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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성공여부 불확실한 화성 유인 탐사를 왜 하나요

by중앙일보

스페이스X, 올해만 위성 30개 발사

지구촌 1시간내 연결 우주여객선도

세계 주요국 화성 탐사 뜨거운 경쟁

성공여부 불확실한 화성 유인 탐사를

스페이스X의 빅팔콘로켓이 화성의 우주기지에 도착한 모습의 상상도. [스페이스X]

Q. 최근 들어 화성 유인탐사, 화성 이주 등 과학소설(SF) 같은 뉴스가 자주 보입니다. 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인간이 화성으로 떠나면 돌아올 수 없다는데, 정말인가요. 또 돌아올 수 없다면 왜 유인 화성탐사를 하는지 궁금합니다.

 

 

700조 우주산업 주도권 쥘 수 있기 때문이죠"

 

 

A. 그러게요. 틴틴 여러분뿐 아니라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는 질문입니다. 미국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회장은 100명 이상이 탈 수 있는 우주선을 만들어 2024년에 첫 화성 이주자를 보내겠다고 수차례 공언했습니다. 이뿐 아니라 그의 화성 유인탐사에 동참해 첫 화성 이주에 나서겠다고 지원한 사람도 수십만 명에 이릅니다.

 

6년 뒤를 상상해봅니다. 다른 건 다 제쳐두고 일론 머스크의 공언대로 유인 화성탐사를 위한 계획이 차근차근 진행됐다고 가정합시다. 초대형 로켓에 100명의 ‘화성 이주인’이 올라타는 모습은 말로 형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역사적인 장면일 겁니다. 일론 머스크는 첫 화성 이주의 대열에 자신도 포함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유인 화성탐사는 민간인인 일론 머스크의 계획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화성 탐사를 목표로 달 유인탐사를 재개하는 행정지침에 서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달 유인탐사 재개는 화성 탐사, 그리고 언제가 그 너머 많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궁극적인 임무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크고 아름다운 별들 속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가능성을 상상해 보라”면서 “미국이 다시 하는 것이다. 우리는 큰 꿈을 꾸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정부는 관련한 시한이나 예산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스페이스X와 같은 민간 영역과 협업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3월 2033년 화성 유인탐사 성공을 목표로 담은 미 항공우주국(NASA) 지원 법률에 서명했습니다.

 

 

성공여부 불확실한 화성 유인 탐사를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우주 과학자들은 인류를 화성에 보내는 것까지는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합니다. 화성까지 사람과 화물을 실어보낼 초대형 로켓을 만들어 쏘아 올리면 됩니다. 지난 2월 스페이스X는 로켓엔진 27개가 달린 팔콘헤비를 쏘아올린 바 있습니다. 최대 64t의 화물을 실을 수 있는 강력한 로켓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이 로켓은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것이어서 발사 비용까지 크게 줄일 수 있었습니다. 틴틴 여러분도 두 개의 부스터 로켓이 역추진 불꽃을 내뿜으며 지상으로 돌아오는 장면을 보셨겠지요. ‘희대의 사기꾼’이라고 일론 머스크를 조롱하던 사람들의 코가 납작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스페이스X의 다음 목표는 진짜 100명의 사람을 화성까지 실어보낸다는 빅팔콘 로켓(BFR:Big Falcon Rocket)을 만드는 겁니다. BFR은 길이는 100m에 총 37개의 엔진으로 150t 이상의 화물을 쏘아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스페이스X는 내년 BFR 시험발사를 거쳐 2022년 화성에 무인 화물 우주선들을 보내고, 2024년 최종 목표인 유인 우주선까지 보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2024년 화성을 향해 떠날 이들은 다시는 지구로 돌아오지 못할 여행을 떠나는 겁니다. 이유가 뭘까요. 우선, 일론 머스크의 유인 화성탐사에도 구체적인 ‘지구 귀환’계획은 없습니다. 우주선이 지구로 돌아올 연료까지 실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화성은 지구와 가장 가까울 때에도 지구와의 거리가, 지구~달 간의 거리(38만㎞)의 210배가 넘는 8000만㎞에 달합니다. 왕복 여행을 하려면 수년이 걸립니다. 이렇게 되면 귀환 연료 외에도 수년 동안 우주인들이 먹고 살아야 할 물과 식량, 산소 등을 실은 엄청난 양의 화물도 모두 실어 보내야 한다는 계산이 됩니다.

 

그렇다고 아무 때나 화성행 로켓을 발사할 수도 없습니다. 지구와 화성이 가장 가까운 궤도를 돌 때를 찾아야 하는데, 이게 26개월에 한 번씩 돌아옵니다. 그래서 스페이스X는 지구 귀환 계획 대신 유인 우주선 발사 이후 추가로 화물선들을 계속 보내 화성 기지 건설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가 유인 화성탐사를 ‘화성 이주’, 혹은 ‘화성의 식민지화’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그들의 말이 진실이 될지 아니면 거짓말로 끝날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릅니다. 하지만 이런 불확실성에도, 미국의 민간기업인 스페이스X와 국가기관인 NASA가 화성 유인탐사 계획을 발표하고, 또 유럽·러시아·인도 등 우주강국들이 유인은 아니더라도 앞다퉈 화성탐사 계획을 밝히는 데는 경제적 이유가 있습니다.

 

우주산업은 유망한 미래 먹거리입니다. 우주재단에 따르면 2015년 3230억 달러(약 347조원)인 우주산업 규모는 2030년 두 배 가까이 성장할 전망입니다. 지난달 중앙일보가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TED 2018’ 콘퍼런스 취재 현장에서 만난 그윈 숏웰 스페이스X 사장은 일론 머스크가 꿈꾸는 우주 계획의 이면을 보여줬습니다. 숏웰 사장과 크리스 앤더슨 TED 대표이 나눈 대화 중에 ‘일론 타임(Elon Time)’이란 표현에 나왔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계획하고 있는 계획의 시간 스케줄이 스페이스X 직원들의 시간 개념과는 온도차가 있다는 얘기였습니다. 숏웰 사장은 “일론의 그런 (시간을 앞서가는) 열정이 스페이스X의 계획을 실현시켜주는 동력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숏웰 사장은 또한 BFR을 이용해 지구 반대편 도시를 30분 안에 연결해주는 ‘로켓 우주 여객선 계획’을 보여줬습니다. 100명의 승객을 실은 BFR이 뉴욕을 출발해 지구 저궤도를 돌아 중국 상하이 앞바다에 39분 만에 도착한다는 컴퓨터 그래픽 동영상이었습니다. 그는 “우주여객선 계획을 향후 10년 안에 현실화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화성 유인탐사는 몰라도 2030년이 오기 전 지구촌을 한 시간 안에 연결하는 상업용 우주 여객선 시대를 스페이스X가 열겠다는 구상이었습니다.

 

스페이스X는 이미 위성발사 부문에서 돈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외계행성 발견을 위해 우주로 쏘아올려진 NASA의 차세대 외계행성 탐색 인공위성 테스는 물론, 지난해 11월 한국의 무궁화위성 5A를 우주로 올려보낸 것도 스페이스X의 팔콘9 로켓이었습니다. 지난해 모두 18개의 위성을 쏘아올린데 이어, 올해는 30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스페이스X는 지구 유일의 재사용 로켓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어느 나라의 로켓보다도 저렴하게 위성발사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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