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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

다이어트 원한다면 먹어선 안 되는 겨울 간식···어묵?

by중앙일보

[스타일 이슈]

다이어트식인줄 착각하기 쉬운 음식

군고구마, 찐고구마 보다 열량 높아

나트륨 많은 어묵은 간장·국물 없이

생물보다 열량 3배 높은 마른 오징어


흔히 여름이 '다이어트의 계절'이라고 말하지만, 사실 따져보면 겨울이야말로 다이어트가 필요한 계절이다. 추위에 움직임이 적어지는 데다 연말 모임으로 거하게 음식 먹을 일이 잦아지다 보니 겨울만 되면 부쩍 살이 더 찐다.


게다가 겨울에 제맛을 찾는 간식거리들은 생각 없이 먹었다가 낭패를 보기 딱 좋다. 특히 이들 중에는 다이어트에 좋을 것이라고 오해하는 음식이 상당수 있다.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챙겨 먹은 음식이 사실은 다이어트의 적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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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고구마 vs 찐고구마


"고구마는 다이어트식이니까 괜찮아."


얼마 전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한 친구가 한 말이다. 그런데 그 친구의 손에 들려있는 건 고구마가 아닌 '군고구마'였다. 맞다. 고구마는 다이어터들이 일부러 챙겨 먹는 대표적인 다이어트 식품이다. 단,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다이어트를 위해 챙겨 먹어야 할 것은 '군고구마'가 아닌 '찐고구마'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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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이유는 탄수화물 식품이지만 흰쌀·밀가루보다 GI지수(탄수화물이 포도당으로 변하는 당 지수)가 낮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구마 자체가 가진 열량은 꽤 높아서 고구마 1개(140g 기준)당 약 200kcal로 밥 3분의 2공기와 맞먹는다. 다이어트식으로 먹을 때는 밥 대신 고구마를 먹어야지, 식사한 뒤 간식으로 먹으면 살이 빠지긴커녕 더 찐다. 실제 다이어트를 할 때 먹는 고구마 양은 한 끼에 반개 정도로 제한한다.

더 나쁜 소식은 고구마를 구웠을 때 수분이 빠져나가고 당 성분이 증가해 열량이 더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고구마 열량을 계산해보면 100g 기준으로 아무 조리를 하지 않은 생고구마가 111kcal 선이다. 이를 찌면 114kcal로 약간 올라가고, 군고구마로 만들면 141kcal로 30kcal나 늘어난다. 김정현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교수(가정의학과)는 "성분 자체가 달라지는 건 아니지만 굽는 과정에서 당 성분이 많아지면서 같은 무게라도 열량이 10~20% 정도 늘어난다"고 설명한다. 또 찐고구마에 비해 GI지수도 높아져, 먹고 난 뒤 찐고구마보다 혈당이 올라가기 쉽다.


이런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조리 과정에서 식품이 품게 되는 유분·수분의 양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돼지고기의 경우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된다. 돼지고기를 먹을 때 다이어트를 위해선 굽는 것보다 삶는 게 더 열량이 낮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똑같은 부위라도 삶는 과정에서 기름은 빠지고 수분 함유량은 많아져 같은 양을 먹었을 때 더 낮은 열량을 먹게 된다. 반대로 구우면 기름은 남아있고 수분은 날아가 같은 양으로 보면 섭취 열량이 더 많아진다. 고구마도 비슷한 원리로 여기서 굽는 과정에서 수분이 빠져나가고 탄수화물이 당으로 변하면서 열량이 더 높아진다.


추위 녹여주는 따끈한 어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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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날씨에 즐겨 찾게 되는 어묵도 만만히 볼 음식이 아니다. 생선 살로 만들어져 다이어트 식품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일단 튀겨낸 음식이라 100g에 약 130kcal의 열량을 가지고 있다. 생각 없이 어묵 몇 꼬치를 집어 먹는다면 500~600kcal는 쉽게 간식으로 먹어버리는 셈이다.

게다가 더 나쁜 건 짭짤하고 감칠맛 나는 국물이 가지고 있는 나트륨이다. 어묵국의 나트륨 함량은 약 2064mg으로 김치찌개(약 1962mg)보다도 높다. 서재원 365mc병원 병원장은 "나트륨이 많은 음식을 과다 섭취하면 수분 대사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부종이 생긴다. 이 부종이 근육 생성을 방해하고 체지방이 잘 쌓이게 해 다이어트에 나쁜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국물 뿐 아니라 어묵 자체에도 소금이 많이 들어 있으니, 어묵을 먹는다면 간장이라도 찍지 않는 게 낫다. 서 병원장이 추천하는 방법은 어묵을 먹을 땐 국물 대신 계란이나 무 등의 채소를 함께 먹는 것. 그러면 포만감이 늘어나고 나트륨 배출에 도움이 된다.


심심한 겨울밤 간단한 안줏거리, 마른오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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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관찰 예능 '나혼자 산다'에 모델 한혜진의 다이어트 식단이 공개되면서 오징어가 다이어트식으로 인기를 얻은 적이 있었다. 그는 방송에서 어린이용 식판에(※음식을 적게 담기 위한 방법이다) 생물 오징어 한 마리를 데쳐서 아무 양념 없이 먹었다. 그렇게 먹은 오징어의 칼로리는 130kcal. 꽤 낮은 수치다. 게다가 단백질 함량이 높고 아미노산이 풍부하다고 하니, 닭가슴살에 지친 다이어터라면 오징어에 눈길이 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여기서도 조심해야 할 것은 이게 생물 오징어란 점이다. 이걸 말린 마른오징어는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대부분의 다이어트 전문가들은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말린 음식을 먹지 말라"고 강조한다. 음식을 말리면 가지고 있던 고유의 성분이 농축되면서 맛이 강해진다. 과일이나 앞서 말한 고구마는 더 달아지고, 오징어도 단백질 밀도가 더 조밀해져 쫄깃해진다. 말로만 들으면 농축된 '액기스' 같은 느낌으로 몸에 더 좋을 것 같지만,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아니다. 농축된 상태 그대로 포만감을 느낄 때까지 먹기 때문에 생으로 먹을 때보다 더 많은 양을 먹어 버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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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도 마찬가지다. 생물 오징어는 100g에 열량이 85~90kcal밖에 되지 않지만, 이를 말리면 350kcal로 훌쩍 뛴다. 입이 심심하다고 맥주 한잔과 마른오징어 한 마리를 구워 먹는다면, 맥주 150~180kcal(500mL 기준)에 350kcal가 더해져 500~530kcal의 야식을 먹는 셈이 된다. 여기에 마요네즈까지 찍어 먹는다면 열량은 한 끼 식사량과 맞먹는 700~800kcal까지 늘어난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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