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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북미정상회담 싱가포르 최종 낙점…김정은 전용기 직접 몰고 나타날까

by중앙일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이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이뤄질 것으로 결정되면서 김 위원장이 타고 갈 비행기 ‘참매 1호’에 관심이 쏠린다.

북미정상회담 싱가포르 최종 낙점…김정

지난 7일 중국 다롄 공항에 도착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기 [AP=연합뉴스]

김 위원장이 지난 7∼8일 중국 다롄(大連)을 방문할 때 이용한 전용 비행기 ‘참매 1호’는 옛 소련 시절 제작된 ‘일류신(IL)62M’을 개조한 것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0일 보도했다.

 

랴오둥(遼東)반도 남단에 위치한 다롄은 열차 이동이 불편하다. 열차를 이용하면 평양에서 단둥(丹東)까지 이동한 뒤 다롄까지 다시 590㎞를 달려야 한다. 열 시간은 걸리는 여정이다. 이 때문에 방중 때마다 열차를 이용했던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2010년 방중 당시엔 단둥과 다롄 구간만큼은 리무진을 탔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다섯 시간 만에 주파할 수 있어서다. 김정은은 그러나 평양 순안공항에서 곧바로 전용기(참매1호)에 탑승해 다롄으로 직항한 것으로 보인다. 구글맵에 따르면 직항 거리는 359㎞로 서울~부산 390㎞보다 짧아 한 시간 안에 닿을 수 있는 거리다.

북미정상회담 싱가포르 최종 낙점…김정

북한 김정은이 전용기를 타고 평양의 대규모 주택단지인 미래과학자거리 건설 현장 시찰 2015.2.15 노동신문

참매 1호는 구소련이 제작한 일류신(IL)-62 여객기다. 1960년대 개발돼 1993년 생산이 중단된 구형으로, 대략 3000마일(약 4,828㎞) 거리는 안정적 비행이 가능하지만 이를 넘는 장거리 비행은 부담스러운 기체다. 또 북한 국영 항공사인 고려항공은 유엔 제재로 아프리카ㆍ유럽 노선 등이 끊겨 중국 일부 도시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등 근방 지역으로만 운항하고 있다.

 

북한의 유일한 항공사인 고려항공은 ‘참매 1호’를 포함해 4대의 IL62M을 보유하고 있다. IL62M는 4개의 엔진을 장착해 비행 거리가 1만㎞에 달한다. 평양에서 미국 서부 해안이나 유럽 도시까지 비행할 수 있다. 평양에서 5000㎞가량 떨어진 싱가포르까지는 충분히 비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북미정상회담 싱가포르 최종 낙점…김정

전용기 참매1-호 탄 김정은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때 인천공항으로 오는 데 이용한 항공기도 바로 이 기종이었다. 하지만 1983년에는 고려항공의 IL62M 여객기가 아프리카 기니에서 추락해 23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이용하는 또 다른 전용기는 우크라이나에서 제작된 ‘안토노프(AN)148’ 기종이다. AN148은 2004년 시험비행을 했으며 2009년 양산에 들어갔다. 고려항공은 2013년 2대의 AN148을 사들여 중국 노선에 투입했다.

 

비행 거리가 3500㎞로 IL62M보다 더 짧지만, 김 위원장은 지방 시찰 때 이 전용기를 애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관영 매체에는 그가 AN148에 타고 내리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북미정상회담 싱가포르 최종 낙점…김정

김정은 위원장이 비행기 조종석에 앉아 있는 모습

위성에 찍힌 사진을 보면 북한 곳곳에 있는 김 위원장의 별장 근처에 이 전용기가 이착륙할 수 있도록 활주로를 조성한 것을 알 수 있다. 북한 TV에서 김 위원장이 직접 경비행기를 조종해 하늘을 나는 영상이 공개될 정도로 김 위원장의 ‘항공기 사랑’은 대단하다고 SCMP는 보도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