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 가기

[ 라이프 ]

시골 강아지, 도시에 데려와 지하철 태워주라고요?

by중앙일보

시골 강아지, 도시에 데려와 지하철

반려동물이 적절한 사회적 행동을 할 수 있도록 개발시켜 나가는 과정을 사회화라고 한다. [중앙포토]

반려동물이 인간사회에 잘 적응하면서 사람을 잘 따르고 좋은 품성을 지니고 있다면 그것은 보호자가 반려동물에 쏟은 노력의 결과라 말할 수 있다. 애정이 넘치는 반려동물을 얻는 과정을 ‘사회화(socialization)’라고 한다.


사회화는 반려동물이 적절한 사회적 행동을 할 수 있도록 개발시켜 나가는 과정으로 강아지의 경우 생후 3주에서 12주까지를 사회화 시기라 한다. 사람의 나이로 따지면 한 살에서 네댓 살까지가 된다.

강아지는 생후 3~12주가 적합한 시기

성장이 끝난 반려동물을 새로운 환경에 적응시킬 때는 힘들고 실패할 경우가 많지만 두려운 감정이 형성되기 이전인 사회화 시기에는 쉽게 교육을 할 수 있다.


어려서부터 사회화에 노력을 기울이면 반려동물이 성장하면서 보호자와 신뢰와 유대관계가 깊어지고 행동과 능력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반려동물이 보호자의 말에 순종하고 따르는 것은 개체 차이는 있지만 어릴 때 경험하는 환경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된다.


반려동물의 사회화는 견인 줄을 하고 걷는 것, 앉아, 엎드려, 기다려 등 사람과 교감하기 위한 기본 학습능력을 향상하며 사회화 과정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환경은 강아지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을 높일 수 있다.

시골 강아지, 도시에 데려와 지하철

반려견을 키우는 것은 서로 마음을 나누는 일이다. 강형욱씨가 다른 보호자가 맡긴 보더콜리 강아지와 즐겁게 놀고 있다. 그는 ’훈련이란 말을 싫어한다. 놀아주는 게 곧 교육이다“고 했다. [사진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사회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동물은 삶의 여유와 즐거움을 누릴 수 없기 때문에 스트레스에 민감하고 사소한 일에도 위협을 느끼고, 사람 또는 다른 동물의 접근에 두려움을 가질 수 있다.


사회화 교육은 반려동물이 사람과 다른 동물에 관한 것을 배우는 과정으로 다양한 사건과 상황, 환경을 포함한다. 보호자는 반려동물이 사람들의 생활환경에 감정적으로 잘 적응되게 가르칠 책임이 있다.


사람에게 우호적이고 신뢰받는 반려동물이 되기 위해서는 사람에게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사회화 기간에 다양한 환경의 경험을 쌓게 하는 프로그램이 필수적이다.


강아지의 사회화에 도움이 되는 몇 가지 대표적인 교육방법이 있다. 강아지가 사는 가정에서 마주치기 힘든 사람과 접촉이 필요하다. 성별과 관계없이 다양한 연령, 다양한 모습과 복장의 사람들과 만나게 해야 한다. 모자나 가짜 콧수염 가발 옷 등의 소품을 이용해 가정에서 경험의 폭을 넓게 할 수도 있다.


운동장에서 뛰어놀고 있는 아이들처럼 사람들이 소란스럽고 활동적으로 있는 곳을 데리고 다녀야 한다. 사물을 쫓는 본능을 유발할 수 있게 조깅하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 또는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과 만나게 해야 한다.


다른 품종의 개나 고양이 다른 동물과 접촉을 시켜주어야 하고, 자가용 승용차 버스 기차 지하철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등 각종의 이동수단에 익숙해지도록 한다. 계단이나 흙 바닥 포장도로 등 다양한 지면도 경험해야 한다. 도시에 사는 강아지는 한적한 교외로 나가 걷게 하고 시골에 있는 경우는 가끔 도시에 데리고 오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된다.

체벌은 신뢰 형성 어려워 소심한 겁쟁이로 만들어

시골 강아지, 도시에 데려와 지하철

사회화 시기에 매일 사람의 손길이 닿은 강아지는 사람을 더 따르고 적극적인 성격을 가진다. [중앙포토]

강아지가 새로운 자극에 자연스럽게 대응할 때 쓰다듬어주거나 음식을 보상으로 주는 긍정적인 방법의 교육은 자신감에 찬 강아지를 얻을 수 있고 공격적인 반응을 완화할 수 있다. 반대로 체벌을 가하는 것은 소심하고 겁이 많은 강아지로 만들고 보호자와 신뢰형성이 어렵기 때문에 금물이다.


사회화 시기에 매일 사람의 손길이 닿은 강아지는 사람을 더 따르고 적극적인 성격을 가지며 사람과 격리된 강아지는 새로운 물건에 위축되는 과민반응을 보이고 같은 배의 동료에게도 무관심을 나타낸다.


애완동물 가게(pet shop)나 번식장 환경에서 사회화 시기를 제대로 된 보살핌이 없이 보낸 강아지는 사람의 관심을 극복해 내지 못해, 자라면서 사람을 경계해 교육도 어렵고 반려동물로 부적합할 수도 있다. 보호자의 따뜻한 손길은 강아지를 편하게 해주고 좋은 성품의 반려동물이 되는 첫걸음이 된다.


반려동물이 사람을 믿고 사랑하도록 가르치고,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누리도록 환경에 잘 적응시키는 일은 보호자의 책임이다. 보호자가 책임감을 가지고 사회화 교육을 제대로 했을 때, 그 보답으로 누구에게나 호감을 주고 사랑을 받는 반려동물을 얻게 되는 것이다.


신남식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명예교수 nsshin@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