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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매화, 산수유… 꽃 잔치 열리는 섬진강 변 19번 국도

by중앙일보

매화, 산수유… 꽃 잔치 열리는 섬진

광양 매화마을 전경. [사진 김순근]

3월은 매화,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 봄꽃이 다투어 피는 꽃 사태 시즌이다. 섬진강 변을 따라 이어지는 19번 국도변에도 봄 처녀의 설렘이 찾아왔다.

 

경남 남해군 미조면과 강원도 홍천군 서석면 풍암리를 잇는 19번 국도는 전남 구례를 지나면서 하동까지 굽이굽이 흐르는 섬진강을 따라 이어지는 ‘강변도로’로 봄이면 꽃길로 변한다. 도로변을 따라 매화를 시작으로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벚꽃, 배꽃이 차례로 피고 지며 3~4월 두 달간 행복한 꽃 멀미를 안겨준다.

매화, 산수유… 꽃 잔치 열리는 섬진

광양 매화마을 매화. [사진 김순근]

올겨울 혹독한 북극한파에도 봄꽃 개화 시기는 예년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전망됐다. 따라서 섬진강 변 광양 매화마을의 매화는 이번 주말인 10일부터 본격적인 개화기에 접어들면서 다음 주 주말인 17일부터 1주일 정도 절정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3월 17~25일, 광양 매화 축제

매화, 산수유… 꽃 잔치 열리는 섬진

광양 매화마을 매화꽃 터널. [사진 김순근]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에서는 매화 개화 시기에 맞춰 17일부터 25일까지 매화 축제가 펼쳐진다. 광양 매화마을과 매화 축제 쌍벽을 이루던 해남 보해 매원의 매화 축제가 조류인플루엔자 우려로 취소됨에 따라 전국의 탐매 여행객이 대거 섬진강 변으로 몰릴 것으로 보여 극심한 교통체증도 우려된다. 수도권을 출발한 관광버스와 일반여행객의 차량이 몰리기 시작하는 오전 10시 이전에 도착하면 여유롭게 매화마을 탐방을 즐길 수 있다.

 

섬진강변을 따라 도로변과 마을마다 매화가 많이 심겨 있지만, 백운산 기슭에 자리 잡은 청매실농원이 매화마을이 중심이다. 16만5000㎡ 여의 산자락에 매화나무가 가득하고 매년 3월 중순이면 청매, 백매, 홍매가 화사하게 피어나 하얀 꽃 구름이 마을을 감싼 듯 장관을 이룬다.

매화, 산수유… 꽃 잔치 열리는 섬진

광양 매화마을. [사진 김순근]

마을 입구에서 산 중턱까지 구불구불한 매화꽃길이 조성돼 있고 곳곳에 탄성을 자아내는 꽃 터널이 있어 발길을 멈추게 한다. 굽이굽이 흐르는 섬진강의 푸른 강물과 어우러진 매화의 고고한 자태, 마치 하얀 눈이 내린 듯 매화꽃에 파묻힌 농원 전망은 놓쳐선 안 될 풍경이다.

 

이곳에선 드라마 ‘다모’를 비롯해 영화 ‘취화선’ ‘천년학’ 등 많은 드라마와 영화를 촬영했다. 특히 초가와 기와, 돌담이 어우러진 임권택 감독의 영화 ‘천년학’의 세트장을 보존해둬 매화 꽃핀 풍경과 잘 어울린다.

매화, 산수유… 꽃 잔치 열리는 섬진

평사리들판. [사진 김순근]

광양 매화마을과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하동에도 매화가 많이 심겨 있지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인 악양면이 유명하다. 평사리의 드넓은 들판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소설 속 최 참판 댁이 재현돼 있고 평사리 들판에는 파릇파릇 보리싹이 돋아나 또 다른 봄을 선사한다. 넓은 들판 한가운데 소나무 두 그루가 자라고 있는데 부부처럼 다정한 모습이어서 부부 송이라 불린다.

매화, 산수유… 꽃 잔치 열리는 섬진

평사리 들판과 부부송. [사진 김순근]

매화, 산수유… 꽃 잔치 열리는 섬진

하동 최참판댁 장터. [사진 김순근]

매화, 산수유… 꽃 잔치 열리는 섬진

평사리 들판이 내려다보이는 최참판댁. [사진 김순근]

매화와 개화 시기 비슷해진 구례 산수유 마을

매화, 산수유… 꽃 잔치 열리는 섬진

구례 산수유마을. [사진 김순근]

광양 매화마을의 매화가 필 때쯤 19번 국도 섬진강 길로 진입하는 지리산 자락 구례 산수유 마을에서는 노란 산수유가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한다. 원래 광양 매화가 떨어질 즈음 구례 산수유가 만개했으나 어느 순간 매화와 산수유의 개화 시기가 비슷해져 매화와 산수유 축제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게 됐다.

매화, 산수유… 꽃 잔치 열리는 섬진

구례 산수유마을 산수유꽃. [사진 김순근]

그래서 구례 산수유 축제도 광양 매화 축제와 같은 17일부터 25일까지 산수유 축제를 연다. 축제장은 온천관광단지 쪽이지만 산수유 마을은 축제장에서 계곡 길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가는 길 곳곳에 산수유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매화, 산수유… 꽃 잔치 열리는 섬진

구례 산수유. [사진 김순근]

산수유 마을에는 곳곳에 민박집 등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 이전의 소박한 면이 다소 사라져 아쉽지만, 산자락을 따라 옹기종기 모여있는 마을이 온통 노란 산수유꽃에 파묻힌 풍경은 노란 물감을 훌뿌려 놓은 듯 봄의 화려한 색감이 넘쳐난다.

 

요리조리 마을 길을 거닐며 정겨운 돌담, 색바랜 슬레이트 지붕, 아담한 계곡 등 산수유꽃과 어우러진 수채화 같은 풍경을 찾아보자.

 

김순근 여행작가 sk4340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