소리로 치부할 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한번 들어 보시라. 이번 달 구글에서 내놓은 모든 것을 한발 물러서서 살펴보면, 구글이 자신의 플랫폼 ‘내’에서 자체적인 틈새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분명해 보인다. ‘안드로이드(Android)’ 생태계에서 ‘구글’ 생태계로 주안점이 이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대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생각해 보라. 처음부터 구글의 목표는 사용자가 무슨 수단을 선택하든지 간에 온라인에서 구글 서비스를 최대한 많이 이용하게 하는 것이었다. 왕년의 구글 넥서스 기기에서도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장점을 소개하고 강조하는 것에 늘 주안점을 두었다. 왜냐하면, 결국에는 구글 기기든 삼성 기기든 상관 없었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인터넷에 최대한 오래 머물면서 구글 서비스를 이용하는 한, 구글은 계속해서 사용자 관련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고 결국 더욱 효과적인 표적 광고를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구글 입장에서는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밀어 주는 것이 언제나 이치에 맞는 행동이었다. 기기의 제조사나 모델과 관계 없이 안드로이드 사용 경험은 지메일, 구글 드라이브, 구글 플레이 스토어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물론 구글 검색도 빼놓을 수 없다. 홈 화면의 박스이든, 크롬 브라우저이든, 아니면 다른 통합된 방식이든 상관 없다. 최근 들어서는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 역시 “차세대” 검색 기기로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구글은 한 때 괜찮았던 그 모델의 걸림돌이 되는 저항에 점점 더 부딪히고 있다. 안드로이드 기기의 가장 큰 몫을 지배하는 업체들이 자체 앱과 서비스(브라우저, 앱 스토어, 그리고 “지능적”이라고 하는 가상 비서 포함)를 밀고 있다. 이와 동시에 이에 상당하는 구글 앱과 서비스는 주목 받지 못하도록 밀어내고 있다. 놀랍게도 심지어 ‘마이크로소프트’ 앱과 서비스를 기본적으로 설치하여 출시되는 폰들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구글이 공통 분모인 ‘안드로이드’를 강조하던 것에서 통합의 끈인 ‘구글’을 강조하는 것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은 불가피했다고 본다. 그 후 변화는 그 속도를 더하고 있다. 다음과 같은 점들을 생각해 보자.

 

 

1. 구글은 독보적이고 일관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온갖 새로운 방법을 동원해 ‘구글’ 기기 통합에 나서고 있다.

픽셀 폰은 안드로이드에 대한 가장 흔한 불만을 모두 해결해 줄 뿐만 아니라 적시에 믿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꾸준하게 제공해 주는 유일한 기기이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관련성이 높은 사항이다. 운영체제는 물론 보안 릴리스에 대해 업데이트를 3년 내내 보장하는 유일한 기기이기도 하다. 여기까지는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이다.

 

그런데 이제 픽셀은 픽셀북(Pixelbook)과 연동된다. 픽셀북은 사실상 다른 운영체제를 구동함에도 불구하고 점점 더 일관성 있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부분이다. 구글 스토어는 두 제품을 “함께 쓰면 더 낫다”는 점을 눈에 띄게 홍보하고 있다. 픽셀북은 픽셀폰과의 즉석 테더링을 제공하며 충전기 하나로 두 개 기기 모두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을 잠재 구매자들에게 강조한다.

“축! 개막” 구글 생태계 시대의 도

이 새로운 구글 기기 생태계의 개념은 99달러짜리 픽셀북 펜 홍보 내용에도 똑같이 존재한다. 픽셀북 펜은 현재까지 독점적인 형태의 구글 어시스턴트(Assistant)와의 통합을 선보이고 있으며, 구글이 자랑하는 “픽셀북용으로 설계”된 제품이다.

 

한편, 픽셀 버드(Pixel Buds)는 실시간 인이어(in-ear) 번역 기능을 제공한다. 짐작하다시피 픽셀 폰에서만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방금 전에 나왔던 주제가 생각나는가?

