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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아시아나 여승무원들이 회장 위해 부른 낯뜨거운 노래 가사

by중앙일보

아시아나 여승무원들이 회장 위해 부른

아시아나항공 직원 단체 채팅방에 올라온 박삼구 회장 이벤트 사진. [사진 YTN 제공]

노 밀(No meal) 사태 이후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박삼구 회장 퇴진”을 요구하면서 내부 문제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특히 박 회장이 본사를 방문하거나 비행기를 탈 경우 여승무원들이 낯뜨거운 이벤트에 동원되는 문제가 충격을 주고 있다.

 

7일 KBS는 아시아나 승무원 교육생들이 박 회장의 방문을 환영하는 행사를 위해 율동과 노래를 연습하는 2014년 5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교육생들은 하트 모양의 종이를 손에 들고 ‘장미의 미소’라는 드라마 주제곡을 개사한 노래를 부른다. 개사한 가사에는 “회장님을 뵙는 날, 자꾸만 떨리는 가슴에 밤잠을 설쳤었죠”“새빨간 장미만큼 회장님 사랑해. 가슴이 터질 듯한 이 마음 아는지” 등 낯뜨거운 찬양이 들어있다.

 

승무원들은 박 회장이 방문할 때마다 이런 공연을 강제로 해야 했고, 간부들은 박 회장이 오면 승무원들을 지정해 “손을 깊숙이 잡고 꽉 안아드려라”“반가운 눈물을 흘려라”“팔짱을 끼라” 등의 행동을 주문했다.

 

최근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개설한 채팅방에는 연일 박 회장에 관한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이벤트에 동원되는 승무원들이 싫은 내색을 하면 회사 측에서는 승무원들의 등을 떠밀며 이벤트를 강요했다고 한다. “화장실에 있다가 끌려 나왔다”는 폭로도 있었다. 한 전직 승무원은 “‘회장님을 만나면 들고 있던 가방을 던지고 뛰어가야 한다’고 교육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측은 직원들이 기내식 대란 사태를 수습하는 와중에도 회장에 대한 의전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여 또다시 구설을 낳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니저급 관리자는 6일 오전 직원들에게 “금일, 10:30분 전후로 CCC(박삼구 회장)께서 직원 격려차 공항 방문예정입니다. 직원분들께서는 개인 용모, 복장 점검 부탁드리며 지점장님과 함께 이동 예정이오니 지나다 마주치시면 인사 철저히 잘해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문제는 박 회장 공항 방문 의전에 신경 쓰는 동안 승객 안전을 위한 조치가 생략되거나 두 번째로 밀려난다는 점이다. 아시아나항공 직원 채팅방에는 박 회장 관련 행사를 진행하느라 비행 사전 브리핑이 생략되거나 운항에 지장을 준 적이 있다는 폭로도 나왔다.

아시아나 여승무원들이 회장 위해 부른

아시아나 항공 직원들이 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아시아나항공 No Meal(노 밀)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문화제'에서 경영진 교체와 기내식 정상화를 촉구하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뉴스1]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7일에 이어 8일 저녁 서울 광화문에서 박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한 차례 더 가질 예정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