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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AI가 사람 목소리로 미용실 예약 … 구글선 이미 현실

by중앙일보

개발자 콘퍼런스에 나온 새 기술

올해 화두는 ‘모두를 위한 AI’

언어습관 배워 대화하는 듀플렉스

건물 찍으면 길 알려주는 구글렌즈

LG와 만든 TV형 인공지능스피커

AI가 사람 목소리로 미용실 예약 …

8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구글 본사에서 ‘구글 I/O 2018’이 열렸다. 순다 피차이 구글 CEO가 구글의 최신 기술과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구글]

A: “3일 여성 헤어컷 가능하나요?”

 

 

B: “언제쯤 원하시는데요?”

 

 

A: “정오요.”

 

 

B: “정오는 안 되고, 오후 가장 이른 시간이 1시 15분이네요”

 

 

A: “그러면 오전 10~12시는 어떤가요?”

 

 

B: “헤어컷이면 오전 10시에 가능합니다. 예약자 이름은요?”

 

 

A: “리사에요. 감사합니다.”

 

미장원 직원과 손님이 나눈 사람 간의 대화 같지만, 아니다. 전화 예약을 한 주인공은 구글의 새로운 인공지능(AI) 서비스인 ‘듀플렉스’다. 사람의 목소리로 이용자 대신 병원·식당·미용실로 전화를 걸어 일정을 대신 잡아준다.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소형 점포의 60%는 온라인 예약 서비스가 없어 기존 구글 서비스의 활용이 제한적이었다”며 “이용자가 바빠 직접 전화를 걸어 예약하기 힘들다면 이 기능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I가 사람 목소리로 미용실 예약 …

TV 기능을 탑재한 AI 스피커. [사진 LG전자]

구글은 8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구글 I/O 2018’을 열고 진화된 다양한 인공지능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행사는 개발자를 위한 콘퍼런스지만 매년 구글은 여기서 최신 기술과 신제품을 소개해 전 세계의 이목을 끈다.

 

올해 구글 I/O의 화두는 ‘모두를 위한 AI’(AI for everyone)다. 2년 전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꺾은 뒤 내세웠던 ‘AI 퍼스트’에서 한발 더 나아간 개념이다. 인공지능을 접목한 다양한 서비스·제품으로 누구나 쉽게 인공지능을 이용하게 해 플랫폼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AI가 사람 목소리로 미용실 예약 …

구글렌즈로 찍은 글자를 PDF 파일로 바꾸고, 건물 을 촬영해 현재 위치를 알 수 있다(사진 아래). [사진 LG전자·구글]

대표적인 게 ‘듀플렉스’다. 듀플렉스는 사람의 말하는 방식을 학습해 자연스러운 목소리를 내고, 상대방의 의도를 인지해 지속적인 대화를 이끌어 간다. 이날 시연에서는 “으흠~”이라는 의성어를 내며 상대방의 말에 맞장구를 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구글은 스타벅스·도미노피자·파네라브레드 등과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듀플렉스를 통한 주문 기능을 활용할 예정이다. 듀플렉스는 올해 안에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 ‘구글 어시스턴트’에 추가된다.

 

증강현실(AR) 기능을 활용하면 구글 지도에서 여기가 어디인지 헤매는 일이 없다. 이용자가 ‘구글렌즈’로 주변 건물·길을 촬영하면 인공지능이 이를 분석해 현재 위치는 어디인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려주는 식이다. 비슷한 길이 많은 도심에서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AI가 사람 목소리로 미용실 예약 …

구글렌즈로 찍은 글자를 PDF 파일로 바꾸고(사진 위), 건물 을 촬영해 현재 위치를 알 수 있다.(왼쪽부터) [사진 구글]

글자를 복사해 주는 기능도 추가됐다. 구글포토를 활용해 구글렌즈가 읽어 들인 글자를 PDF 파일로 전환해 쓸 수 있다. 앞으로는 문자·문서를 일일이 손으로 타이핑할 일이 줄어드는 셈이다.

 

‘스마트 디스플레이’는 기존 인공지능 스피커에 TV 기능을 탑재했다. 시연자가 “헤이 구글, 지미 키멜의 라이브 영상을 보여줘”라고 말하자 관련 유튜브 영상이 재생됐다. “엄마에게 전화 걸어줘”라고 주문하면 영상통화를 연결해주기도 한다. 사물인터넷(IoT)을 연동하면 실시간으로 집안 내부를 들여다보고, 가정 내 온도·조명을 조절할 수 있다.

 

아마존의 ‘에코쇼’에 이어 구글도 TV형 인공지능 스피커를 내놓으면서 관련 시장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구글은 한국의 LG전자와 JBL·레노버와 협업해 세 종류의 스마트디스플레이를 출시할 예정이다.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의 새로운 버전인 ‘안드로이드 P’에도 인공지능이 적용된다. 각각의 앱마다 적절한 화면 밝기를 구동하는 식으로 베터리 효율을 30% 이상 개선한다. 사용자가 헤드폰을 모바일 기기에 연결하면 음악 재생 목록을 보여주는 등 사용자의 습관도 반영한다. 미리 설정해둔 사용 시간이 지나면 화면이 흑백으로 변하게 해 앱 사용시간에 제한을 둘 수도 있다. 구글은 이를 스마트폰 중독을 막는 ‘디지털 웰빙’이라고 소개했다.

 

피차이 CEO는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장애인들의 생활이 개선되고, 질병 치료를 막는 데도 도움을 줬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인공지능 개발자로서의 책임론도 제기했다. 그는 “구글은 기술의 힘을 믿으며 모든 사람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며 “그러나 기술의 진보와 함께 책임이 커졌으며, 구글은 인공지능을 어떻게 발전시켜갈지 신중하게 탐색해 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