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잘 다녀오세요. 저는 구청에 있을게요”

[트렌드]by 중앙일보

추석연휴, 반려견 대신 맡아 돌봐주는 노원구

낮엔 전문 펫시터가 놀아주고, 밤엔 호텔장에

지난 설연휴 버려진 반려동물 등록만 330마리


추석 연휴를 앞두고 반려동물을 맡길 곳이 없는 주인들은 걱정이 크다. 이 가운데 반려견을 대신 맡아 돌봐주는 서울 자치구가 있어 눈길을 끈다. 노원구청은 추석 연휴인 이달 23일부터 25일까지 구청 2층 대강당을 반려견 돌봄 시설로 운영한다. 반려견을 기르는 노원구의 20가구(가구당 1마리)를 21일까지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유기견 입양 경험이 있는 주민에게는 시설 이용 우선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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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이 연휴 동안 반려견을 돌보는 데까지 나선 것은 연휴 기간이 되면 버려지는 반려견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설 연휴 동안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동물 보호 관리시스템에 등록된 버려진 반려동물은 331마리였다. 전국의 유실·유기 반려동물 수는 해마다 늘어 지난해 10만 2593마리나 됐다.

민간 애견호텔은 하루 시설 이용료가 몇 만원씩 하는 데다가 연휴 한 달 전부터 예약이 마감된 곳이 부지기수다. 노원구청의 돌봄 시설은 2박 3일간 시설 이용료가 5000원이다.


돌봄 기간 노원구청에선 전문 펫시터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맡겨진 반려견들을 돌봐준다. 2인 1조로 6개 조가 하루 6시간씩 돌본다. 오후 9시 이후에는 반려견들이 반려견 전용 침실인 호텔장(가로 세로 각각 1m)에 들어가 쉬도록 한다. 이때 당직자가 CCTV를 통해 반려견들을 살펴본다. 부상 등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협약을 맺은 24시간 동물병원에 데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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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 대강당은 ‘반려견 운동장’으로 꾸며진다. 반려견 전용 미끄럼틀과 반려견들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안전문 등이 설치된다. 사료가 제공되고 1회용 배변패드가 사용된다. 돌봄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반려견은 말티즈·푸들·요크셔테리어 등 생후 4개월 이상 된 소형견으로 제한한다. 구에 인계되기 전에는 건강검진을 받게 된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주민들이 마음 놓고 고향에 내려갈 수 있도록 구청이 대신 반려견을 돌봐주는 것이다”면서 “이번 첫 운영에서 반응이 좋으면 앞으로 더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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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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