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리 통역에 시간 뺏긴 의원들…“집에서는 한국말도 잘한다던데”

[트렌드]by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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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가 29일 국정감사에서 구글의 이용자 위치정보 무단 수집, 구글세 등 각종 논란에 통역을 통해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하면서 ‘모르쇠’로 일관해 의원들의 한숨을 불러왔다.

한국 출신 미국인인 존 리 대표는 이날 국감에서 통역을 통해 답변했다. 의원들은 질의답변 시간이 길어지자 불만을 드러냈다. 한참 답변을 들은 뒤 통역이 이뤄져야 다음 질의가 이어졌는데, 결과적으로 의원 질의 시간이 대폭 줄어드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날도 존 리 대표가 상당 시간을 할애해 영어로 답변했지만 통역해놓고 보면 ‘원론적 입장’만을 얘기한 것으로 결국엔 ‘모른다’로 귀결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5·18 북한개입설’이 담긴 유튜브 영상이 엄연한 불법 정보임에도 구글코리아가 삭제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존 리 대표는 “독일에서 삭제 조치한 콘텐트는 구글의 가이드라인도 위반한 영상물”이라며 “이는 가짜뉴스와 연관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당내 허위조작정보대책특별위원장인 박광온 의원은 “광주민주화운동이 북한군의 폭동이냐”는 질문에 존 리 대표가 “사실 여부를 답하기 어렵다”고 하자 직접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대법원의 판결문을 읽어주기도 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존 리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중심에 섰던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최고경영자 출신인 점을 거론, 구글의 연관검색어 조작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통역 등으로 인해 소득없는 긴 답변이 이어지자 노웅래 과방위원장도 “참 답답하다”며 “집에서는 한국말 잘하신다고 하면서 한국분과 사신다는데 어떻게 저렇게 하시는지”라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 이어 “한국말을 할 줄 알면서 굳이 통역을 쓰는 것은 국감 시간을 방해하는 행위로도 볼 수 있다”며 “고발할 수 있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존 리 대표는 “기본적인 한국어 대화는 가능하지만 복잡한 내용이라 통역을 쓴다”고 영어로 답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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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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