“축! 개막” 구글 생태계 시대의 도

그렇다. 안드로이드나 iOS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구글 클립(Google Clips) 카메라조차도 픽셀폰과 구글 포토를 통해 “더 좋아진다”고 소개하고 있다.

“축! 개막” 구글 생태계 시대의 도

구글 네스트(Nest) 역시 같이 나서고 있다. 이번 달 구글 하드웨어 공지의 일환으로 어시스턴트와 구글 제품의 새로운 통합 형태 몇 가지가 공개됐다. 모든 기기(!)에서 어시스턴트에게 음성 명령을 내림으로써 네스트 캠(Nest Cam)에서 크롬캐스트로 실시간 뷰를 전송할 수 있는 기능이 새로 추가되었다. 이 밖에도 곧 선보일 네스트 헬로우(Next Hello) 비디오 초인종은 집에서 구글 홈(Google Home) 스피커를 통해 문 밖에 누가 있는지 들을 수 있는(물론 구글의 안면 인식 기능이 사용된다) 기능을 제공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2. ‘구글용 제품’ 인증 프로그램이 소리 없이 출범했다.

픽셀 2 출시와 함께 구글은 주목할 만한 토막 소식을 슬쩍 끼워 넣었다. 액세서리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구글용 제품(Made for Google)” 프로그램을 시작한다는 소식이다. 승인된 협력업체에서 제작한 제품은 포장에 특별한 증표가 부착된다. “구글의 호환성 표준 준수 인증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라고 한다.

 

‘구글용 제품’에서 ‘구글용’이라는 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혹시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 같다면 뭐,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3. 구글 스토어를 구글 자체 제품 전용 판매처로 조용히 재단장했다.

이번 달까지만 해도 구글 스토어는 구글의 다양한 플랫폼, 즉 안드로이드, 크롬 OS, 크롬캐스트, 안드로이드 웨어(Android Wear) 등과 관련된 다양한 제품이 전시되어 있었지만 10월 4일 행사 이후에는 변화가 생겼다.

 

지금 구글 스토어에 가보면, 구글에서 만든 기기와 이를 지원하는 “구글용 제품” 액세서리만 눈에 띌 것이다. 모토로라 폰이나 삼성 크롬북, 화웨이 안드로이드 웨어 시계 등은 자취를 감췄다. 오직 구글 것만 있다. 그것으로 끝이다.

“축! 개막” 구글 생태계 시대의 도

구글은 또한 이례적으로 판매 사이트에서 구글 홈 페이지(Google.com)로 직접 연결되는 링크를 추가했다. 이제 구글만의 판매 센터로 자리잡은 사이트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는 것이다. 또한, 멕시코,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여러 신규 국가로 구글의 세력을 확장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주안점은 더 이상 플랫폼이 아닌 ‘구글’이다.

 

이 퍼즐의 각 조각은 그 자체로는 작아 보일지도 모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구글이 진화해 나가는 방향에 대해 극적인 그림을 보여 준다. 구글은 기기를 여러 대 사용할 경우 할인 혜택을 주는 등 구글 폰을 위한 자체 전문 무선 서비스를 보유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곁다리로 슬쩍 언급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지만 머지 않아 전략을 바꿀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 보자. 구글은 특히 소비자 인식과 제품 가용성에 있어서는 아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또한 모바일 시장이 하루 아침에 바뀌지 않을 것도 분명하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 생태계 우선순위의 변화를 보면서 뭔가 중요한 것의 씨가 뿌려지고 있음을 느끼지 않기란 어렵다. 초점은 이제 더이상 안드로이드와 크롬 OS와 같은 ‘플랫폼’이 아니라 ‘구글’이며, 사용자를 위한 구글 제품의 연동 방식이다.

 

무언가 엄청난 것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editor@itworld.co.kr

 

JR Raphael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