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자GO] 불 없이 완성…폭염 속 부엌을 구원하는 전자레인지 레시피

[푸드]by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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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외출해도 기운이 쏙 빠지는 폭염이 이어진다. 아무 것도 하기 싫지만 밥은 먹어야 한다. 날이 더울수록 식중독 위험은 올라간다. 웬만하면 익힌 음식을 먹는 게 좋다. 음식을 익히려면 불이 필요하다. 이 날씨에 요리를 하기 위해 뜨거운 불 앞에 서면, 또다시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는 악순환이다.

이같은 상황의 해결책으로 전자레인지 조리법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가스불 대신 전자레인지를 사용하면 불 앞에서 땀을 흘릴 일도 없고 조리 과정도 간소해진다. 에어컨을 가동하느라 창문을 잘 열지 않아도 괜찮다. 불을 써서 요리할 때에 비해 연기가 나지 않고 냄새가 덜해 환기 필요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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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레인지 사용 증가는 데워먹는 간편식 판매량에 그대로 드러난다. 미트볼·카레 등 3분 시리즈, 만두·피자 등 냉동 식품, 또는 물을 부어 가열하는 국밥류 등이다. 온라인쇼핑몰 G마켓에 따르면, 최근 2주간(7월 11일~24일) 국·찌개 종류인 즉석탕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20% 급등했다. 즉석밥은 45%, 덮밥류는 12%, 냉동식품은 95%가 늘었다. 상대적으로 조리 시간이 길고 불 위에서 끓이는 과정이 필요한 국물 음식의 대체 수요가 유독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전자레인지의 용도는 단순히 차가운 음식을 데우거나 간편식 조리하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인터넷상에는 한식과 양식을 넘나드는 ‘전자레인지 레시피’가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다. 일반 요리와 똑같은 재료를 사용하면서 익히고 끓이는 과정을 전자레인지로 대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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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관련 블로거·유튜버들은 ‘불 없이 만드는 ○○○’ 등의 제목으로 전자레인지 요리를 앞다퉈 소개한다. 인스타그램에 ‘#전자레인지요리’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1000개 이상의 게시물이 뜬다. 한 네티즌(@sati****)은 트위터에 “불 쓰기 싫어서 온세상 전자레인지 레시피를 다 긁어모으고 있다”고 썼다.

정통 조리법을 따른 요리의 맛을 다 따라올 순 없어도, 웬만한 음식은 다 만들 수 있다. 계란 노른자를 풀어 물·새우젓·파 등을 넣고 돌리는 계란찜이 가장 기본적이다. 미리 불린 쌀을 머그컵에 담고 뚜껑을 덮어 전자레인지에 0분 돌리면 소량의 밥이 금세 완성된다. 그 외 나물·김치찌개·돼지고기주물럭 등 한식, 파스타·라자냐·스테이크 등 양식에 브라우니·찹쌀떡같은 디저트 메뉴까지 가능하다.


구독자 27만 명의 자취요리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 ‘얌무(YAMMoo)’는 지난 19일 전자레인지로 참치김치찌개를 끓이는 영상을 올렸다. 그는 “가스불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집안 공기도 더워지지 않고 빠르고 맛있게 먹을 수 있다”며 전자레인지 김치찌개 팁을 공개했다. 김치를 볶는 단계, 물을 넣고 끓이는 단계를 각각 전자레인지에 4분간 돌리는 것으로 대신한다.

유튜브에 ‘전자레인지 요리’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는 먹방 유튜버 ‘소프(SOF)’는 최근 소갈비찜 편을 올렸다. 마늘을 다져 양념장을 만드는 과정부터 보여준다. 가스불을 쓰는 대신 전자레인지에 30분간 쪄낸다는 점을 제외하면 일반 레시피와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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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레인지 전용 조리기구를 사용하면 그릴이나 오븐 같은 조리 효과를 낼 수도 있다. 커버 밑면에 발열판이 있는 타파웨어의 ‘스마트그릴’은 커버를 음식에 맞닿게 닫고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윗면까지 그릴에 구운 것처럼 익는다. 생선구이나 스테이크에 적합하다. 비슷한 제품으로 ‘렌지메이트’, 로이첸 ‘요리의왕’ 등이 있다.

전자파로 음식을 익히는 전자레인지 요리는 수분이 많은 채소나 국물 요리에 잘 맞는다. 수분이 적은 재료는 물기를 빼앗겨 건조하고 딱딱해지기 때문에 적당히 물을 첨가해주는 게 중요하다. 비닐팩이나 랩 사용은 피하고 전용용기, 내열유리 그릇 또는 사기 그릇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글=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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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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