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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제주도 6% 크기 사이판,
드라이브 꼭 해야하는 이유

by중앙일보

한국 여행객, 렌터카 2·3일 이용이 대세

호텔 머물기보다 개성 다른 해변 찾는 재미

사이판은 작다. 면적이 115㎢로 제주도의 6% 수준에 불과하다. 여행자가 차를 몰고 다니기에 큰 부담이 없다. 지난 10월 직접 사이판에서 운전을 해보니 서울이나 제주도보다 운전하는 게 편했다. 운전이 쉽고 편한 것보다 중요한 게 있다. 차를 몰고 다니면 가는 곳마다 예기치 못한 근사한 풍광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제주도 6% 크기 사이판, 드라이브

남태평양의 미국령 섬 사이판. 해변가 호텔에서 늘어지게 쉬다가 와도 좋지만 이왕이면 차를 빌려 섬 구석구석 둘러보자. 예기치 못한 근사한 풍광이 펼쳐진다. [사진 마리아나관광청]

사이판공항에 착륙하자마자 렌터카 사무소를 찾았다. 미리 예약해둔 SUV 차량인 니산 로그를 빌렸다. 그리고 공항에서 1GB 10달러짜리 심카드를 구매해 스마트폰에 끼웠다. 구글맵을 네비게이션 용도로 쓰기 위해서였다. 사흘간 묵을 켄싱턴호텔을 입력하고 이동했다. 섬 남쪽에 있는 공항에서 북서쪽 호텔까지 거리는 20㎞, 정확히 30분 걸렸다.

제주도 6% 크기 사이판, 드라이브

지난 10월, 사이판에서 이용한 니산의 SUV 모델인 로그. 최승표 기자

여행사 상품을 이용하면 마나가하섬을 들르고 북부에 있는 자살절벽, 만세절벽 같은 몇몇 명소를 둘러보는 게 전부다. 그러나 자동차가 있으면 사이판 여행이 달라진다. 불과 몇 해전까지는 하루나 반나절 차를 빌려 면세점 쇼핑을 즐기고 섬을 바쁘게 둘러보는 사람이 많았지만 요즘은 달라졌다. 알라모렌터카 한국사무소에 따르면 대여 기간이 ‘하루’보다 ‘2·3일’이 주를 이루고 있단다.

 

차가 있으면 그냥 ‘호텔 앞 해변’이 아니라 관광객이 적은 근사한 해변을 찾아갈 수 있다. 사이판 최대 번화가인 가라판 근처에 있는 마이크로비치 뿐 아니라 섬 동쪽에 있는 별처럼 생긴 모래가 있는 오브잔 비치와 래더 비치를 찾아가거나 북서쪽 켄싱턴호텔 인근의 한적한 파우파우 비치 등을 찾아갈 수 있다.

제주도 6% 크기 사이판, 드라이브

사이판 중심가인 가라판에서 가까운 마이크로비치. 일몰 감상 명당이기도 하다. [사진 마리아나관광청]

제주도 6% 크기 사이판, 드라이브

사이판 남쪽에 있는 래더비치. 관광객이 상대적으로 적은 한산한 해변이다. [사진 마리아나관광청]

지난 10월에는 스쿠버다이빙 일정이 많아서 섬 동쪽의 라우라우해변과 북쪽의 그로토를 자주 찾았다. 라우라우해변은 진입로가 비포장도로여서 ‘오프로드 운전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그로토 인근에 있는 버드아일랜드도 장관이었다. 깎아지른 절벽 앞에 있는 작은 섬인데 이 주변에 많은 새들이 찾아와 ‘새섬’이라 부른다. 전망대에 서서 맥주 거품처럼 부서지는 파도를 배경으로 온갖 새가 지저귀며 날아다니는 새들을 한참 동안 지켜봤다. 특히 깃털 3분의 2가 사이판 바닷빛처럼 파란 흰목물총새가 바로 앞 나무에 날아왔을 때는 괜시리 심장이 콩닥콩닥 뛰었다.

제주도 6% 크기 사이판, 드라이브

다이빙 명소인 수중동굴 '그로토'. 섬 북동쪽에 있다. 최승표 기자

사흘간 총 주행거리가 100㎞도 안 됐으니 많이 돌아다닌 건 아니었다. 주유는 공항에 차를 반납하기 전 딱 한 번, 20달러치를 한 게 전부였다. 운전은 제주도보다 쉬웠다. 거리와 속도 단위가 ㎞가 아니라 마일이라는 것, 신호 없는 사거리에서 정지 신호를 보면 무조건 멈춰야 하는 것 정도만 주의하면 됐다. 도로 폭이나 주차장 공간이 한국보다 넓어 편했고, 중심가인 가라판 외에는 어딜가나 한산했다.

제주도 6% 크기 사이판, 드라이브

사이판은 호텔과 식당이 몰려 있는 곳만 벗어나면 어딜가나 한적하다. 최근 한국인 커플 사이에선 오픈카를 빌려 분위기를 즐기는 게 유행이다. [사진 마리아나관광청]

렌터카는 한국에서 예약하고 가는 게 여러모로 편하다. 한국사무소가 있는 알라모렌터카(alamo.co.kr)를 추천한다. 공항을 포함해 자차·대인·대물보험을 포험한 골드패키지를 이용하면 편하다. 운전자 1명을 추가할 수 있다. 소형차가 하루 40달러선이다. 사이판은 미국 본토와 달리 국제운전면허증이 없어도 된다. 한국 면허증만 보여주면 된다.

제주도 6% 크기 사이판, 드라이브

사이판공항 렌터카 사무소는 입국장 바로 옆에 있다. 차를 미리 예약하고 가면 렌터카 사무소 직원이 친절하게 대여 과정을 안내해준다. 국제면허증은 챙겨가지 않아도 된다. 최승표 기자

사이판=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